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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섭>     
02-3473-9386, 015-8611-9933
(137-072) 서울시 서초구 서초2동 1326-17 우성 Apt 502-903

     절(寺)에서




모처럼 떠난
가족여행은 절로 떠나요



동생은 사진기에
절을 담아요
엄마는 절만 하고요 아빠는 절
약수를 마시고 있네요



목어(木魚)가 바람에 헤엄치는
푸른 바다 깊은
종소리
들어보셨나요



여기 저기
둘러봐도 절하는
사람들 많은
부처님들뿐이고요



가족사진 찍자고 모두들
찾고 있을 때 나는
선방문 출입금지 팻말
앞에 숨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죠



절 찍을라고요
부처님들 약올리지 마세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1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책을 선물해 주시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휘청거리는 아버지
내가 태어났을 때 깡다구
있게 자라다오 라고 엄마도 모를
귓속말을 하셨다는데
아버지와 밤낚시를 갔던 날
아무리 손으로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었던 붕어
호수 어두운 저쪽에서부터 미끄러지는
빗소리가 나를 우산 속으로 달려가게 했었다
아버지는 추위에 닭살처럼 돋아 오르는 찌를 바라보며
그렇게만 앉아 계셨고
아침해가 입질을 시작했을 때
나는 호수의 수많은 비늘이 벗겨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부턴가
시를 써 보겠다던 아들에게 우리 집에 시인이 나겠다고
충혈된 목소리로 말하시던 아버지가
오늘은 술에 취하셨다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책 밑에
조그만 시집을 숨겨 놓으시고

Press the photo
Press the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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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봄비




비가 올라나
과방에서 보던 책장이 후두둑
덮여지고 봄도 끝
아무래도 비가 올 것 같은데
자취방 쌀은 다 떨어지고
하늘은 속을 다 들어내고
바람이 꽃잎을 떨어내는데
아직은 봄바람
천둥소리는 꼬르륵
비가 올라나 결국
쌀알같은 비가 떨어졌는데
마지막 봄비
밥은 먹고 가야 할 텐데




    5월의 햇살



5월의 낮에 나는 나무 그늘에 앉아 있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온 햇살의 벌레 몇 마리
그늘 속의 나를 간질이고 있었다
가려워져서 긁으면 조각난 벌레의 날개가
반짝이며 떨어지고 있었다 무겁게
나는 그늘에 앉아 있었고
나무에는 새가 날아와서 틈틈이
조각난 벌레의 몸을 훔쳐보고 있었다
나무는 새의 무게로만 흔들리고 있었고
바람이 불어와 나무가 되고 있었다



나는 새의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방청소




자취방을 청소해요
먼지 들어 올까봐
문 꽉 닫아 놓아도 없어지지
않는 것들



내 방을 청소해주던
엄마를 생각해요 내가 꽉 꽉
닫아놓은
창문
장롱
서랍
일기장
몰래 나 모르게 다 열어 놓고
엄마는 내 방을 훔쳤죠



그럴 때마다 나는 문
꽝 닫아버리는
시위를 했었는데요



집을 떠나 있는 지금
서울 나의 빈방에선 엄마
한숨 같은 먼지가 수북히
쌓이고 있고요



나는 자취방을 청소해요
문 꽉 닫아 놓아도
내 몸의 일부가 떨어져
먼지가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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