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 VR AR & MR

제1회 환경음악회


일시 : 1995. 11. 23(목) 오후 7시

장소 : 강원대학교 백령문화관

주최 : 강원대학교, 춘천환경운동연합

후원: 춘천시, 강원일보, 강원도민일보, KBS춘천총국, 춘천MBC, CBS

춘천 환경보전 시민헌장

우리는 지금 심각한 환경문제에 직면해 있다. 우리들 삶의 토대이며 생명의 근원인 자연환경이 극도의 개인이기주의, 성급한 산업화의 욕구, 그리고 무지에 의해 참혹하게 파괴되어 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의 식수원인 강줄기는 검은 빛깔이 되어 흐르고 공기는 어둡게 오염되어 호흡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으며, 오존층의 파괴로 지구는 마침내 이상기후 현상에 시달리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자연환경의 이러한 변화는 급기야 인간의 존재를 위협하는 무서운 사태로 발전하고 있다. 더 이상 사태를 방치해 두는 것은 결국 우리들 생명의 포기이며, 숭고한 인류역사의 포기이다. 어찌 공포가 아니며, 어찌 참혹한 절망이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이제 우리는 우리의 자연환경을 원래의 질서 속으로 환원시키는 적극적 행동 주체가 되어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 이에 우리는 도민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은 행동 강령을 결의하여 선포함으로써 우리의 강원도,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실천의 선봉이 되고자 한다.

1. 나는 환경을 엄숙한 생명의 근원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지키고 가꾸는 실천의 주체가 된다.

1. 나는 나의 이익에 앞서 환경문제를 생각하고, 실천에 이바지하는 적극적 행동의 주체가 된다.

1. 나는 불필요한 화학물질의 사용을 피하고, 쓰레기를 줄이는 일에 앞장서는 생활운동의 주체가 된다.

1. 나는 환경을 감시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를 고발하는 현실참여의 주체가 된다.

1. 나는 환경을 지키고 보전하는 방법을 늘 생각하고 강구하는 과학적 사고의 주체가 된다.

1. 나는 가정에서, 직장에서 환경을 가꾸는 실천적 주체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인사말씀

어느덧 한해를 돌아보며 다시 새해를 준비해야 할 뜻 깊은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때를 맞아 강원대학교와 춘천환경운동연합이 공동으로 「제1회 환경음악회」를 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그간 강원대학교와 춘천환경운동연합은 우리의 환경을 생각하고, 푸른 산, 맑은 물, 깨끗한 춘천을 이루기 위한 여러 방면의 실천적 운동을 전개해 온 바 있습니다. 강원대학교는 이 나라의 젖줄인 북한강과 남한강의 수질 환경 조사는 물론 휴전선 생태계를 심도있게 탐구하여 환경의 실질적 보전작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춘천환경운동연합은 여러 가지 교육활동과 계몽활동을 통해 시민들의 환경의식 고취와 환경보호의 실천력 확보에 힘을 써 왔습니다.

이러한 강원대학교와 춘천환경운동연합이 공동으로 성악가 박인수교수와 이연화교수, 가수 이동원씨를 초청하여 환경음악회를 개최하는 것은,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우리의 환경, 우리의 춘천을 생각하는 뜻깊은 시간을 갖기 위한 것입니다.

부디 이 시간을 통하여 우리의 환경을 다시 생각하고, 그리하여 푸른 산, 맑은 물, 깨끗한 춘천 만들기에 동참하는 실천적 의지으 날개가 활짝 펼쳐지기를 기원해 마지 않습니다.

오늘의 이 음악회를 위하여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며, 아울러 우리의 환경을 지키고자 애쓰는 모든 분들의 꿈이 아름답게 성취되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1995. 11. 23.

강원대학교 총장 문 선 재

춘천환경운동연합 대표 한 대 성

출연진

박인수 교수

∙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졸업

∙ 뉴욕 줄리아드 음악대학에서 마리아 칼라스 장학금으로 AMERICAN OPERA CENTER 수료

∙ 뉴욕 맨하탄 음악학원 수료

∙ 시애틀 오페라단의 「마적」에서 타미노 역 출연

∙ NEWHAVEN OPERA단에서 「라보엠」주역

∙ 에밀레오페라단 창설 기념공연「춘향전」에서 이도령 역

∙ 미국의 저명한 NEWPORT음악제 4년간 독창자로 초청 연주

∙ 대한민국음악제의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로 출연

∙ 남미 콜롬비아 국립오페라단에 초청 연주

∙ 국내외 각종 오페라 및 독창회에 일백이십여회 주역으로 출연

∙ 서울대학교 음대 교수

이동원

∙ 1970년 데뷰

∙ 1973년 첫 앨범 「사랑의 꽃」출반 이후 11장의 음반 발표

「불새」,「이별의 노래」,「향수」등

∙ 1984년 뮤지컬, Jesus Christ Superstar에서 예수역 출연

∙ 1988년 뮤지컬, Avita에서 「체계바라」역 출연

∙ 1991년 러시아 국립방송교향악단과 함께 녹음한 「말렝카」발표

※ 이 이외에 다수의 Live Concert와 방송 활동 중임.

