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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효정>     
0396-592-1488, 019-320-0975
(472-120)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 297



     팬터마임
     



      나는
     주춤거리는 그의 손을
     잡을 수가 없어
     너만 쳐다볼 뿐이다.



     너는 방탄 재질의 유리벽
     깨어지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신과의 약속처럼 차고 단단해
     나는 다가 설 수가 없다.



     누구도 만들어 놓은 적 없는 벽



     그 벽에 기대어
     나는
     맑고 투명한 얼음이 된다



     긴 시간의 날을 갈아 만든
     삶의, 열쇠가 된다.



     팬터마임 : 무언극

     











      사랑법



     관계와 관계 사이에서
     타인과 타인은 독립적이었고,
     나와 타인은 독립적이었으나,
     나와 나는 독립적이지 못했네.



     나는 내게 길들여져
     사랑이 찾아온 것도 모르고
     사랑하는 법도 알지 못했네.
     - 나는 나만 사랑했네.



     물처럼 흐르는 것이 사랑이라면
     댐이라도 되어
     잠시라도 잡고 싶은데
     나는 사랑을, 물을,
     조금씩 넘칠 수 있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네.



     시간처럼 끝없는 것이 사랑이라면
     시계라도 되어
     사랑의 마디 마디를 나누고
     시침과 분침이 되어
     그대와 만나고 싶은데
     사랑은 시간처럼 나눌 수 없네.



     나의 사랑은
     나를 변화시켜
     더욱더 나를 강하게 만들지만
     가끔씩 나를 잃어버리게도 하네.



     나는 나와 독립적이지 못해
     불꽃처럼 바람이 불면
     쉽게 꺼지기도 하네.
     - 나는 나만 사랑했네.



     사랑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랑하고
     알 수 없는 내 사랑의 힘은
     다시, 또 나를 사랑하게 하네.







     단풍이 들면


      초록의 무성함 속에서도
     가을은 오고 있었다.



     단풍이 들면 찾아오겠다던 약속은 잊은채
     나는 돌계단 위를 홀로 서성인다.
     차고 딱딱한 길이 성큼! 다가와 나는,
     두발을 모은 사형수처럼 돌길 끝에 서 있다.



     초록빛 눈망울이 뜰 때
     이미 단풍의 물결은 내 맘에 고여
     작은 우물을 만들고
     두레박 올리던 손들은 제 모습을 숨긴다.



     거울처럼 나를 보여주던, 우물이 있던 자리



     매미도 잠든 계절에
     여름을 지키던 햇살과 권태로운 초록 사태는
     낮잠을 깨우는 바람과
     詩로 단풍을 물들이고 있었다.

     




     




 돌 가마에 불을 지핀다, 타오르는 불선 사이로 칼날같은 꽃이 핀다, 가마굴에 가득 핀 꽃, 눈을 피로하게 한다, 가마에 손을 넣어보자, 불꽃은 식어 빠져 나의 손을 태우지 못하고, 나의 독도 사라진지 오래다. 독을 꺼낼 때마다 파리하게 흩어지는, 어긋난 선들처럼 나는 움직이지 못한다, 잠잠이 빠져드는 꿈은 알 수 없는 곳으로 나를 이끈다. 가마 어디에도 꽃은 없다. 찢겨진 손아귀들만 독처럼 헤쳐져 있다. 나의 눈에는 땀만 흐르고, 땀방울이 송글 맺혔다가..., 칼날이 나의 심장을 향해 달려든다. 다시 꽃이 하나 핀다, 붉은 혀를 내민 내 욕망의 꽃들,



 꽃이 진다,
 꽃이 핀다,



 독을 구을 때마다 꽃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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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

     


      축제는 이미 끝났다
     나의 축제는 이렇게 막을 내린다



     장미꽃이 만발했던 5월의 축제
     22해의, 나의 축제 기간 동안, 나는
     한번도 주인공이었던 적이 없었다



     누구를 위한 축제였던가
     나에게 묻는다



     빈 술병과 더위에 지쳐
     시든 장미의 신음만 고요한
     내 시간의 틈을 비집고 나온다



     다시금 들리는 축제의 함성
     술에 물든 나의 입술과
     음악에 취해버린 온몸이



     나의 축제는
     이미 끝난지 오래
     나의 축제는 언제나 이렇게 막을 내린다

     
  












      바람꽃

     


      폭풍속의 나무처럼
     위태로운 자세를 보이지 말라.



     그대 버리기 위한 샘을 팠다.
     림보, 운명의 굴레여!
     그대 떠난 시간이 아파와
     바다를 그리워하는 물줄기로 터널을 뚫는다.



     별도 보이지 않는 밤,
     바다를 항해하는 배는
     등대만을 기다릴 수 없는 법.



     잔가지에 불어닥친 떨림으로
     나는 그대의 심연을 읽는다.



     언제나 기다리는 것,
     마른 해초잎
     흔들리기 위하여
     피어난 꽃
     그리고
     바람.
     
 림보(limbo-라틴어) : 지옥과 천당 사이에 있어, 기독교에 접할 기회가 없었던 이나 성세를 받지 못한 어린이, 이교도, 백치 들의 영혼이 사는 곳이다. 고성소이지만, 이 시에서는 어떤 상황이나 문제의 중간 상태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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