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 초등학교 체계적 성교육 시급

한겨레신문 ... [ 사회 ] ...1998. 9. 8. 火

우리의 성교육은 아직 걸음마 상태에 머물러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5~6학년 여학생들을 따로 모아놓고 1년에 두차례 정도 슬라이드를 상영하는 것이 고작이다. 물론 제대로 된 교과서도 없다.

창동초등학교 이용한(39) 교사는 “아이들은 이미 인터넷 등을 통해 음란물을 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성숙한' 586세대인데 학교교육은 286에 머물러 있는 상태”라고 안타까워 했다.

중·고교는 조금 나은 상태다. 지난 96년 여고생이 교실에서 출산하는 등 사회적 충격파가 확산됨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97년 <성과 행복>이라는 교과서를 제작해 일선 학교에서 연중 10시간씩 의무적으로 교육하도록 했다.그러나 이나마 형식화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 ㅇ중학교에 근무했던 한 교사는 “교과서가 한 학교에 100여권만 지급돼 한 반에 50권씩 며칠동안 돌려 읽도록 한 다음 다른 반으로 넘기고 있다”며 “10시간 의무교육도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없이 산발적인 비디오 상영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폭력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이경미씨는 “많은 보수적인 학교가 전교생을 모아 놓고 강당수업이나 방송수업으로 대신하는 등 체계적인 성교육이 되지 않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고 무난하게 넘긴다'는 생각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