이연화 교수

∙ 1974. 이화여자대학교 졸업(음악학사)

∙ 1984. London Guildhall School of Music & Drama (석사)

∙ 이화여자대학교 음대강사

∙ 현대가곡연구회 회원

∙ Schubert가곡 연구회 회원

∙ 김가경 오페라단 회원

∙ 독창회 5회, Joint Recital 2회

∙ 오페라「세빌리아의 이발사, 캬르멘, 호프만의 이야기」등 15편 주역출연, 60여회 공연

PROGRAM

박인수 (piano : 정경아)

고향생각 현제명

산들바람 현제명

신고산 타령 한국민요

목련화 김동진

이동원

가을편지 김민기

이별노래 최종혁

이연화 (piano: 정호정)

미뇽의 Polonaise A. Thomas

청산리 벽계수야 오동일


생명시 낭송 낮은 곳에서(1) ............ 박 민 수 (박민수 교수) - 언덕 밑 작은 도랑물 -

낮은 곳에서(2) .... 박 민 수

- 내고향 뒷동산 보리수 나무 -

박인수, 이연화

축배의 노래 베르디

박인수

오 나의 태양 나폴리 민요

여자의 마음 베르디

고향의 푸른 잔디 외국민요

이동원

난 그렇더라 김희갑

작은 연인들 김희갑

박인수, 이동원

향수 김희갑

떠나가는 배 변훈

아름다운 나라 김희갑

사랑이여 유심초

생명시

낮은 곳에서(1)

-언덕 밑 작은 도랑물 -

어느날 나는 낮은 곳으로 갔다. 비가 내린 날 오후 한 나절 초록 바람 남쪽에서 불어 오고, 한 아이가 버들 피리를 불고 있는 언덕 밑의 작은 도랑물, 도랑물 흐르는 낯선 곳으로 갔다. 한 아이의 버들피리 소리가 도랑물 물살 위에 내려 앉아 은빛 춤을 추고, 은빛 춤에 맞추어 물밑의 풀잎과 어린 붕어새끼와 물매암이가 몸을 흔들고 있었다. 폭력은 보이지 않았다. 하늘 그림자 물 위에 내려 앉아 함께 흐르고 있었다. 이제 밤이 오면 별들이 물살을 덮고, 풀잎도 어린 붕어새끼도 물매암이도 잠이 들 것이다. 꿈은 고요하고 먼 데서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들리면 쫑긋 귀를 열 낮은 곳의 어린 것들. 어린 것들이 내 기침 소리에도 놀라지 않고 몸을 흔들고 있었다. 폭력은 보이지 않았지만, 폭력의 공포가 나를 감싸고 있었다. 높은 곳에서 음모의 식탁이 차려지고, 그리고 어느날 뚜벅뚜벅 낮은 곳 어린 것들을 휩쓸고 갈 키 큰 존재들의 폭력, 폭력은 지금 높은 곳에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낮은 곳 어린 것들은 한 아이의 버들피리 소리를 들으며 여전히 꼬리춤 멈출 줄 모르고 있었다.

낮은 곳에서(2)

- 내고향 뒷동산 보리수나무 -

어느날 나는 낮은 곳으로 갔다. 10월의 햇살 나뭇잎 적시고, 낯익은 벌레 울음소리 고요히 풀잎 흔드는 어릴 적 내 고향 낮은 곳으로 갔다. 산길을 돌아 가까이 가면 비탈진 곳 보리수 나무 한 그루, 보리수 나무 붉은 열매가 햇빛 속에서 제 몸을 드러내 놓고 있었다. 내가 살아 있는 것 만큼이나 살아 있는 것이 신기한 내 고향 뒷동산 보리수 나무 열매, 유혈과 살육은 보이지 않았다. 그날 아군의 총에 맞아 쓰러지던 내 이웃의 비명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숲은 땅을 덮고, 물소리는 작게 하늘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살아서 붉은 빛깔로 흔들리는 나의 보리수 나무 열매. 그리고 작은 숲과 시냇물. 광목처럼 넓은 품으로 산허리 감아 안은 10월의 햇살과 하늘 저쪽 흰구름 한자락. 그 때 멀리서 키 큰 침략군들이 어정어정 오만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높은 곳에서 가까이 오는 키 큰 침략군들의 발자국 소리. 어느날 침략군들은 다시 승리의 만세를 부를 것이다. 헐벗은 땅과 아파트와 오색 깃발의 주유소와 여자들의 배꼽. 문득 나의 작은 한숨소리 허공에 흐를 때, 바람 한 줄기 몸을 세워 낮은 곳 작은 어린 것들의 가슴을 간지르고 있었다. 깔깔대며 10월 하늘 적시는 내 고향 낮은 곳의 작고 어린 것들 웃음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