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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임신 중절

임신 중절이란 무엇인가?

임신중절은 말 그대로 임신이 중간에 끝나는 것을 말한다. "저절로 일어나는 경우"와 "일부러 끝내는 경우", 두가지 종류가 있다.

어떤 이유로 저절로 유산(임신중절)이 되나?

이런 유산은 아마 조물주가 하는 일인 것이다. 자연유산된 태아를 보면 비정상인 경우가 절반 가량 된다. 정자나 난자에 이상이 있으면 비정상적인 태아가 생긴다. 자연유산이 되면 부모는 실망을 많이 하게 되는데 실제로 그것은 변장을 하고 찾아온 행운이라고 보아야 된다. 방어에 철저한 우리 몸의 생식기관은 바람직하지 못한 태아는 아예 내버리게 된다. 그 태아들은 거의다 기형이 심하다. 생물학적으로 그들은 일찍부터 삶에 적응할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을 모아 놓으면 소인국의 도깨비집 같은 것이다. 머리가 없는 아기, 그런가 하면 머리가 둘 달린 아기, 머리는 있는데 뇌가 없는 아기, 뇌가 고무풍선 같이 머리에 달려 있는 아기들 아주 기형이 심한 아기들이다. 유전학상의 실수인이 아기들을 잃었다고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다.

나머지는 왜 유산되나?

나머지는 수정란이 자궁내막에 착상되는 짧은 순간에 생기는 이상 때문이다.엄마의 혈관계와 아기의 혈관계가 만나 조직이 결성되는 중요한 순간에 잘못이 생기면 유산이 된다.

일부러 하는 임신중절이 자연유산보다 많은가?

그렇다, 저절로 생기는 임신중절을 부드럽게 자연유산이라고 하는데,미국에서는 일년에 백만은 있을 것이라고 본다. 불법으로 하는 인공 임신중절은 년간 2백만건으로 추측된다. 의학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합법적으로 하는 임신중절을 더하면 일부러 하는 것이 저절로 생기는 것보다 몇배 이상 많다.

의학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임신중절-치료적 유산-이란 무엇인가?

의사가 병원에서 시행하는 유산을 말한다. 같은 의사가 하더라도 불법적인 유산을 시행하면 그 의사는 죄인이다.

그대로 두면 임신이 지속될 것이 확실하지만, 산모나 아기의 건강을 이유로 물리적으로 임신을 끝내는 수술을 하면 치료적 유산이라고 한다. 어떻게 해서 유산이 태아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얼핏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럴 때도 있다.

유산하는 것이 유산된 태아에게 잘된 일인 경우는 어떤 때인가?

풍진은 증상이 심하지 않은 바이러스 감염증이다. 여섯살 짜리 아이가 풍진에 걸리면 일주일 가량 학교에 가지 못하는 정도 이지만 만약 태어나기 육개월전 그러니까 태아 연령 삼개월에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인생에 합류하지 못할 수도 있다.

태아는 어떻게 자궁안에서 감염이 되나?

엄마에게서 옮는다. 임신 삼개월이 지나기 전에 임신부가 풍진에 걸리면 태어날 아이가 기형이 되기 쉽다. 아이들이 잘 거리고, 별 탈 없이 지나가는 병이지만 태아가 걸리면 극심한 후유증을 남긴다. 지진아 이거나, 심장에 이상이 있는 수가 많다.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심한 장애가 되는 조건들이다.

그래서 의사들은 임산부가 풍진에 걸리면 임신중절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임신중에 풍진에 걸리면 누구나 합법적으로 유산을 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 의사가 유산에 관한 법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법은 정치가나 목사,신부,학교선생,경찰,윤리학자등의 의견을 참작하여 만드는 것이다. 법이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따라 합법적으로 유산을 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할 수도 있다. 굉장히 비참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의사가 임신 초기에 풍진에 걸린 것을 진단하고 그 부부에게 유산을 권고했다. 그들은 찬성하고 정부의 허가를 얻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그들은 뱃속에서 어떤 괴물이 자라고 있을까 마음이 조마조마하면서 아기를 낳을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임신과 출산에 따르는 모든 고통과 불편함을 겪은 후에 그들은 아기를 얻은 것이 아니라 살아 있기는 하지만 괴상한 모습을 한 덩어리를 얻었다.

태아시기에 풍진에 걸린 아기들을 모아 놓은 곳 같이 비참한 곳도 없을 것이다. 괴상한 모습을 한 덩어리들이 함께 자라고 있다. 아니 자란다고 할 수도 없다. 자라나서 달라지는 것이 없기 飁문이다. 보는 것,듣는것,생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해표상 기형"이 있는 아기보다 더 보기에 안됐다.

해표상 기형이란 무었인가?

