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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시인
황미라의 시

아름다운 고물상

부러진 자전거 바퀴살이며 찌그러진 냄비, 녹슨 채 뒤엉
킨 가시철망, 바람만 가득한 공병들
그녀는 고물상집 딸이었다.
아침마다 학교 가자 부르면
마당 한쪽에 가득 쌓여 있던 고물들이 그녀보다 먼저 붉은 얼굴을 내밀었다
대낮에도 화투장을 쥐고 있던 그녀의 오빠들과 그 오빠들을 향해 욕을 퍼붓던 어머니
봄바람 따라 살랑살랑 다녀가던 도회의 언니들, 술타령하는 아버지
족히 열명은 되었을 가족 중 그녀가 몇 째 였는지 기억에 없지만
그녀의 가슴속으로
기우뚱 다리를 절며 들어오는 여동생이 있었다.
내 동생이 일학년이 됐어, 내동생이 어른스런 말을 했어
글쎄 내 동생이 백점을 맞았어
마음 한 올도 꼬이지 마라. 헝클어진 동생머리를 이쁘게 빗겨놓고
제몸을 허무는 고물 더미 사이로
하얀 교복 칼라를 빳빳하게 세우며 걸어나오는 그녀가
막 닦아 놓은 양은 그릇 같았다.
누구나 광휘로운 한 때 있었으리라
더이상 꿈을 굴려 갈 수도
끓어오르는 열정도 날카로운 저항의 힘도, 감미로움도 없은
뚝뚝 부러지거나 더 깊이 녹슬 일만 남았다는 듯 지상에 코를
박고 웅크린
원형을 잃어버린
세상의 폐품들을 거두어 소중히 감싸안은 그녀의 집 을
그때는 나는 보았다.
저희도 볼품없이 삐걱이면서 가난하게 뒹굴면서
희망의 또다른 이름
고물 , 들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상처와 고통이 살비듬을 털며 순도 높은 생의 무게로
새롭게 빛날 그날의 위한
성전이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그녀와 오늘 전화를 했다.
너무나 환한, 오랜 세월의 틀에서 잘 뜬 주물 하나
그녀
그녀가 빼놓을 리 없다.
야 그 쬐그만 내 동생이 결혼해서 아들이 벌써 몇 살인데
그래 참 내동생이 내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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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정리: 강원대학교 김유영, '99년 2학기 지역사회홍보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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