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성병] [뇌,마음][아름다운 곳][주말여행][맛있는 음식]
[웰빙운동][애니메이션 모음]
고민 그만건강만점

6 빛나는 선택
[책의 차례로], [7장으로]

"아버님은 뭘 하시지?" 큰 죄를 짓고 심문을 받는 듯한 기분이었다. "작년에 돌아가셨어요." 태식이가 받아서 대답하였다. 태식이 어머니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넌 좀 가만히 있으라는 표정을 지으셨다. 현숙은 우선 반짝반짝 빛나는 거실 바닥에 주눅이 들고, 먼지하나 없이 깨끗한 인조가죽 소파도 낯설었다. 회사에선 아무렇지 않던 샹데리아도 어찌 그리 위엄스러운지. 태식은 어차피 부딪칠 일인데, 어머니를 뵙자고 제안했다. 쉽게 허락하시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어머님은?" 현숙은 고생하기는 어머니의 주름진 얼굴이 생각났다. '어머니를 부끄럽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태식이 어머니 앞에서 당당해야 한다' 현숙은 태식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시장에서 채소장사를 하십니다." '저는 태식 씨를 사랑하는 겁니다. 어머니는 이렇게 자랑스럽게 저를 키워내신 거구요.' 현숙은 코 끝이 찡해 오는 것을 느끼면서 속으로 외쳤다. 태식의 어머니는 한숨을 쉬셨다. '망할 녀석, 하필이면.....' 현숙은 태식이 어머니이게 당돌한 인상을 주었다. 그것도 어머니는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형제들은 어떻게 되지?" "현숙인 맏이예요, 어머니. 남동생만 둘이 있고요. 큰 동생인....."어머니는 태식의 말을 막으셨다. "네가 왜 대답을 하니. 엄마는 이 색시한테 묻는거다." "큰 동생은 올 가을에 제대합니다. 막내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사실 막내는 학교에 다니고 있지 않았다. 학교에 가기 싫다며 녀석은 자퇴를 해버렸다. 시험준비만 하는 학교라면 차라리 검정고시를 치르겠다는 주장이었다. 어머니가 울며 불며 만류했지만 막무가내였다. "그 썩어 빠질 핵교 때려 쳐!" 돌아가시기 전, 아버지는 늘상 그러히게 말씀하시곤 했다. 현숙은 그런 얘기까지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차들 마셔라." 태식이 어머니는 찬바람이 일 정도로 쌀살맞게 말하고는 일어섰다.