얼마전에 독일의 항 제약회사에서 새로운 수면제를 개발한 적이 있다. 탈리도마이드였다. 이미 시중에 나와 있던 수면제와는 화학적으로 다른 제품이며 수면제로서의 장점이 많았다. 즉,효과가 빨리 나타나고, 몸에서 빨리 없어지며, 습관성이 없었다. 그러나 결점도 있었다:임신중에 이 약을 먹은 사람들은 다 만들어지지 않은 아기들을 낳는 것이다. 머리와 몸체는 정상인데, 팔과 다리에 이상이 있었다.손은 지느러미 같이 어깨에 직접 붙어 있고, 발은 엉덩이에 직접 붙어 있었다. 그 모습이 아기 해표처럼 보여서 해표상 기형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이다.

유럽에서는 이것을 발견하면 여자들은 치료적 유산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미리 알았어도 유산허가를 받아낼 수가 없었다. 어떤 이들은 허가없이 그냥 유산을 하가도 했다. 허가가 없어서 유산을 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나중에 후회했다.

같은 기형을 가진 아이끼리 지느러미 같은 손을 휘저으며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보면, 그 아이들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의 손이 자기들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는 날이 오면 어쩌나 하고 마음이 아파진다. 그러나 그들은 곧 특수 유치원을 떠나 일반학교에서 팔과 다리가 달린 아이들을 만나야 한다.

풍진과 해표상 기형이 있을 때만 치료적 유산을 할 수 있나?

아니다.대부부의 의사는 심한 기형을 가진 아이가 태어날 확률이 높을 경우에는 유산을 하는 것에 찬성한다.

유산을 시키는 수술은 어떻게 하나?

임신을 하지 않은 여자들의 자궁을 치료하기 위해 자주 시행하는 자궁내막 소파술과 똑같다. 수술 과정은 다음과 같다:

보지의 털을 밀어내고 멸균 소독한다. 자궁경이라는 기구를 질에 넣고 벌려서 자궁경부가 잘 보이도록 만든다. 자궁 안으로 들어가는 구멍은 보통은 연필심 만큼 넓은데 이 입구를 다른 기구를 써서 손가락 두 개쯤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더 넓힌다. 큐렛이라는 기구를 그 구멍을 통해 자궁 안에 넣은 다음 자궁 안쪽을 긁어낸다. (큐렛은 넓적하고 구부러지지 않은 국자같이 생긴 수술기구이다)태아가 자궁벽에 붙어 있는 부분을 떨어 뜨리려는 것이다. 태아는 떨어져 나오며, 출혈이 적당히 있는데, 질에는 솜을 가득 채우고 집으로 가면 된다. 며칠이 지나면 여자는 정상상태로 돌아 온다.

무균 상태에서 수술을 하면 후유증이 생길 확률은 1%도 안된다. 마취를 잘 하고 적당한 약으로 통증을 조절하면 수술 후에 불편한 것은 거의 없다. 얼마 후엔 집안 일을 해도 되고, 이삼주일 후에는 성교를 해도 된다.

임심부가 아기를 원치 않아서 유산을 하고자 할 때는 어떤가?















그때는 문제가 복잡해 진다. 원치 않는 이유가 무엇이고, 그녀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끗발이 있는 사람인지 또는 돈이 얼마나 있는지 따라 사정이 달라진다.

어느 지방에서는 임신부의 건강이 위험에 처하게 되면 인공임신중절이 허용된다. 그러나 허가를 받으려면 두명이나 세명의 의사의 유산이 필요하다고 진단을 해주어야 한다. 진단비와 병원비는 자비로 부담해야 하니 돈이 꽤 많이 든다.

역자의 주

이 책이 나온 당시에는 임신부의 건강이 임신 때문에 위험에 처했을 飁를 제외하고는 인공 임신중절을 하는 것이 불법이었다. 그러다가 1973년에 미국 연방의 대심원에서 여자가 원할 때에는 임신중절을 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그러나 주의 법에 따라 유산시키는 것에 대해 상담을 하고 하루를 더 생각한 후에도 원하면 수술을 받을 수 있다든가, 아기의 아버지가 있을 飁는 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든가 하는 세부 규칙은 조금씩 다르다. 그러나 원하면 유산을 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므로 모두 적절한 훈련을 받은 자격을 갖춘 의사가 병원에서 하는 시술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비용도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되어 있다.

여자의 건강에는 조금도 이상이 없지만 단지 아기를 낳고 싶지 않아서 유산을 원할 때는 어떻게 하나?

만약 법에 따라 적당한 진단을 해줄 의사들을 찾을 수 있고, 비용을 부담할 수 있으면 허가를 받아낼 수 있다. 사실 돈이 많은 여자치고 유산허가를 받는데 실패한 사람은 없다.

J부인은 은행장 부인인데, 그녀의 이야기는 전형적이다:

"임신이라니 믿을 수가 없었어요. 아이 둘이 이미 대학교에 다니고 있고, 남편과 나는 이제 한가하게 인생을 즐기려 계획하고 있는데 말예요. 아이를 싫어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나이쯤되면 아이가 딸려 있으면 오히려 힘들어요."

