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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시인
황미라의 시

깊은 꽃잎

햇살좋은 가을날
창호지를 새로 발랐지
안방 건넌방 문들 마당에 내놓고
한숨과 눈물 얼룩진 누런 창호지를 떼어내면
촘촘한 물상 사이로 몸 떨며 견뎌온 세월이 절룩이며 걸어 나왔다.
흐린 마음 아는지
뚝, 시침 뗀 하늘이 저만큼 높고
아무렴 너희들은 내가 지킨다.
머리에 수건을 말아 쓴 어머니 고운 풀을 창호지에 입혔네
희망의 귀퉁이 잡고 조심조심 문살에 붙혀
살짝 눌러주고 비질을 하고
바람이 들어와 아랫목에 누우면 어쩌나
문풍지까지 덧바르면
내일은 틀림없이 환할 거라고 울타리 아래서 국화꽃이
목을 빼고 나발을 불었다.
그렇다 아니다. 희고 노오란 머릴 끄덕이다 흔들어대다
소란을 떨어도
쓴내 한 번 안나고 향기로웠다.

몽상일까

참 눈부신 새 창호지 너머 알수 없는 그리움이 팽팽이 부풀고
가을이 나도 데려갔으면
공연히 싸해져 마루 끝에 앉음ㄴ
안심이 안되는지 어머니 빼놓지 않고
문고리쪽 그 하얀 창호지 위에
정성스레 붙이던 국화 이파리, 단풍잎 코스모스, 이름모를 빨간
가을 꽃잎들
힘겨워도 이세상에 예쁘게 무늬지라고
기도하듯 문마다 꽃을 심으셨네

꽃핀 창호지 앞에 달빛도 바람도 조용히 무릎을 꿇고
흔들리듯 흔들리지 않는 듯
한시절이 지나가고
이제는 가버린 자식들 그리며 어머니 쓸쓸히 창호지를
바르시네 잊지 않고 꽃을 심으시네
내 일생에 절대 지지 않을 꿈의 꽃잎이여
나는 가네
오래된 부적하나 그 꽃잎 품고 어둠속을 걸어가네


[황미라의 시][춘천 시인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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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정리: 강원대학교 김유영, '99년 2학기 지역사회홍보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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