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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장 성폭행의 현황

Ⅰ. 성폭행 사건 실례

1. 파주 여종고 사건

1987년 7월 1일, 경기도 파주군에 있는 파주여자종합고등학교에서는 재단의 비리와 학교운영의 비민주적, 비교육적 요소들의 척결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학내시위가 일어났다. 그런데 학생들의 농성이 계속되던 중 여학생 2명이 체육교사 김재범(가명)에게 강간당한 사실을 털어 놓았다. 교사가 여학생을 체육실에서 강간하였으며, 이 2명외도 6명의 성추행 피해자가 더 있는 것으로 밝혀져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사건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교사와 학생이라는 점, 그리고 위와 같은 계기가 아니었으면 밝혀지지 않고 묻혀 버렸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2. 영생 애육원 사건

고아원의 원생들을 대상으로 학습지도와 정서교육을 목적으로 활동하던 「애지회」는 충남 아산군에 있는 「영생 애육원」에서 사감과 원장에 의해서 자행된 여원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88년 1월 28일 「여성의 전화」에 고발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감 이경재(가명)는 애육원의 교양담당으로서 원생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6명의 어린이에게 집단 추행을 자행하였다. 이경재는 성교육과 안마를 빙자하여 국민학교 5, 6학년에서 중학교 1, 2학년 원생들을 자기 방으로 불러들여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온갖 성추행을 일삼아왔다, 어린 원생들은 이와 같은 경험이 얼마나 참담했던지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며 "저주스럽다." "그런 생각이 날 때마다 너무나 화가 나서 눈물이 나오고, 나도 모르게 연필을 집어 던지게 된다. 심지어는 "나는 버린 몸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원장 김상면(가명)은 지난 84년에서 86년에 걸쳐 당시 중학교 1학년생인 한 원생을 지속적으로 강간하는 행위를 저질렀다. 김상면은 안마를 빌미로 성관계를 강요했고, 때로는 그에 대한 댓가로 몇천원에서 일만원까지의 돈을 주기로 했다고 한다.

3. 유미라(가명)양 사건

유미라(20)양은 고등학교 졸업후 곧바로 작은 회사에 취업했다. 경리를 맡은 그에게 특별히 친절하게 대하던 사장이 어느날 저녁 식사를 하자고 해 레스토랑에 따라갔다. 맥주를 곁들여 저녁을 먹은 후 사장이 갑자기 그를 끌어 안고 옆의 내실로 끌어들이려 했다. 그는 필사적으로 저항하다 화장실로 뛰어들어 문을 잠궜다. 사장이 화장실 열쇠를 찾자 종업원이 건네주었고, 그는 그날 강간당했다.

이 사건은 직장내 성폭행의 전형적인 예라는 점 뿐만 아니라, 사회가 이와 같은 성폭행을 묵인 내지는 방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Ⅱ. 성폭력의 실태1)

1. 저조한 강간 신고율

공식통계를 기초로 한 인구 10만명당 강간사건 발생건수는 1988년 현재 10.9명인데 비해 (법무 연수원, 범죄백서, 1989)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2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나타난 강간 피해자는 인구 10만명당 485.9명이였다. 이를 통해 숨은 범죄가 공식범죄의 44.6뱅에 이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와같은 사실을 통해 볼 때 강간신고율은 2.2%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2. 유형별 정도

여성들이 생애동안 경험한 성폭력 피해를 유형별로 보면 가벼운 추행이 76.4%로 가장 많고 성기노출 74.5%, 성적 희롱 48.6%, 음란전화 46.3%, 심한추행 23.7%, 강간미수 14.1%, 강간 7.7%, 어린이 성추행도 예상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3. 가해자와의 관계

일반 사람들이 성폭력, 특히 극단적인 유형의 성폭력에 관해 가지고 있는 통념에 의하면 성폭력은 모르는 사람이 천진한 여성을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조사결과 가해자와의 관계는 이런 통념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특히 정도가 심한 성폭력들은 대부분 아는 사람에 의해서 행해졌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4. 성폭력 피해자의 현 직업

현 직업별 성폭력 피해경험자의 비율은 심한 추행, 어린이 성추행, 강간미수, 강간 모두에 있어서 서비스직이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성폭력 유형에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나긴 하지만, 대체로 생산직, 사무직의 비율이 높으며, 주부, 여대생의 비율이 보다 낮다.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모든 성폭력 유형에서 가장 높은 피해자 비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들 대부분이 매춘여성임을 고려할 때 성폭력이 매춘으로 이끌어 가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해준다고 할 수 있겠다.

서비스직 다음으로 생산직과 사무직 여성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은 직장내 성폭력이 심각한 상태임을 시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5. 성폭력 피해자의 연령분포

성폭력 피해자의 현재 연령분포는 심한 추행, 어린이 성추행, 강간 미수, 강간 네 가지 유형 모두에 있어서 19세 이하인 여성의 비율이 가장 높고, 그 다음 20대, 30대, 40대, 50대 이상의 순으로 일관성 있게 나타나고 있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성폭력에 노출된 기간이 더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아가 어릴수록 성폭력을 경험한 사람이 많다는 것은 성폭력이 계속 증가해 왔고, 특히 최근에 급증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6. 가해자의 행위방식

가해자가 사용하는 방법에는 폭력이나 협박, 위력, 위계나 속임수, 무력상태 이용 등의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들은 크게 육체적, 물리적 강제와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 강제의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전자는 눈에 보이는 폭력의 사용이지만, 후자는 피해자가 주관적으로만 파악할 수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의 사용이라는 특징이 있다.