"단골 산부인과 의사와 의논을 했죠, 그는 남편의 골프 친구랍니다.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남편이 이제 와서 어떻게 아이를 기르겠느냐고 사정을 했더니 마음을 바꾸었나 봐요, 그런데 나보고 언제부터 하혈이 있느냐고 묻지 않겠어요? 그래서 임신했는데 무슨 하혈이냐고 했죠, 너무 무얼 몰라서요. 의사가 설명을 해주었어요. 그 케케묵은 법에 의하면 하혈이 있는데 생리를 건너 뛴 적이 있다는 것만 이야기하지 않으면(즉 임신되어 있을 가망성이 없으면)자궁내막 소파술을 해서 원인을 찾는 것이 허락되어 있데요. 수술 후에 그들이 잘못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나는 더 이상 임신중이 아닌거죠, 그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싸인을 할 의사가 두명 더 있어야 되는데 진찰비가 비싸다고 하더군요, 돈이야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 아니겠어요?

J부인은 쉽게 해결책을 찾은 것이다. 부자 남편이 있고, 이런 부부에게는 아기를 맡기지 않는 편이 낫다고 결정을 한 의사가 협조를 했으니 말이다. 더 일이 쉽게 풀릴 때도 있다.

더 간단하게 해결된다고?

그렇다. 여자가 인공 유산이 비교적 쉬운 곳에서 살고 있으면 일은 간단하다. 어느 주에서는 임신 때문에 엄마의 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만 하면 하가가 나온다. 주치의에게 가서 사정을 이야기하고, 의사 한사람이나 두사람을 더 만나 유산동의를 받으면 의사 삼사명으로 구성된 유산 심의회에 나가서 심사를 받는다. 그들이 하락하면 곧 인공 유산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돈이 많이 들고, 법적인 절차가 매우 까다롭지만 가장 시급한 문제는 해결된다.

인공 유산이 쉽지 않은 주에서 살고 있으면 어쩌나?

그러면 여행을 해야 된다. 캘리포니아.죠지아.매릴랜드등 유산이 쉬운 주로 가서 수술을 받으면 된다. 타주에서 유산을 받으러 오는 것을 반기지는 않지만 가능한 일이고, 특히 친구나 친척이 살고 있으면 일은 더 쉽다. 그러나 비용은 여전히 비싸다.

그것이 안되면, 여권과 비행기표가 있어야 한다. 합법적으로 유산을 시행하는 나라로 찾아가는 것이다. 멕시코나 푸에르토리고는 법으로 유산이 금지되어 있지만, 인공유산으로 돈을 많이 버는 나라이다. 거기에서는 최고의 수술을 받을 수 있고,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엉터리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

단지 값에 따라 질이 달라진다.

유산이 합법적으로 행해지는 나라로는 일본과 스웨덴이 있다. 수술방법은 같고, 자격이 있는 의사가 시행하며, 비용도 저렴하고 병원 시설도 훌륭하다, 여비가 비싼 것이 흠이다.

돈이 그렇게 많지 않은 여자는 어떻게 하나?

불행한 그녀는 구석진 골목을 돌아 암훅시대로 갈 수밖에 없다. 사회가 그녀에게 등을 돌렸고, 이제부터 그녀가 하려는 일은 모두 불법이다. 만약 의사가 유산시키기를 권하면 그 의사는 면허증을 뺏길 수도 있다. 약사가 유산시키는 약을 팔면 그도 죄를 짓는 것이다. 동네 사람이 유산시켜줄 사람을 소개해 주면 그도 감옥에 갈 수 있다. 어떤 주에서는 유산을 하려고 하는 것만 으로도 죄가 된다.

결혼을 해서 함께 일을 해결하려고 하는 남편이 있어도 역시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미혼이고 아이 아버지는 이미 자취를 감추었다면 지독하게 어려운 일이다. 강간이나 근친상간으로 임신된 것이라면 혼자 해결하기는 불가능해 진다. 술취한 강간범의 아기를 임신한 여자가 어떤 마음일까 상상할 수 있나?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그 아이가 누구의 사랑을 바랄 수 있겠는가? 그런 경우에 여자는 어떻게 하나?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G 는 스물세살이다. 보험회사에서 타이피스트로 일하고 있다. 같은 회사에 보험 판매원으로 일하는 M과 가까워져서 한 육개월 사귀고 있었다. 어느날 G 는 임신했음을 알게 되었다. M에게 의논을 했더니,그 다음 날부터 그는 직장에 나오지 않았다. 집으로 찾아가 보니 벌써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뒤였다.

"미치는 줄 알았어요.'설마,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거짓말이겠지, 그럴 리가 없지.' 하고 하루종일 중얼거렸죠. 그러나 틀림없는 사실이었고, 사흘쯤은 울기만 하다가 어떻게든 해결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부모님께는 이야기 할 수 없어요, 일흔살이 넘은데다가 노망이 있거든요. 노망이 들지 않았다해도 별 도움은 안됐을 거예요.'