현숙은 긴장을 풀고 소파에 기댔다. "괜찮지?" 태식은 염려스러운 눈으로 현숙을 바라보면서 현숙의 두 손을 힘있게 잡아주었다. "저래도 우리 어머니, 뒤끝 없는 분이야. 너무 속상해 하지마." 현숙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걸 왜 모두 참아내야만 하는 건가?' 그런 의문이 마음속에서 자꾸 고개를 내밀었다. "아니구 굉장하겠구나, 그 양반!" 민영은 회사를 그만 둔 후 선배가 차린 출판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카페엔 은색 불빛이 흐르고, 흘러나오는 노래도 처연해서 현숙은 마음이 더욱 스산했다. "결혼은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돼. 둘이서만 좋으면 다 되는게 아니라구. 그렇게 결혼해서 시댁 때문에 이혼한 여자들, 나 여럿 봤다." 그렇지만 태식이와 벌써 3년째나 사귀어 왔는데, 그리고 서로 믿고 사랑하는 사이가 아닌가? 현숙은 괴로뙖다. 결혼이 사랑의 결실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면에 이렇듯 엄청난 고통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어쨌듣 참 큰일이다. 어쩌니?" 사실 이같은 상황은 민영이가 은근히 걱정해 오던 참이었다. 태식과 현숙의 사이가 점점 깊어지는 걸 보면서 내심 불안했던 터였다. "난 그래서 결혼같은 거 잊고 살기로 했어. 골치아픈 일이 한 두가지겠어?" 현숙은 웃지 않았다. 민영이 하는 소리가 자신을 위로하는 소리인 줄은 알았지만 별로 위안이 되지 않았다. 딱히 속시원한 소릴 들으리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서운하고 외로왔다. "난 생전 처음 그런 모욕감을 느꼈어.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의 어머니 한테서. 난 지금까지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열심히 했어. 뭐든지. 그런데 그이 어머니는 그걸 한순간에 허무한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구. 이럴 수가 있니? 이래도 되는 거니? 오로지 집안이 별볼 일 없다 해서, 가난하다고 해서 그렇게 무시해도 되는 걸까? 난 정말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어." 현숙은 격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헉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현숙아. 그래도 어쩌겠니. 시어머니란 다 그런 게 아니겠어? 그저 다 그렇겠거니 하고 마음크게 먹어라." 당황한 민영은 현숙의 손을 잡았다. 카페에 있던 몇 안되는 사람들이 현숙과 민영을 힐끗 쳐다보았다. "우리 어마도 그런데 뭘. 현숙이 너희 어머니도 네 동생 색시감은 특별하게 생각하실 게 뻔하지 않니?" 민영은 요즘 오빠가 사귄다는 여자에 대해 어머니의 태도가 심드렁한 것을 떠올렸다. "그런 소리 마라. 우리 어머님 아무리 그래도 남을 무시하거나 기 죽이는 행동은 절대 안하실 거다." 현숙은 단호하게 말했다. 민영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사실 자신에게도 닥칠지 모르는 일이 아닌가? "에이, 이놈의 세상이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어." 민영과 현숙은 한참 동안 말없이앉아 있었다. "어쨌든 너희 둘이 중요한 거 아냐?" 턱을 괴고 있던 민영은 불쑥 현숙에게 말했다. 태식과의 결혼이 부모님의 완강한 반대로 벽에 부딪치게 되자 오히려 마음이 냉정해진 현숙은 동료 여직원의 권유로 여직원들의 모임에 참여했다. "잘 생각했어, 언니. 난 언니나 너무 연애에만 빠져 있어서 안타깝게 생각했는데." 연애에만 빠져있는 것같이 보였다는 동료의 비판은 현숙을 새삼 부끄럽게 했다. "그렇게 보였니? 내가 연애에만 빠져있는 것처럼?"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정말 태식과의 관계만이 전부인 것처럼 되어 버렸다. 다른 건 시시하고, 중요하지 않았고 관심도 없었다. "난 태식이만 있으면 돼. 난 자기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 할 수 있어." 언젠가 태식에게 했던 자신의 고백이 창피하게 느껴졌다. 그 고백으로 행복했을 태식이 생각을 하면서 현숙은 결혼하면 직장을 그만 둘 생각까지 했던 것이다. 여직원 모임은 현숙에게 많은 것을 새롭게 깨닫게 해주었다. 사람들의 생활이 쪼들리는 이유를, 사소한 행복이 왜 차단당하는지를, 연애도 사랑도 왜 자꾸 꼬이기만 하고 툭 터져 서로를 가슴으로 싸안지 못하는지를. 사람 사이를 갈라 세우는 불신, 서로를 이용하게 만드는 사악한 이해관계, 잘난 놈들의 배반과 욕심, 주눅 든 이들의 패배와 좌절이 어디에서, 누구로 인해서 생겨난 것인지 알게 되었다.

