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대표작
세속도시의 즐거움 1

일류배우가 하기엔
민망한 섹스신을
단역배우가 대신한다
은막에 통닭처럼
알몸으로 던져지는 여인
얼굴 없는 몸뚬이로 팔려다니며
관능을 퍼덕거리는
하여 극장의 어둠 속엔
나, 관객이 있다
幻으로 배 불러오는 욕정과
幻이 불러일으키는 흥분이 있다
눈 앞의 시간이
토막난 채 흘러가는 필름이고
텅 빈 은막 위에 요동치는 것들이
幻인줄 알면서 나는 幻에 취해
실감나게 펼쳐지는 幻을 끝까지 본다
내 망막의 은막이 텅 빌 때까지
눈에서 나온 혓바닥이 멸할 때까지

회저의 시간

단숨에 죽는 자가 아니라, 고통을 겪을 만큼 겪으면
서 느릿느릿 죽어가는 자의 병이기에 회저에는 긴 울부짖음이 있다
그러나 그 울부짖음도 소용이 없는 텅 빈 무덤 속에서 진물 흐르는 썩은 살을 긁어
내며, 흙더미 허물어지는 소리를 우리가 만약 듣게 된다면......
그런 회저의 시간이 찾아온다,
자신의 인생에게 홀로 침묵으로 예배해야 하는
시간이, 어느날 예기치 않게, 또는 꿈길로,
우리의 첫 번째 죽음을 예고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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