그녀는 쓴 웃음을 지으며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그리고는 계속했다.

"이사람 저사람에게 물어 보았어요. 누구나 생리를 다시 시작하게 하는 방법을 하나씩은 알더군요, 이걸 먹으면 된다. 저걸 먹으면 된다. 하라는 대로 다 해보다가 돈만 축냈어요. 마지막에는 약을 토해 버렸죠."

약국에는 생리가 늦을 때 쓰는 약들이 여러 가지 있는 것이 보통이다. 별일없이 늦을 때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임신을 해서 생리가 없을 飁는 효과가 있을리가 없다. 약사의 돈벌이만 시켜 주는 꼴이다.

G는 계속 이야기 했다.

"그 다음에는 운동을 시작했죠.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라고 하길래 그것도 했죠. 임신한 홍당무같이 됐을 뿐이예요. 운동을 하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무거운 것이라면 눈에 띄는대로 들었어요. 소파,냉장고,탤레비젼,다 들어 옮겼어요. 허리만 아프지 않았다면 자동차도 들어 올렸을 거예요"

G에게는 안됐지만 무거운 물건을 든다고 유산이 되는 일은 없다. 너무 심하게 하지만 않으면 물건을 들어 올리는 운동이나 따끈한 물에 목욕하면 온몸의 기분이 좋아질 수는 있다. 임신해서 절망적인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정말 절망적이었어요'직장에서도 쫓겨날테고, 그까짓 하룻밤에 망할 녀석의 애를 배다니...'하는 생각만 했어요. 아침마다 왜 밤사이에 죽지 않았을까 하며 일어 났죠"

"이제는 무슨 일이 벌어지든 나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지 시작했어요. 직장에서는 틀림없이 쫓겨나리라고 포기했어요. 그래서 결혼을 다섯 번이나 한 여자 상사에게 물어볼 용기가 났죠.

'여러번 결혼했으니 나 같은 경우가 한번쯤은 있었겠지?'하는 생각이었죠. 내 생각이 옳았어요!

어떻게 보면G는 사람을 잘 찾아서 물어본 것이다. 결혼해서 아이를 가진 부인네들이 인공 임신중절을 가장 많이 하는 진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상사에게 물어본 것은 안된 일이기도 하다.

"그 여자는 아주 친절했어요. '걱정할 것 없어요. 나도 그런 일을 한두번 당해본 사람이예요.'라고 하더군요. 그날은 점심도 사 주었어요. 그냥 집에 있어야 되는 건데..토할 것같아서 아무 것도 먹을 수가 없었어요. 그녀가 알고 있는 의사, 어쨌든 옛날에는 틀림없는 의사였으니까. 의사가 있다고 했어요. 나같은 곤란한 사정을 당한 여자들을 도와 주고 싶어 한다나요? 그 때는 반가왔죠. 제가 뭘 알아야 말이죠.

"그 여자가 토요일로 약속을 해주었어요. 수술비를 마련하느라 차를 팔았죠. 차가 없었다면 아마 것이라도 팔았을 거예요. 회사에서 만나서 그 여자의 차로 함께 갔어요. 마을을 다 지나 허름한 동네로 들어 섰죠. 진료실은 이층에 있었는데, 그렇게 더러운 곳은 세상에서 처음 보았어요. 믿을 수가 없을 정도 였죠.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나빠 있는데, 수술을 한다는 의사를 보고는 정말 달아나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달아날 수가 없엇죠. 거기가 아니면 갈 데가 없는 걸요.

"그 괴물 같은 의사가 옷을 벗고 수술대에 누우라고 했어요. 강간하려는 것이 아닌가 무서울 지경이었죠. 그렇지만 무서운 것이 문제가 아니었죠.

"그러더니 돈을 먼저 내래요. 내가 준비한 것보다 비싸더군요. 울음이 나왔어요. 그런데 그 의사가 부츠를 가져와서는 내가 신고 걸어다니는 것을 보여 주면 값을 깍아 주겠데요. 거의 미칠 지경이었어요.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거죠? 왜 하필이면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구요!

"무슨 일이 벌어지든 알게 뭐냐 하는 마음으로 아랫도리는 벗은채 부츠를 신고 걷기 시작했어요. 같이 있던 여자 상사가 옷을 벗는 것 같더라구요 그때 그만 기절했죠. 깨어 났을 때는 내 방에 누워 있었는데 아직도 피가 나오고 있었고 아래는 빠져 나오는 것같이 아팠어요."