현숙은 자신이 새롭게 태어나는 듯한 생기와 자신감으로 충일해졌다. 결혼하면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생각했던 현숙이로서는 엄청난 변화였다.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 당당한 사회인으로서의 새로운 자각이 매일매일 현숙을 변화시켰다. 그 자각은 현숙으로 하여금 태식과의 관계를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현숙과는 오래 사귀어서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었다. 현숙 아닌 다른 여자와의 결혼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치고 보니 그 괴로움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게다가 어머니는 결혼 수 살림만을 하는 며느리를 원하셨다. 그러나 현숙은 예전과는 달리 계속 일을 하겠다고 나섰다. 태식은 완전히 차단된 벽에 갇혀 버린 것같은 기분으로 지냈다. "우리, 어떻게 하지?" 현숙은 냉정하고, 담담하게 태식에게 물었다. 지난번에 민영과 왔을 땐 처연한 분위기를 내뿜던 카페의 은색 불빛이 오늘따라 더욱 차갑게 느껴졌다. "괴롭다, 괴로워." 태식은 신음소리처럼 중얼거렸다. "그래도 어쨌든 결정을 해야겠지. 이건 장난이 아니니까." 태식은 담배를 피워 물었다. 희고 푸른 담배연기와 함께 태식의 고뇌가 피어올랐다. "이건 인생관의 문제다. 난 줄곧 그렇게 생각해 왔다. 어차피 어느 한쪽의 입장에 서야 하는 게 아니냐, 그렇다면 내 스스로의 입장은 뭐냐. 그런 고민이었지. 네가 오늘 만나자고 했을 때, 오늘 난 그 고민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판단했어." 여기까지 힘들게 말한 태식은 다시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러고 보니 많이 여위고 수척해진 것 같았다. 현숙은 가슴이 저며왔다. "현숙아, 내가 어떤 결정을 내렸을 것 같니?" 현숙은 태식이가 뿜어내는 담배연기가 망연히 쳐다보았다. 부모님을 택하는 쪽이 자연스럽다, 아무래도 무리였을 거야. 그런 생각이 아주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예상을 했던 일이지만 구체적인 현실로 코 앞에닥쳐오니 절망감과 슬픔으로 가슴을 도려내는 것 같이 고통스러웠다. "어버진 부자지간의 의를 끊자고까지 하시더라." 자기 고민이나 어려웠던 일을 잘 얘기하지 않던 태식이였다. 어떤 괴로움이었으며 고통이었겠는가. 수많은 질문과 매번 달라지는 대답들. 태식은 그 긴 터널 속을 헤쳐나온 것이다. "내 결론은 이렇다. 강현숙을 선택한다. 너를 선택한다구. 이게 내 졀정이야." 현숙은 태식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맥이 탁 풀리면서 정신이 아득해졌다. "이 길만이 부모님과도 함께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 난 너와 인생의 숱한 어려움을 헤쳐나가 싶어. 너하고하면 할 수 있다고 믿어. 난 네가 일을 계속 하기로 했다는 이야길 듣고 처음엔 암담했지만 차츰 너를 다시 생각하게 되더라. 해결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 내 판단과 선택이 옳았지? 어떻게 생각해?" 현숙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뺨으로 흘러내렸다. 그건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의 눈물이었고 믿음과 감사의 눈물이었다.















###################여섯번쩨 이야기 - 결혼에 대하여

#결혼의 의미

결혼을 법률적 용어로 '혼인'이라고 하는데 법전에는 혼인을'사회적. 제도적으로 승인된 영속적인 성적 결합관계를 맺는 것' 으로 설명해 놓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성적 결합관계는 자녀를 낳아 세대를 잇기 위한 사회적 역할을 중심에 둔 것 입니다. 법전의 규정은 부분적이고 미흡합니다만,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결혼이란 남녀 사이의 어떤 특정한 관계를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는 인간이 사회적 존재이므로 필연적이며 당연한 현실이기도 한 것입니다. 다양한 사회적 관계 중에서 결혼은 어느 특정한 남녀를 부부관계로 만들어 주는 그러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결혼을 결심한다는 것은 남녀가 서로 부부가 되기로, 부부관계를 맺기로 결정하는 것이며, 서로를 아내로서, 남편으로서 선택하는 사회적 행위입니다. 부부관계는 남녀관계의 특수한 한 형태입니다. 남녀관계도 인간관계라는 차원에서 보면 또한 툭수한 관계입니다. 남녀관계든 부부관계든 그것이 인간간의 관계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입니다. 사람들은 자연이나 사회, 나아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 예속이나 구속으로부터 보다 자유롭고, 자주적으로 살기 위하여 애씁니다. 또한 이같은 노력은 구체적인 사람들의 다양한 관계속에서 구현됩니다. 부모간에, 친구간에, 조합이나 정당같은 조직을 통해서 자신들의 목표를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부부관계 역시 인생을 보다 자주적이고 자유롭게 영위하려는 사람들의 요구를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젊은이들은 아니다 들어 장성하면 부모를 떠나 자립적인 스스로의 생활을 영위하려 하고, 짝을 찾아 삶을 더욱 풍부하게 하려고 애쓰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결혼이란 남녀가 부부로서 단결하여 인생을 살아가는 데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험난한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여 서로가 보다 자유롭고 자주적인 인간으로 살 수 있도록 돕는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부관계의 특수성

