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상


춘천시는 역사적으로 우수주, 우두주, 우약주, 삭주라 불리어 오다가 고려 태조 23년(941년)에 춘주로 개칭되었고 이조 태종 13년(1413년)에 춘천이라는 지명이 만들어졌다. 춘천은 조선 말엽에 조정의 위급함이나 임금의 피신을 위해 작은 궁전인 이궁을 세우고 원주에 있던 관찰부를 춘천에 옮기고 1897년부터 강원도 행정의 중심지가 되었다. 춘천을 호반의 도시, 물의도시라고 하는 것은 춘천을 에워싼 의암호(1967년)가 위치하고 북쪽으로는 파라호(1944년), 춘천댐(1965년), 소양댐(1973년)같은 많은 호수로 둘러싸여 있는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중부고속도로가 개통되고 경춘가도 및 동서고속전철이 완성되면 이 고장은 많은 관광객 및 강원도를 대표할 수 있는 적지로 인정될 것이다.

필자는 이같은 내고장 춘천의 특성을 식물학적으로 조명하는 동시에 이 지역에 나는 식물자원의 실태와 분포를 소개함으로써 다가오는 2000년대 강원의 시대를 대비하여 우리가 춘천을 어떻게 가꾸어가는 것이 바람직하겠는가를 식물학적인 측면에서 전개하고자 한다.

1) 춘천지역 식물의 연구

춘천지역은 봉의산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오봉산·용화산, 동쪽에는 대룡산·가리산, 남쪽으로는 금병산·팔봉산, 서쪽에 삼악산 ·북배산·화악산으로 에워싸여 있는 춘천분지를 통털어 말한다. 이 지역의 식물에 관한 연구는 1923∼1926년에 중앙 임업시험장 연구팀에 의해 화악산의 수목 180여 종류의 수직분포가 밝혀진 이래 정태연·이우철(1965), 정태현(1956), 김동수(1972)등에 의해 부분적으로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필자등에 의해 대룡산, 삼악산, 가리산, 화악산, 금병산, 북배산, 오봉산, 팔봉산 및 화악산, 봉의산과 우두산, 중도와 우명도, 오봉산의 식물상을 연차적으로 조사하여 춘천지역 일대의 식물상을 자세히 검토한 바 있다.

2) 춘천지역 식물의 특색

인위적으로 구분되어진 행정구역에 따라 식물에 대한 특색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식물은 주어진 환경과 더불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지역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식물의 식생을 살펴봄으로써 춘천지역이 우리나라 식물구계구분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식생이란 식물이 모여서 생활하고 있을 때 그 전체를 가리켜 말하는 것이긴 하지만 식물들이 오랫동안 주어진 환경조건 하에서 적응진화된 결과적 산물이므로 입지조건에 따라 그 나름대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같은 특성에 따라 식물지리학자들은 지구상의 식생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구분해 왔다. 그중 가장 많이 인용되는 방법은 전세계의 식생을 37개의 식물구계로 나누는 로날드 굿(Ronald good)의 구분법이다. 이에 의하면 한국은 일화식물구계에 속하며 춘천지역은 온대아구계의 한국구에 속한다. 이를 한국의 식물분포와 기후, 지형요소에 따라 세분하면 중부아구의 가운데에 자리한다.

일화식물구계의 특색은 다른 구계에 비해 식물의 종류가 많다는 것, 즉 식물자원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비교적 강우량이 풍부하며 높은 산맥이 없어 식물의 이동이 가능했으며 과거에 심한 추위가 없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중 중부아구는 특산요소, 즉 특산종이나 특산속이 많은 곳이다. 이 지역은 산맥의 고지대를 따라 만주나 중국의 북방계 식물이 남하하고 저지대를 따라 일본이나 대만의 남방계식물이 북상하여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온대에 속하는 춘천지역을 식물사회학적 측면에서 보면, 화악산과 가리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000m 이하의 낮은 산들로서 식생의 수직적인 변화는 뚜렷하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약 500m 이하의 지역은 인간간섭으로 식생이 파괴되고, 그 이후 침입한 소나무가 2차적으로 군집을 형성하고 있으며, 500m 이상의 지역은 신갈나무 군집이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부에 형성된 소나무 군집은 교목층은 소나무와 신갈나무, 아교목층은 생강나무, 당단풍 및 개옷나무, 관목층은 철쭉과 털조록싸리, 초본층은 맑은대쑥, 산거울 및 큰기름새가 각각 우점종군을 형성하고 있으며 부분적으로 졸참나무 아군집과 박달나무 아군집을 만들고 있으나 인간간섭을 오랫동안 배제한다면 신갈나무군집으로 천연갱신될 것이다. 그리고, 본 지역에 자생하는 양치식물 이상 고등식물의 생활형, 번식형 및 생육형을 분석해보면 <표 26>과 같다. 이에 의하면 생활형은 반지중식물(H)이 35.7%로 가장 높으며 번식형의 산포기관형은 풍수산포형(D₁)이 가장 높으며 지하기관형은 독립식물(R5)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육형은 직립형(e)이 우세하여 춘천지역 식물의 생활형조성은 H-D1-R5-e 로 온대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표 26> 춘천지역의 생활형, 번식형 및 생육형