G는 일은 해결했다. 그녀는 반사회적 성격을 가진 임신 중절 전문가에게 떨어져 대접을 톡톡히 받은 것이다. 임신 중절에다가 착취, 변태 성행위를 웃돈도 받지 않고 서비스를 한 것이다. 그 의사는 페티쉬가 있어 여자가 부츠를 신은 것을 보면 성욕이 발동하는 사람이었다. G가 기절한 후에 그녀의 상사와 재미를 본 것이다. 그 상사는 사실은 G와 같은 처지의 여자를 데려다 주고 구전을 받는 바람잡이었다. 그리고 나서 수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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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로 유산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비슷하다. 이 사람은 원래는 치과의사였는데 마약에 중독이 되어 면허를 잃은 사람이었다. 그는 아직도 마약을 쓰고 있었으며, 돈을 많이 벌지만 진료실을 깨끗이 해놓을 여유가 없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마약을 계속 사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돈이 항상 필요했던 것이다.

G는 운이 좋은 편이다. 임신 중절에 성공했고 감염증도 빨리 나았으니 말이다. 그 상사가 G를 좋아하는 편이어서 수술 기구를 비누와 물로 잘 닦아주었기 때문에 감염증이 가벼웠다.(다른 고객들은 기구를 닦지도 않은 채 수술을 받는 일이 많다) 한달 후에 건강은 완전히 회복되었다.

G는 돈이 많이 들이지 않고 일을 해결할 수 있었으니 운이 좋은 편이다. 운이 나쁘면 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보다 더한 일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녀의 상사가 기구를 닦지 않았을 수도 있다. 불법으로 유산을 시술하는 사람들은 그런 작은 일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래서 여자들은 죽지는 않지만 대개는 감염증이 심하다. 한밤에 고열로 동네 종합병원에 실려 오기 일쑤다. 의사에게 꾸며 대는 말들은 가관이다.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차사고가 났었나 봐요."

고열로 인사불성이 되어 변명도 하지 못할 때도 있다. 또 다른 위험도 있다. 치과 의사이지 산부인과 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도 있다. 환자의 조건이 아주 좋은 상태에서도 자궁내막을 긁어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한 손만 가지고 사과를 깍으려 한다거나, 사과를 뒷주머니에 넣은 채로 두손으로 껍질을 벗기려 하는 것처럼 어렵다.

임신중에는 자궁이 오래된 배같이 부드러워진다. 조금만 방향이 틀리면 기구가 자궁벽을 뚫고 복강으로 들어가 버린다. 창자까지 관통할 수도 있다. 이것은 정말 응급으로 수술을 해야되는 경우지만 유산을 몰래하는 사람들은 그런 수술을 할 실력도 없고, 뜻도 없다. 그런 사람들이니 환자를 강가에 골목에 내버리고는 은행에서 돈을 찾아 외국으로 달아나 버린다.

그렇다면 이런 유산을 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이 낫지 않을까?

있거나 없거나 별 차이가 없다. 혼자서 유산을 시키려고 하는 것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여자가 혼자서 유산을 시키는 방법은 수천년간 변함없이 전해 내려왔다. 아프리카의 오지에 사는 여자나 미국의 대도시 한구석에 사는 여자나 같은 방법을 쓴다. 기구만 조금 다를 뿐이다. 희망이 없는 아프리카의 여인은 작대기를 쓴다. 정교한 무늬가 새겨진 가보일 수도 있고, 여자가 막 나무에서 자른 나뭇가지일 수도 있다. 잠시 필요한 것이니 아무것이라도 상관없는 듯하다.

오두막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치마를 걷어 올리고 작대기를 질에 넣는다. 그런다음 조심스럽게 자궁 경부를 지나 자궁 안으로 밀어 넣는다. 다음 작대기를 세차게 저은 후 잡아 빼고는 잘 됐기를 기도한다.

거기에서부터 만오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피부가 하얀 여자가 침대에 누워 있다. 비싼 나일론 잠옷을 옆으로 걷어내고 잘 다듬은 다리를 벌린다. 볼록렌즈 거울로 비춰 보면서 작대기를 자궁을 향해 조심스럽게 넣는다. 참, 작대기가 아니라 이번에는 옷걸이다.

두 여자 모두 감염이 될 위험이 높다. 모두 자궁에 구멍을 낼 위험도 똑같이 높다. 대도시에 사는 여자는 항생제를 먹고 살아날 확률이 높지만, 아프리카의 여자는 벌을 받으러 갈지도 모른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더 나은 방법이 있어야겠다.

나은 방법이 있나?

집에서 혼자 하는 방법으로 나은 방법은 없다. 오히려 더 안 좋은 방법이 있다. 경험담을 들어보겠다:

M은 스물 여덟살이다. 남편은 해군이다. 6주 전에 일년간 아시아에 주둔하기 위해 떠났다. 배가 떠나고 두주일 후에 M은 자기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벌써 아이가 둘이나 있었고, 겨우 먹고 사는 형편이었다. 고물 자동차,중고 텔레비젼에 비좁은 아파트가 그들이 가진 전부였다. 승진하면 사정이 다르겠으나 지금 임신했으니 이 일을 어쩌나?

"산부인과에서 돌아오면서'큰일이네. 어쨌든 애를 또 가질 수는 없어! 내가 지금 일을 못하면 우리 세식구는 굶어 죽을 걸? 아홉달 내내 일한다고 해도 사무실에서 애를 낳을 수도 없고, 또 한식구를 먹여 살리기는 더 힘들지."


