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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은 융합성교의 필연적인 결과

이기적인 유전자에게 최선의 기회는 성교할 때 찾아온다. 왜냐하면 유전자 사이의 발안정한 협력이 성교의 주요 과정인 감수분열과 동시에 와해되기 때문이다. 쌍을 이룬 유전자가 분리되어 정자와 난자가 만들어질 때 각각의 유전자에게 동료의 희생 속에서 이기적으로 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정자 또는 난자를 독점하는 유전자는 번성하지만 그렇지 못한 동료는 제거된다.

허스트에 따르면, 이기적인 유전자 사이의 분쟁 때문에 성교의 또다른 과정인 세포웅합에서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왜냐하면 세포가 융합할 때 두 세포의 핵 DNA는 한 쌍의 염색체 안으로 함께 들어가므로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두 세포의 소기관은 하나의 세포질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싸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토콘드리아끼리 사활을 건 투쟁을 벌일 소지가 높다. 이러한 유전적 요소 사이의 분쟁으로 세포가 입게 될 피해는 적지 않을 것이다. 세포 소기관 사이의 싸움을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어느 한쪽이 양보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두 세포의 핵 DNA는 한쪽 세포만 소기관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기로 합의했다. 아버지 쪽의 세포 소기관은 자식에게 전달되지 못하지만 어머니 쪽의 세포 소기관은 제대로 전달되게끔 하기로 합의를 본 것이다. 정자와 난자가 그 크기와 기능이 서로 다르게 진화된 연유이다.

정자는 애초부터 소기관이 제거되기 때문에 작고 운동성이 뛰어나며 대량으로 생산된다. 그러나 난자는 소기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크고 운동성이 없으며 소량이다. 따라서 정자가 난자를 수정시킬 때에는 오로지 한 가지, 즉 핵이라는 유전자로 가득 찬 봉지만을 난자에게 건네준다. 그러므로 우리 몸 안의 세포 소기관과 그 안의 모든 유전자는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며 아버지의 것은 없다. 정자가 희생을 치른 반면에 난자가 혜택을 받은 셈이다. 바꾸어 말해서 이익을 본 성과 손해를 본 성이 생긴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허스트는 성교의 또다른 형태인 접합성교에서는 유전자간의 분쟁이 없으므로 독립된 성이 불필요했지만 융합성교에서는 반드시 두 종류의 성별이 진화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두 개의 박테리아가 서로 가느다란 관으로 연결해서 몇 개의 유전자를 옮기는 접합성교에서는, 융합성교에서와는 달리 오로지 핵만이 교환되고 세포질의 유전자는 이동하지 않기 때문에 유전자 사이의 싸움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암수 양성이 존재하는 이유를 융합성교의 불가피한 결과라고 설명한 허스트의 가설은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영국의 매트 리들리는 그의 출세작인 『레드 퀸』(1993)에서 <성별은 반사회적 습관에 대한 관료주의적인 해결책이다>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쓰고 있다. 성별은 유전자들의 이기적인 야망을 다스리기 위해 유전자 사회가 궁리해낸 묘안이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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