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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시인
김홍주의 시

시인의 집

허물어진 흙벽 너머로
달맞이꽃 몇 그루 피어납니다.

좋은 골목 끝에 금방 눈 에 띄는 이 집은
대문이 없습니다.
마당은 고운 흙으로 덮혀있는데
마당가 빈 개집 앞에 퍼렇게 테 두른 이빨 빠진 사기그릇이
이 집을 지키는 듯 합니다.

바람이 몹시 불던 날
녹슨 함석 지붕 몇 장 날아가고
동데 사람들 빗장 걸어
숨죽이던 날 밤
제복 입은 사람들은
시인을 끌고 갔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비척이며 끌려가는
컴컴한 그림자를 오랫동안 기억했습니다.

그 후 시인의 집 댓돌 위에는
발끝 맞춘 흰 고무신이 놓여 있었고
아궁이엔 늘 불 붙어
굴뚝에 힘차게 연기 치솟아
그 집은 곧 소리치며 출발하는 기차처럼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김홍주의 시][춘천 시인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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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정리: 강원대학교 김유영, '99년 2학기 지역사회홍보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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