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예일대 조사]성추행 후유증 최소 6개월

직장여성이 겪는 성추행 스트레스가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예일대의대 정신과 앨런 폰타나교수팀은 베트남전쟁 및 걸프전에 참전 후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에 걸려 치료를 받은 3백27명의 여군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정신과학회지인 사이키애트릭서비스 최신호에 따르면 포탄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동료의 죽음을 지켜보는 공포를 경험한 것보다 성추행으로 인한 충격으로 입원한 여군이 4배나 많았다는 것. 성추행의 정도는 강간이나 강간에 준하는 행위가 43%였고 기타 신체적 접촉이나 심한 음담패설 등이 포함됐다.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이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처럼 극심한 스트레스상황을 경험한 후 발생하는데 흔히 악몽.사람회피.공포심.불안.대인관계 불능 등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는 정신과 질환. 짧게는 6~12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간 이같은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폰타나 박사는 "성추행을 당한 여성들은 '그런 일은 흔히 일어날 수 있다' '당신이 추행당할만한 일을 했던 것은 아닌가' 등 주변의 편견으로 인해 심한 배신감.환멸을 느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고 설명하고 "주변의 따뜻한 이해가 필요하다" 고 조언한다.
서울대의대 정신과 류인균교수는 "이 논문은 흔히 여성이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할 수 있는 일로 지나치는 성추행이 얼마나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나타낼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줬다는데 의의가 있다" 고 평가했다.
폰타나박사는 후유증의 정도가 심한 성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직장상사 - 직원, 교수 - 학생처럼 상하관계일 경우로 꼽았다.
이때 피해자는 자신의 '무력함' 을 절실히 느끼기 때문에 정신적 충격이 더욱 크다는 것. 따라서 그는 "성희롱을 당할 때 피해자는 절대 당황하지 말고 상대에게 분명한 거절과 함께 '다음번엔 절대 안참겠다' 는 의사를 밝혀야 하며 회사내에서도 이런 일을 당한 여성을 상담해주는 기구가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