"그래서 옆집 여자에게 울면서 하소연을 했어요. 그랬더니 이런 일을 해결하는 여자를 안대요. 돈도 많이 받지 않고 깨끗이 없애 준다나요? 나는 마슨 일이든 할 맘이었어요."

유산 시술을 하는 사람을 찾는 여자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심한 절망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벼랑 끝까지 밀려서 이제는 무슨 일이라도 하려고 한다. 괴상하고 말도 안되는 일도 기꺼이 따라 하는 것이다. M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자.

"다음날 밤에 그 여자의 집으로 갔어요. 친절한 사람 이었죠. 돈달라는 소리도 안 했어요. 둘러 앉아서 맥주를 한잔씩 마셨어요.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알았더라면 맥주를 열잔 준다고 해도 안 마셨을 거예요. 그리고는 자기가 사용하는 기구를 보여 주더군요. 손가락만큼 굵은 고무투뷰였어요. 내가'그걸 집어 넣는 것은 아니죠!'라고 말했죠. 그 여자는 '유산을 원하시지요? 그렇지요?'하대요. 옳은 말이었죠. 그래서 긴 의자에 옷을 벗고 누웠어요. 생각했던 것만큼 심하지는 않았어요. 넣을 때까지는요.

"그 여자는 웃으면서'그렇게 쉬운줄 아세요?자 이제 일어나서 걸어 다니세요'라고 했어요"

M은 유산시키는 법에 대한 강의를 무료로 받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별로 배우려들지 않는 학생이었지만 말이다. 그 고무 튜브는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도 구할수 있는 집뇨관이었다.(집뇨관-뇨도를 통하여 방광에 넣어 오줌이 흘러나오도록 할 때 쓰는관)이것을 자궁에 넣기만 해서는 효과가 없었다. 이관이 자궁벽에 세게 부딪힐 수 있도록 걸어다니다가 심하게 움직여야 했다. 태아가 자궁벽에 붙어 있는 부분이 떨어지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걸어다니기 시작했어요,무안하더군요 그런데 5분쯤 지나서 관이 빠지지 뭐예요? 이번에는 고무튜브 안에 옷걸이를 넣어서 구부려 빠지지 않게 했죠. 그것을 넣고 다시 걸어다니라고 했어요. 반시간 가량 지난 후에 하혈이 시작되고 덩어리도 조금 나왔어요. 그 여자는 다 끝났다고 했죠. 자기는 끝났는지 몰라도 나는 여섯 주일 동안이나 피를 흘렸어요. 나도 바보였죠. 보통 그러는 줄 알았거든요."

벽장 구석에 박혀 있던 물건이 좋은 수술기구 노릇을 잘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불법으로 유산 시술을 하는 사람이 아랑곳 할 일은 아니다. 사실M은 옷걸이 수술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그런데 다 해결한 것은 아니었다. 그때 나온 덩어리는 태아조직의 일부였고, 자궁벽에는 나머지가 그대로 붙어 있었다. 그래서 하혈이 계속된 것이다. 태아조직이 남아 있으면 혈관이 닫히지 않으니까 계속 피가 나는 것이다. 6주동안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결국은 의사에게 가야 했다. 의사는"불완전 유산과 이차 감염증"이라고 진단했다.

이차 감염증 덕분에 M은 더 이상 문제가 생길 염려가 없어졌다. 자궁과 난소,난관에 모두 염증이 심해서 전부 들어낼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시는 임신할 걱정은 안해도 된다. 물론 직장에는 계속 다닐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난소가 없어졌으니 폐경기 증상이 곧 나타날 것이다. 남편이 돌아오면 설명하느라 애를 먹을 것이다. 그래도 결과는 운이 좋은 편이다.

운이 좋은 편이라고?

그렇다. 유산 시술을 하는 사람들은 자궁도 심장이나 허파와 마찬가지로 몸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옷걸이를 목에 쑤셔 놓으면 반사작용이 시작되어 땀이 나고, 꺽꺽거리고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이런 반사작용은 밖에서 들어오는 공격에 대항해서 몸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시작되지만 결과는 반대로 되는 수가 있다. 옷걸이가 자궁에 들어오면 몸의 반사중추는 나빠진다. 가끔 심한 반사가 일어나 임신은 문제도 아닐만큼 큰일이 벌어질 수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심장박동 정지다. 갑자기 심장이 멈추고, 임신도 끝난다. 임신부도 끝장이고, 모든 것이 끝이다. 이렇게 되면 아기를 낳는 것이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심장박동의 정지는 드문 것이 아닌가?

