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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은 성의 시작이다

피부는 원래 수정란 가장 바깥쪽에 있는 왜배엽에서 발생한다. 뇌도 마찬가지로 이 외배엽에서 만들어진다. 태아가 성장하는 단계에서 외배엽은 뇌나 그 주위를 덮어주는 피부가 된다. 즉 피부는 몸을 덮어주는 셈이다. 더군다나 인간의 몸에는 체모가 없기 때문에 피부감각은 더더욱 민감해지기 마련이다. 피부와 피부의 접촉만으로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손가락을 건다든지, 손을 잡는다든지, 팔짱을 낀다든지, 어깨를 감싸는 등등의 사소한 접촉을 통해 사랑하는 남녀는 서로의 생각을 전달할 수가 있다. 가사와 육아에 쫓겨 어느샌가 섹스에 둔감해져 버린 아내가 어느 순간 남편에게 손을 잡혔을 때 숨이 막힐 만큼 쾌감이 엄습해 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세월을 거슬로 올라가 사춘기때 난생 처음 해 본 데이트에서 손을 잡았을 때의 환희는 어떠했던가.

상대와의 접촉에 우리 인간들은 손이나 입을 사용한다. 원숭이도 마찬가지다. 갓 태어난 원숭이를 혼자 우리에서 기르는 것보다도 동료와 함께 사육하는 것이 학습 능력에 탁월함을 보이는 것은 실제 증명된 사실이다.

인간에게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농아인 딸이 사랑에 빠져 임신을 했다. 부모는 수치스러워 서둘러 딸을 지하실에 가두었다. 암흑과 정적 속에서 출산한 딸은 소리도 빛도 들어오지 않는 세계에서 아기를 키웠다. 둘에게서는 원시 감각밖에 존재하질 않았다. 뇌 발달에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6년 뒤, 태어난 딸(이사벨라)은 보호되었고, 2년 뒤에는 같은 또래의 아이들과 같이 언어학습이 가능하게 되었다. 뇌의 성장에는 눈도 귀도 필요가 없다. 입과 손만 있으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사건이었다. 손은 밖으로 나온 뇌인 것이다. 그 손 끝에 정신이 숨쉬고 있다.

피부와 같이 중요한 감각 기관으로 꼽히는 것은 혀이다. 혀는 육상동물의 촉각의 근원이기도 하다. 어류에게는 혀가 없고 육상으로 올라온 것만이 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러한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혀의 감각은 이미 태아 때부터 개발되기 시작한다. 태아는 양수를 들이 마시고 손가락을 빠는데, 그때 미끈거리는 감각을 혀로 감지한다. 바로 이것이 모든 감각의 시작이다. 갓난 아기는 누구에게 배우지 않아도 엄마의 젖꼭지를 문다. 이빨도 없고, 턱의 근육도 발달되어 있지 않은 갓난 아기가 혀로 엄마의 젖꼭지를 무는 것은 태아 때부터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혀로 얻을 수 있는 감촉에 인간은 몇 억년에 걸친 생명의 기억을 머금고 있는 것이다.

섹스에 있어서도 혀가 중요한 감각 기관임을 인정할 것이다. 미끌미끌한 곳을 혀로 자극하는 것은 남자에게 있어서나 여자에게 있어서나 격렬하게 성감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정자도 난자도 미끌미끌한 물질에 쌓여져 있다.

사랑을 하는 여자는 왜 아름다워보일까. 뇌가 성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극단적으로 증명하는 예가 몇 가지 있다. 사랑을 하는 여성은 아름다워진다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사랑을 하면 피부가 깨끗해지고 젊어지고 매력적이 된다. 얼굴 표정과 피부가 빛나는 것은 자율신경계, 호르몬계라고 하는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영역에서 나오는 명령에 의한 것이다. 자신의 의사만으로 아름다워지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아름다움은 몸 안에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어째서 사랑을 하면 그토록 간단하게 점점 예뻐지게 되는 것일까.

이성에 대한 관심이 대뇌신피질의 전두엽에서 길러진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도 신피질이다. 그리고 신피질은 식욕, 성욕, 내장계를 관장하는 변연계와 호르몬계의 사령부인 시상하부와 연결되어 있다. 사랑을 하면 대뇌신피질은 그 기쁨을 대뇌변연계와 사상하부로 전달한다. 그러면 식욕, 성욕이 증가하고 내장계의 활동이 활발해지므로 당연히 컨디션이 좋아진다. 컨디션이 좋다는 것은 아름다움의 제일조건이다. 사상하부는 뇌하수체에 명령을 내려 갖가지 자극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특히 중요한 것은 프로락틴(Prolactin)과 난포 호르몬(에스트로겐, Estrogen)이 분비된다. 프로락틴은 피부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에스트로겐은 피부의 혈색을 좋게 한다.

오해가 없도록 하기 위하여 첨가해 말하자면, 이것은 어디까지나 사랑을 하게 됨으로써 얻어지는 결과이고 섹스만으로 얻어지는 결과가 절대 아니다. 마음이 통하지 않는 상대와 섹스를 계속해도 이뻐질 리가 만무하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성행위만으로 만족하는 것은 대뇌변연계의 소박한 마음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아름다워지는 데 가장 중요한 대뇌신피질을 만족시키려면 섹스만으로는 부족하다.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며,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것이다. 결국 단순한 피부 접촉만이 아니라 언어나 문자, 눈길 등에 의한 풍부한 켜뮤니케이션이 요구되며, 사랑이 없으면 신피질계는 만족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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