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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금선>
064-762-3979, 018-385-3979
(697-060) 제주도 서귀포시 토평동 2333-6

    
     나 무




입이 없는 탓일까요
복화술을 하는 나무들의 속사정을 알 수는 없었습니다
그저 흔들리는 데로 바라만 보았습니다
이 따끔 바람이라도 불참이면 초록 잎사귀 바람에 나렸습니다
바람 따라 몇 장의 이파리가 먼길을 떠났습니다
나무는 새순이 돋아난 그날부터 줄곧 그랬습니다
대학시절, 제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바람에 보내지 못한 잎사귀는
그리움의 계절에야 길을 나섰습니다
미처 가지 못한 잎은 낙엽이 되어 나무 밑동에 묻혔습니다
다음 봄엔 떠나겠지요
그렇게 나무는 사철 내내 떠났습니다
누구에게로 갔는지, 어디로 갔는지는 모릅니다
그저 흔들리는 데로 바라만 보았습니다


















    작별인사




오늘도, 당신의 궤도에 있습니다
밤새 별을 보았지만 그곳으로 떠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마음 떠난 이를 잡아두는 것은 죄악입니다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당신이라 지만,
이제 그만 당신과의 억겁의 인연을 접고 싶습니다



당신의 눈물이 넝쿨지고 소쿠라져 저를 나무라셔도
46억 년 동안의 당신의 외로움,
아직도 녹지 않는 당신의 정수리에 꽂힌 고독의
까닭을 알 수는 없었습니다



뚝심보다 눈물이 많으신 당신,
걱정 마십시오
누구라도 당신을 떠나지 못합니다
이처럼, 중력의 전족을 차고 당신의 가슴에 총총히 서있습니다



스물 네 시간,
삼백 육십 오일,
육십 평생
돌고만 도는
당신과의 댄스를 멈추고 싶습니다
어지럽습니다
그러나, 나의 죽음까지도 가슴에 묻을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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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팅씨의 병




잘게 빗어넘긴 머리와
블랙진에 징이 박힌 블랙 슈즈를 신은
헌팅씨는
어느 날 갑자기
성스러운 병에 걸렸습니다
그녀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화학적 통제시스템이 엉망이 되고
경각심과 탐색준비 태세는 느슨해졌습니다
헌팅씨는
갑작스런 그리움과 막연한 불안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헌팅씨의 애정문화 전달방식은
눈으로 접속될 뿐만 아니라
신경시스템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태를
가능한 빨리 끝내려는
헌팅씨는
영원한 통증에 시달릴지도 모릅니다















    나의 방




모로 누웠다
항상 그랬다
춘천에 와서 부턴
칼처럼 누인 몸뚱아리 마냥
그렇게 살았다
누구든 다가오면 베어낼 듯
그 칼끝에 마음이 많이 닳았다
그런 내가 담긴
나의 방은 칼집이 무성하다
찢기고 잘려나간 벽지 위에
그 칼끝으로 새긴
당신의 이름 석자

  




     편 지




뭉크의 절규에선
몽롱한 가을 바람이 불 길래 편지 한 통 배달되어 왔습니다



친구는 동맥을 엿보았다고
피로 얼룩진 편지는 말하고 있다
친구의 피가 나의 목을 타고 내려와
피 비린내 무서워
난 울었지
동맥이 실오라기 바람으로 내게 불어와
날 근심에 붙잡아 두려워하였지
쉼표도 없는 나의 인생에 너는,
길게 말 줄임표를 찍으며 달려 왔었지
이제 외로움에 범벅이 된 그 친구에게로 가야겠다























    여름방학
                                    



닦아 내려해도 닦아지지 않는 것들에 대해
칫솔질은 멈췄다
지리한 기말고사 끝나는 날
친군 다 닳은 칫솔을 챙겼다
사람으로 살았던 그 친구
사람으로 멍들었다



칫솔 마냥 닳은 마음을
가는 걸음마다 오므리는 그 길에
못내 덮고 가는 많은 일들이
태양 아래 탔다



그 아련한 열기 속에
난 여름과 함께 남겨졌다
헤어짐은 나를 과거에 넣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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