생활형

생활형조성

H-D1-R5-e

E

M

M

Ch

H

G

HH

Th

종수

8

122

118

9

382

192

27

213

%

0.8

11.4

11.0

0.8

35.7

17.9

2.5

19.9


번식형

지하기관형

D1

D2

D3

D4

D5

R1-3

R4

R5


434

132

148

352

4

208

19

844

%

40.5

12.3

13.8

32.9

0.4

19.4

1.8

78.8


생활형

e

pr

ps

p

t

b

r

l

종수

683

43

8

8

142

67

47

71

%

63.9

4.0

0.8

0.8

13.3

6.3

4.4

6.6


3) 춘천지역의 식물자원

필자가 춘천지역 10개 산을 대상으로 식물자원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그 현황은 <표 27>과 같다. 이에 따르면 본 지역에 나는 양치식물 이상의 관속식물은 123과 496속, 1,076종 4아종 55변종 14품종으로 총 1,149종류에 달하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식물은 4,595종류의 25.01%에 상당하는 많은 수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의 경계성을 분석하면 식용자원이 32.38%로 가장 많고 약용, 관상용, 목초용, 섬유용, 공업용순으로 나타났고 용도가 알려지지 않은 30.37% 속에는 신탄재, 과학적으로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민약재나 기타 유용식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표 28>

<표 27> 춘천지역의 식물자원 현황

지역/분류군

아종

변종

품종

춘 천

101

299

476

1

6

4

487

대룡산

102

353

582

1

10

3

596

금병산

95

322

537

1

9

1

548

삼악산

104

349

584

·

13

4

600

북배산

93

290

445

1

7

·

453

오봉산

95

305

517

·

14

3

534

팔봉산

84

258

396

·

3

·

399

용화산

105

369

667

2

11

3

683

가리산

102

330

519

·

14

3

536

화악산

99

340

604

1

15

5

652

123

496

1,076

4

55

14

1,149


춘천지역의 식물을 지리적인 분포로 보면 우리나라 특산속 식물인 금강초롱꽃(화악산)을 포함하여 사창분취(화악산), 설악조팝나무(가리산), 찝빵나무(화악산), 흰꽃좀닭의장풀(북배산), 금강제비꽃(대룡산, 북배산, 용화산) 같은 것이 나타난다.

<표 28> 춘천지역 식물의 유용도

용도

식용

약용

관상용

공업용

목재용

섬유용

목초용

용도미상

종수

372

330

178

5

45

28

158

349

%

32.4

28.7

15.5

0.4

3.9

2.4

13.8

30.4


그리고 북방계식물이 남하한 것으로 보여지는 것으로는 긴잎산조팝나무(중도), 큰조아재비(춘천), 왜개싱아(대룡산), 참동의나물(대룡산), 빗살현호색(대룡산), 달래(대룡산), 털개살구(북배산), 연밥피나무(북배산), 긴잎갈퀴(팔봉산), 개벼룩(중도, 삼악산, 팔봉산), 꽃장포(팔봉산), 산파(용화산), 희인가목(가리산), 붉은인가목(가리산), 감등사초(가리산), 털황경피나무(가리산), 황철나무(화악산), 닷꽃(화악산), 꽃쥐손이(화악산), 절초나무(화악산), 만삼(화악산), 솜분취(화악산) 등이 있다. 이중에도 평북, 강계, 영원에 나는 꽃장포가 팔봉산의 바위틈에 나는 것은 흥미있는 일이다. 또 남방계식물이 북상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으로는 고란초(대암산), 남방바람꽃(대암산), 애기도둑놈의갈구리(대암산), 자란초(금병산), 한련초(금병산), 고슴도치풀(삼악산), 나도수정초(삼악산), 부채괴불이끼(팔봉산, 오봉산), 큰황새냉이(오봉산), 수염며느리밥풀(오봉산), 흑삼능(오봉산), 잔디바랭이(오봉산), 넉줄고사리(대룡산,삼악산, 팔봉산), 참바늘골(용화산), 덩굴용담(가리산), 왕다람쥐꼬리(화악산), 홀애비바람꽃(화악산), 지포나무(화악산), 왕씀배(화악산) 등이 있다. 그리고 흔지않은 식물로는 중도에 애기석위, 둥근잎돼지풀, 검은도루박이, 가시박, 봉의산의 청수크령, 우두산의 큰벼룩아재비, 우명도의 미국쑥부쟁이, 춘천의 큰방가지똥, 봄구슬붕이, 대룡산의 누른종덩굴, 수정란풀, 삿갓풀, 점현호색, 금병산의 매화노루발, 고비고사리, 각시고사리, 소경불알, 삼악산의 희대극, 왕제비꽃, 큰도꼬마리, 북배산의 희종덩굴, 국화수리취, 흰여로, 오봉산의 참배암차즈기, 산이스라지나무, 애기물꽈리아재비, 골풀아재비, 좀괘이수염, 팔봉산의 나도국수나무, 산외, 버드생이나물, 용화산의 부게꽃나무, 붉은참반디, 갈잎용담, 소엽풀, 좀매자기, 가리산의 고사리삼, 가래고사리, 털팥배나무, 난쟁이 바위솔, 화악산의 생열귀나무, 흰물봉선, 산겨릅나무, 참당귀, 시호, 산꼬리풀, 털댕강나무, 붉은골풀아재비 같은 것들이 있다. 이밖에 특기할 것은 모감주나무, 탱자나무, 참중나무 등이 식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