그러면 부부관계는 어떤 특수성을 지니고 있습니까? 특히 남녀관계와 구분되는 것을 찾아내는 것인 필요합니다. 우선 부부관계는 남녀간의 개별적인 결합을 통한 가족과 가족의 결합이라는 사실입니다. 부부가 되는 남녀는 각각 자신의 가족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을 통해 이질적이고 전혀 알지 못하던 두 가족이 맺어집니다. 둘째, 세대는 결혼한 부부의 성관계에 의해 탄생합니다. 따라서 결혼한 부부의 성관계는 사회적으로 인정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결혼이한 앞으로 잠자리를 같이 한다고 공식 발표하는 자리'라고 우스갯 소리를 하고 합니다.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는 아이는 대를 이러갈 자손으로서 부모와 그 전(前) 세대,그리고 구 이전의 모든 인류의 업적과 유산을 물려받으며, 자신들로 자손을 낳아 인류의 유산을 계승.발전 시킵니다. 이런 특징을 가진 부부관계를 결정하는 것인 결혼이요, 결혼관계입니다. 결혼한 부부는 새로운 하나의 가족입니다. 셋째, 부부관계는 그 어떤 남녀관계보다 일차적이고 전면적입니다. 부부는 생활을 공동으로 책입지면서 서로의 운명을 같이 하는 운명공동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인들은 잠시 만났다 헤어지고 또 다시 만납니다. 생활 전체가 공유되지 못하는 불안정한 관계이지요. 그러나 부부는 일거수 일투족 면밀하게 서로를 포착하며 살아갑니다. 아내나 남편 중 어느 한쪽이 건강하지 못하다든지, 좌절하여 실의에 빠져 있으면 두사람이 다 어려워집니다. 애인관계와는 상호 책임의 정도가 질적으로 다릅니다. 이렇게 결혼은 혈연을 중심으로 일차적이고 전면적인 인간관계인 가족을 형성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가족은 그 형태는 달라질지언정 인류의 번영과 생존을 담보하는 혈연적 지초로서 유지. 존속될 것입니다.

#주인 없는 결혼, 그 문화

결혼의 주체, 부부관계의 주인은 바로 당사자들입니다. 각자가 자유롭고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성숙한 인간으로서 사회에 대하여 보다 어른된, 주인된 자세로 함께 힘을 합쳐 살아 나가려는 것이 결혼인데, 정작 그 주인들이 결혼과 그 문화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우선 상대방의 선택에서부터 집안 어른, 특히 부모의 허락이 막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부모가 정해주는 사람과 선을 보다든지 부모의 마음에 드는 신랑 신부감을 구해 오는 중매장이의 존재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주고 있습니다. 결혼 준비로 들어가면 양상은 더 치열해집니다. 결혼 준비하다가 부모님(특히 시댁) 때문에 눈물을 흘려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또 그 과정에서 결혼하기로 한 상대방의 또다른 면모를 확인하고는 실망하고 회의하는 일도 백이면 아흔 아홉은 될 것입니다. 심지어 파혼을 하는 일도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일이 빚어지는 이유는 우선 우리 사회가 사대주의적인 문화와 관습에 젖어있기 때문입니다. 결혼예복만 보아도 신부는 흰색 웨딩드레스를, 신랑은 검은 양복이나 흰 양복을 입습니다. 남북 여성들의 평화를 위한 세미나가 서울에서 열렸을 때, 북쪽의 대표인 여연구 씨가 경복궁에서 결혼식 사진을 찍던 신부를 보고 '서양 사람인 줄 알았다며 놀라와 했다는 보다가 신문에 실린 일이 있습니다. 이처럼 결혼식 절차도 우리식이 아닙니다. 서양식 혼례 절차에다가 폐백만 갖다 붙친, 괴상한 모양의 예식입니다. 이것은 단지 결혼식에 관련된 문제만은 아닙니다. 우리 생활 곳곳에 우리의 것을 찾고 배우려는 태도보다는 외국의 것을 선호하는 사대주의적 자세와 입장이 만연해 가고 있습니다. 둘째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봉건적 잔재를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주를 오가는 초첨단 과학시대에 결혼은 여전히 여성에게 있어 속박이요 굴레이며, 미혼과 기혼의 사회적 지위가 엄청난 격차를 가지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남녀간의 평등이라는 민주주의는 아직도 봉건시대의 관 속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셋째는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라는 데서 오는 갈등과 불신의 문제입니다. 자본주의는 무엇이든 상품으로 만드는, 그래야 계속 유지되는 사회입니다.