자기에게 일어났다면 드물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른 방법도 그다지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 집에서 혼자 하는 방법은 여자가 여러 가지 장애를 안고 시도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여자는 두렵고, 절망에 빠져 있고, 자신의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손은 떨리고 있을 것이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내는데 아무 도움이 안되는 조건들이다. 가끔 뜨개질 바늘을 질에 넣어 방광을 찌른다. 이런 상처는 아무는데 수년 걸리고, 다 아물 때까지 오줌눌 때마다 질로 오줌이 조금씩 흘러 나온다. 바늘을 아랫쪽으로 찌르면 직장에 구멍을 내게 되고 이것은 잘아물지 않아, 직장과 질이 영원히 연결된다. 똥을 눌 때마다 일부는 질을 통해서 나오게 된다.

이런 구멍을 꼬맬 수는 없나?

있다. 수술은 복잡하고,아프고,비싸고,결과가 항상 좋은 것도 아니다. 처음부터 그런 구멍을 만들지 않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또 어떤 위험이 있나?

있는 그대로 공개되지 않는 위험이다. 신문 기사와 경찰의 보고서를 참고해서 꿰 맞추어야 진상을 알 수 있는 일이다. 신문에는 다음과 같이 씌어 있다:

"C양이 벌거벗은 채로 숨져 있는 것이 경찰에 의해 오늘 오후 발견되었다. 그녀가 직장에 결근을 하자 이상하게 여긴 고용주가 경찰에 부탁을 했다고 한다. 외부인이 침입했던 것같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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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 결과는 다음과 같다

"...스물일곱살 백인 여자. 임신 9주 질과 자궁안에서 약한 과산화수소 용약 소량 검출, 내용물은 실험실에 검사 의로함...뇌에서 출혈부분이 많이 보임,사인은 뇌의 공기 색전증인 것같음."(공기 색전증-공기가 혈관안으로 들어가 혈류를 따라 돌다가 작은 혈관에 이르러 지나갈수 없으면 혈관을 막게 되어 피가 흐르지 못하게 되고,그 자리에 피가 응고하여 혈관을 완전히 막게 되는 현상)

다음은 경찰의 보고서이다:

"벌거벗은 사체는 빈 욕저에서 발견됨. 대항하다가 난행당한 흔적은 없음. 외상 없음. 욕실 바닥에서 맑은 액체가 담긴 질세척 용기 발견. 고무관이 세면대에 있었음."

위의 세가지 자료를 가지고 죽음의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마 다음과 같이 일이 진행되었을 것이다:

마침내 C 양은 유산하기로 결심했다. 친구가 가르쳐 준 대로 머리카락 탈색제를 물로 희석하여 질세척기에 부어 넣는다. 질세척기 끝에 고무관을 끼운다. 옷을 벗고 욕조에 들어가 고무관 끝을 자궁경부의 입구에 넣는다. 질세척기로 용액을 자궁에 밀어 넣는다. 이때부터 일은 벌어진 것이다.

임신을 하면 자궁으로 가는 정맥은 커지고 점막 표면에 가깝게 나온다. 자궁안에 높은 압력으로 공기가 들어오면 이 정맥 안으로 공기가 들어갈 수 있다. 정맥에 공기가 들어가면 곧 뇌로 가고(공기는 피보다 가벼우니까 위로 가게 된다. 몸의 가장 윗 부분에는 뇌가 있다.)작은 혈관을 막게 되는 것이다. 순식간에 죽음이 찾아 온다. C양은 고무관을 빼고 일어나서 그것을 세면대에 놓을 때까지 살아 있었다고 보겠다. 그리고 욕조에 넘어져서 죽은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유산 도중 감염이 되었을 뿐이라면 곧 괜찮아지지 않을까?

물론이다. 대개는 그렇다. 여자가 사용한 우산살 끝에 붙어 있던 병균이 무엇인가에 따라 다르다. 나쁜 균일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가스괴저'가 생길 수도 있다.

가스괴저란 어떤 것인가?

아주 드물어서 전쟁터에서 부당상한 군인이나 심하게 엉터리로 한 유산 시술 후에나 볼 수 있다. 균이 자궁안과 같은 최적조직환경에 들어가면 무서운 속도로 증식한다. 증식하면서 주인인 조직, 즉 아가씨를 녹여 없애며 가스를 만들어 낸다. 냄새는 견딜수 없을 정도이고, 조직이 파괴되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이고, 결과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균에 의해 조직이 파괴되는 동시에 적혈구의 색소가 유리되어 피부가 오래된 피아노 같은 짙은 마호가니 색을 띄게 된다. 조직에는 가스가 차서 크게 부풀어 오른다. 마르고 매력있는 몸매를 가졌던 아가씨가 얼굴은 조그맣고 배가 남산만 하게 부풀고 피부는 햇볕에 일주일 가량 태운 사람같이 되어 병원에 누워 있게 되는 것이다. 이래서야 되겠는가?

유산을 시키는 약은 없나?

있다. 태아를 효과적으로 죽여서 떨어지게 하는 약들이 있다. 태아를 죽이는 효과는 100%이다.

그러면 왜 그 약을 쓰지 않나?

