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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의 生


젊음을 낭비하지 말라고?

(누가 그랬지? 그게 나라니? 내가 언제?)

낭비할 젊음이 없을 때

비로소 생은 오네

햇살은 따스하고 한 생애는 저물어

가을나무들 고요히 명상에 잠기는데

빈털털이가 된 젊음이

지하철 삼성역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남은 빛 속에 구세군냄비라도 내걸고

나앉고 싶은 마음일 때

갑자기 환하게 불을 켜고 달려드는

내 마음의 불자동차,어디 불이 났나?

행인들 모두 불이낳게 제 갈 길로

흩어지고 덩그렇게 혼자 남아

아래위 호주머니를 뒤집어도

불쏘시게 하나 남지 않은

얼음짱같이 탕진된 이 생 속에

노란비옷을 뒤집어 쓴 소방수가 얼음판에

씽 씽 발레리나처럼 달려들며,

무어

무 어 라 고 ?

잘 안 들려!

생 을 낭 비 말 라 고?

또 무슨 낭비? 더 이상

낭비할 무엇이 남았는가 툴툴거리며

돌아서는데, 찌르르르蝡蝡蝡蝡蝡蝡

내 마음 다 삭은 나무등걸에서 튀어오르는

이 생의 이상한 찌르래기 새 한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