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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영의 시

봉화산 드는 길

허문영

겨울산에 안겨보신적이 있으십니까?

흰 눈이 쌓인 겨울산은 세상에서 이보다 썩지 않고 순결한 몸이 어디 있을까 하고 생각되는 깨끗한 희망으로 서 있습니다

겨울산에 들면 두 발이 눈에 빠지기도 하고 미끄러져 넘어지기도 하지만 모든 육신의 잎사귀들을 다 떨어버리고 부는 바람을 정면으로 맞고 서있는 겨울 나무들처럼 험한 땅 위의 거센 세파에 시달리면서도 뿌리를 깊게 내리고 천천히 때를 기다리는 자세를 배우고 싶습니다.

겨울나무들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줍니다. 이 추운 겨울속에서 사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나무들은 눈을 사랑 하는 나머지 휘몰아치는 눈보라를 그림자처럼 붙들고 있습니다 추우면 추운대로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대로 그렇게 서 있습니다.

겨울산에 들면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더라도 힘이 덜듭니다 흰눈이 피로를 덮어주기 때문입니다. 눈길 위를 걸으면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납니다. 그 소리는 이른 아침 세수할 때 나는 소리와 비슷합니다. 뽀드득 뽀드득 겨울산의 눈길을 걸으면 지저분한 내 얼굴을 씻고 스산한 내 마음을 털 수 있게 됩니다. 조금 미끄러지더라도 그냥 그 미끄러움에 몸을 맡겨버리면 별로 다칠게 없는 순한 겨울산이니 그리 겁내실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겨울산에 들면 어린날 어머니가 들려주던 옛날 이야기 속에 들어가는 것처럼 예상외로 푸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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