이유는 두가지다. 하나는 유산시키는 약을 주는 것은 위법이라는 사실이고, 또 하나는 태아를 죽이는 동시에 엄마를 함께 죽이는 일이 많다는 사실이다.

유산을 시키는 약이란 독약이다. 엄마에게는 해가 없이 태아만 죽이는 용량을 쓰는 것이 기술이겠다. 여자 머리에 사과를 올려 놓고 대포를 쏘아 사과만 맞추라고 하는 것과 같다. 한두 방울만 더 주어도 유산이 자살이나 살인으로 둔갑하는 것이다.

그간 시도된 약을 적어 보자면 끝이 없다. 키니네,맥각,쑥국화,박하,알로에드은 수백년 전부터 전해오는 약이다. 스페인 곤충이 쓰인 적도 있다.

금속이 보통 독성이 더 강하니까 태아나 엄마에게도 더 치명적이다. 비소,수은,납등이 사용된 적이 있다 태아를 죽이면 거의 엄마도 죽였다. 인으로 성냥 대가리를 만들었던 때가 있는데, 여자들은 성냥 대가리를 먹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도 했다. 인은 간에 독성을 보이며 서서히 고생하며 죽게 된다.

그렇다면 엄마는 죽이지 않고 태아만 없애는 약은 없다는 말인가?

가능성이 있는 약이 있기는 하다. 대사작용을 방해하는 약인데 백혈병등 암의 치료에 쓰는 약이다. 빨리 자라는 세포를 죽일 수 있는 약으로, 엄마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고 태아만 죽일수도 있다. 그러나 태아를 죽이지 않고 괴물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더 많다. 머리는 크고 몸은 아주 작거나, 머리는 정상인데 눈이 없거나, 뇌가 잘 발달되기는 했는데 해골밖에 없거나, 여러가지 심한 기형이 생긴다. 그러니 이약을 쓰는 것은 도박을 하는 것이다. 약을 먹고 여덟달 후에 그 결과를 본다 쳐다 볼 심장이 있으면 말이다. 또 역시 이 약도 엄마를 죽일 수도 있다.

이런 고생을 막는 법은 없을까?

있어야 한다. 인간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천직인 의사도 꼭 필요로 할 때 전혀 도와줄 수 없다. 대중의 도덕심을 지키려는 열성파들이, 자기들은 물론 한번도 임신한 적이 없는 사람들이, 인공 유산을 죄라고 결정했기 때문에 해마다 수많은 여자들이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치명적인 병에 걸리고, 경제적 손실을 입는다. 또 불법으로 유산수술을 하는 백정들이 판을 칠 수 있는 것이다. 쥐를 잡으려면 고양이가 있어야 한다. 수천명의 경찰관,검사,판사들 즉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데에 힘을 기울여야 되는 사람들이 이런 해충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느라 아까운 시간을 다 허비하고 있다.

불법 인공 유산이라는 구덩이에 빠질 용기가 없거나 무서움이 많은 여자들이 아무도 원하지 않고 사랑해 주지도 않는 아기를 낳아 놓는 수가 일년에 수십만에 이른다.

피임을 하면 되지 않나?

피임약을 먹거나 여러 가지 장치를 이용해서 피임을 하는 것은 완벽한 인간에게는 완벽한 피임법이 된다. 그러나 여자와 남자는 기분이 내킬 때 성교섭을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성기가 흥분을 하여 펄떡거리는데 가족계획을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한참 지난 후에야 생각하는 유산이라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공유산을 못하게 하는 것은 인간이 저지른 실수를 바로잡는 기회를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자기가 한 일에는 책임을 지게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말할 필요도 없이, 옳다 어떤 여자와 남자가 한번 술에 취해 일을 벌렸다고 해서 자기를 원치도 않는 세상에 아기가 태어나야 하는가? 여자도 성교섭을 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당연한 일인데, 자연에 따라 살기 위해 임신이라는 대가를 지불해야 되나? 인공유산을 자유롭게 택할 수 있게 하여 죄없는 아기가 아니라 행위를 한 사람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인공유산을 하는 것이 쉬워지면 부도덕한 행위를 조장하게 되지 않을까?

인공유산을 하는 것을 어렵게 해놓았다고 해서 더 도덕적으로 행동하게 된 사람은 없다. 오히려 법질서를 지켜면서 살려는 사람을 범법자로 만들고, 범법자는 한층 부유해진 범법자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장기를 이식하고, 우주를 탐험하고,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한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역자의 주>

우리나라에서는 형법과 모자보건법에 인공유산을 시행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해 놓고 있다.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진찰하여 법의 규정에 맞는지 그 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의하면 단순히 원하지 않는 임신이란 이유만으로는 인공유산이 허락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불법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고, 국가에서 이를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법조문을 확대해석하여 인공유산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본서의 사례처럼 무시무시하고 급박한 경우는 없지만 유산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을 볼 때 윤리적 차원에서, 그리고 보건학적 차원에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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