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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영의 시

어머니가된 떠난 기차

허문영

모처럼
기차를 타고
아들집에 오신 어머니
부천에서 성북까지 전철을 타고
성북에서 춘천까지 기차를 타니
참 편하고 가깝다는 당신
어찌 그 먼거리가 가깝겠습니까?

어젯밤 나는 어머니에게 보여드리려고
앨범 깊숙이 간직해두었던
빛바랜 옛 흑백사진을 액자에 끼워 놓고
책상위에 붙여 놓았는데

-이 분이 아버지, 이분이 당신
-그리고 당신의 아들 형제들예요
-참 옛날이다 그지
-그땐 왜 그리 못살았는지
-부끄러운데 뭐하려 걸어놓았나?
-어머니, 저는 매일 이 사진을 볼거예요

하룻밤 손님처럼 주무시곤
휑하니 개찰구로 빨려 들어가신
나의 어머니는
사람들 속에 섞여
뒷모습조차 보이지 않고
떠나가는 기차의 차창을 보며
슬픈 수인사를 드렸다.

3호차 65호석에 앉아 계실
어머니가 타고 떠나버린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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