최초엔 노동력을, 그리고 점차 인간들의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들어 가고, 그 결과 결혼도 상품이 되었습니다.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대형 결혼식장 경영이 잘 되는 사업이라는 사실은 다아는 일입니다. 예단을 누가 더 근사하게 해 오는가, 누가 더 확실하게 경제력을 쥐고 있으며 뒷 배경을 가지고 있는가가 그 사람에 대한 가치 평가의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가난하고 집안이 어려운 현숙을 좀더 자유있게 사는 태식이 어머니가 어떻게 보았습니까? 노동자와 자본가의 대립이라는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적인 괸계가 결혼에 있어 잘사는 집안과 못사는 집안의 결합 불가로 외화되고 있습니다. 이상 세가지의 원인들은 서로 얽히고 곪혀서 가장 기쁘고 축복받아야 할 두 사람의 새 출발을 더럽히고 왜곡시키고 있습니다. 이 문제의 해결은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이미 대중적인, 일상적인 삶의 문화로 뿌리를 내린 지 오래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는 보다 전체적인 차원, 즉 정치적 차원의 해결 없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울 것입니다. 그럼에도, 세상은 사람이 바꾸는 것이므로 조금씩 조금씩 무언가 진실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려면 제일 중요한 것인 결혼 당사자의 주인된 자세일 것입니다. 어찌 보면, 혼란하고 어리석은 우리들의 생활문화는 결혼문화를 바로 잡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젊은 사람들은 늘 진취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바르게 선진적인 것을 선택하고 창조하는 안목과 능력이 있는 사람은 걺은이들이 아닙니까? 따라서 이제부터 우리 시대의 결혼은 문화 재창조운동의 일환으로 자리잡아야 할 것입니다. 전(前) 세대로부터 우리의 것을 소중히 갈라 내고, 현재의 문화중에서도 올바른 것은 골라 모아 자신을 당당한 문화의 주인으로 세우는 그런 의식이 바로 결혼식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결혼은 주인으로 거듭나는 것이 아닐까요? 이 엄중한 과제는 두 사람의 단결로서, 그 어느 것에도 속박당하지 않는 주체적인 결의로서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동반자를 선택하는 문제는 신중하고 깊이있게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누구와 단결하여 평생 일관되게 살아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이게 때문입니다.

#인생의 동반자가 될 자격

이렇게 특수한 남녀관계의 부부관계를 맺는 것이 결혼입니다. 그러므로 결혼을 결심한다는 것은 자기가 남편, 혹은 아내로 선택한 그 사람과 평생 서로 책임지고 단결하며 살겠다는 것입니다. 결혼식에서 늘 듣는 주례 선생님들의 이야기처럼 '슬프든지 기쁘든지, 병들었거나 건강하거나, 한마음 한뜻으로 서로 사랑하며 살겠습니다.'고 서약하는 것입니다. 그런 고백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눈물나게 기쁘고 근사한 일입니까! 기쁘고 건강할 때뿐만 아니라 슬프고 병들었어도 사라하고 책임지겠다는 고백은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운일지도 모릅니다. 이같은 고백으로 결합한 두 사람의 단결은 그 어떤 단결보다 더 굳고 튼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고백을 받을 사람, 도대체 누구에게 그럼 고백을 할 것인가? 그래서 누구와 결혼할 것인가가 그렇게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 정도의 고백을 받을 사람은 그럴 만한 자격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 자격기준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요. 또 시대나 사회마다 다를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시대, 어떤 상황에서도 공통된 기준이라면 사람답게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사람은 어떤 징표를 가지고 있을까요?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복 수 있겠지만 여기에서 개인적 품성을 주로 생각해 봅시다. 첫째, 그런 사람은 솔직한 사람입니다. 솔직하다는 것은 음흉하거나 거짓되지 않다는 말이죠.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 솔직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솔직한 사람은 스스로에 대해 겸허하고, 자신을 성찰할 줄 아는 힘을 가지고 있으니 인생의 행로에서 어려운 일이 닥쳐도 곧 힘있게 일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그런 사암은 소박한 사람입니다. 소박하다는 것은 욕심이 없다는 것이죠. 허풍스럽다거나 가식적이지 않습니다. 소박한 사람은 현실을 주관적을 판단해서 무리하지 않기 때문에 사리를 분명하고 현명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셋째, 그런 사람은 겸손한 사람입니다. 겸손하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깔보지 않는다는 것이고 사람을 소중히 대할 줄 안다는 것이니 귀중한 품성입니다. 이외에도 불의에 대해 항의하고 반대할 줄 아는 용감성, 생활을 근면하게 영위하는 성실성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선택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일종의 결단이라는 사실입니다. 결단은 후회없는 것이어야 아름답습니다. 자신의 판단과 선택을 신뢰하고 서로가 계속 발전하도록 노력하는 것만이 후회없이 사랑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책의 차례로], [7장으로]


[에이즈/성병] [뇌,마음][아름다운 곳][주말여행][맛있는 음식]
[웰빙운동][애니메이션 모음]
고민 그만건강만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