조사 결과 육체적, 물리적 강제 보다는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 강제의 사용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Ⅲ. 성폭력 피해의 심각성2)

1. 성기노출, 성적희롱, 가벼운 추행, 심한 추행으로 인한 피해 후유증

각 성폭력을 경험한 여성들은 일과 공부에 지장을 받거나 행동에 제약을 받는 등의 사회적 피해와 불쾌감, 불면, 우울증, 사건 재발에 대한 두려움등 정신적 피해, 그리고 남성에 대한 혐오감, 여성으로서의 자괴감, 더 극단적으로는 성행위에 대한 거부감 등의 성별(Gender)의식과 성(Sexulity)관념의 왜곡이라는 의식상의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 중에서 성기노출, 성적 희롱 및 가벼운 성추행 등의 성폭력을 경험한 여성들은 일과 공부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고(각각 38.2%, 37.4%, 45.5%), 그 다음으로는 불쾌감, 두려움 등의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비율도 각각 19.8%, 18.6%, 19.8%로 높다. 그런데 심한 추행의 경우에는 그 순서가 바뀌어 정신, 정서적 피해를 호소한 여성의 비율이 36.3%로 가장 높고,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보고한 여성의 비율은 19.0%이다. 그러나 정신적 피해와 업무지장등 사회적 피해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것임을 고려할 때, 성폭력 경험 여성들의 60~70%가 정신적 피해와 그로 인한 사회적 피해를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상대적으로 낮은 응답비율을 보이고 있지만 여성들이 성폭력을 경험함으로써 남성을 혐오하고 스스로 여성임을 불운하게 여기며, 특히 성행위에의 거부감을 가지는 등 성별의식과 성관념의 왜곡을 겪게 되는 경우도 9~18%에 달해 이 문제도 대단히 심각한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2. 강간 미수, 강간으로 인한 피해 후유증

강간 미수와 강간 경험자들이 보고한 각 피해 유형들을 신체적, 경제적, 정신적 피해로 재분류하여 살펴보면 정신적 피해가 강간 미수의 경우 72.7%, 강간의 경우 66.7%로 나타나 압도적인 다수의 피해여성이 정신적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강간의 경우에는 정조를 상실했다는 고통 때문에 노이로제 등의 정신질환에 걸리는 사람도 나타나는 동시에(각0.7%) 이러한 고통을 이기기 위해 술과 약물을 복용하기도 하고(강간미수 2.4%, 강간 5.3%), 심지어는 자살을 기도하는 등의 자해행위를 하였던 여성도 강간 미수의 경우 0.7%, 강간의 경우 4.7%였다.

정신적 피해 다음으로 많은 피해내용은 신체적 피해였다. 즉 강간미수의 경우는 피해여성의 4.4%인 13명이 '몸이나 성기에 상처를 입거나'(3.7%), '성병에 걸렸다.'(0.7%)고 응답했고 강간의 경우에는 23.3%에 달하는 여성들이 상해(10.0%) 임신(12.0%), 성병(1.3%)등의 신체적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 하였다. 신체적 피해에 관해서는 강간을 당하였던 여성들이 강간미수만을 당하였던 여성들에 비해 거의 다섯배에 이르고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직적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원치 않는 임신을 당한 경우가 가장 많다.

3. 성폭력으로 인한 불안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범람하고 있는 성폭력범죄는 직접적인 피해자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여성들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더나아가 일상생활과 여가활동에 대하여 심한 제약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심각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약 22%는 무서워서 혼자 극장이나 공원에 가지 않는다고 했고, 13.9%는 여자들끼리 여행하지 않으며, 7.0%는 밤에 혼자 외출하지 않고, 6.7%는 한적한 곳에 가지 않으려고 하며, 밤이거나 심지어는 낮에도 무서워서 혼자서 집에 있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각각 3.1%, 2.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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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가해자의 행위 방식

단위 : 명(%)

성폭력 유형

가해자의 방식

심한 추행

강간미수

강간

어린이 성추행

육 체 적

물 리 적

강 제

84(15.7)

92(30.2)

67(40.9)

13(9.2)

폭력이나 협박

11(2.1)

48(15.7)

28(17.1)

13(9.2)

술, 약물을 먹임

10(3.3)

12(7.3)


무력상태 이용

73(13.7)

34(11.1)

27(16.5)


심 리 적

경 제 적

강 제

125(23.4)

208(68.2)

92(56.1)

21(14.9)

위 력

7(1.3)

21(6.9)

10(6.1)


위계나 속임수

43(8.1)

70(23.0)

51(31.1)

21(14.9)

애 원

75(14.0)

117(38.4)

31(19.1)


복잡한 장소 이용

39(7.3)




한적한 장소 이용

270(50.6)




순진함 이용




105(74.5)

기 타

16(3.0)

5(1.6)

5(3.0)

2(1.4)

534(100.0)

305(100.0)

164(100)

141(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