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잔칫날

by 이인자


용왕님 生辰날,
하나님, 부처님은 왜 이렇게
안 오시는지
빈손만 달랑 들고 찾아온
육지 손님들, 쪼로록 앉았는데
에게나, 용왕님 잔칫상은
찝찌름한 소금 간에
생미역 둥둥 띄운 맑은 미역국
그래도 그렇지
시장기가 반찬이고, 반찬이 시장기라고
빗물로 간 맞춘다고 여러 시간 수선인데
아직도 냄새부터 짠내만 풀풀 나는 것이
삼사일은 비가 더 내려야
잔칫상, 바다 미역국에 간이라도 맞겠다.
이럴 때는 참기름이라도 몇 드럼 퐁퐁퐁 뿌려야
구색은 못 갖춰도
까다로운 육지 손님, 질색 팔색은 안 떨텐데
사근사근한 참깨 모래알
다 짜버려진 깻묵으로 남아
영락없이 오늘 미역국은 소금간이 전부라도
이제는 그만하고, 먹자 싶으셨는지
간 맞추던 빗물도 멈춘
짠 듯 짭짤한 듯
미역국 한 그릇
용왕님 生辰 잔칫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