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鄕詩 낭송회는......
자료제공: 한림대학교 국문학과 유혜영

매달 셋째주 토요일 오후 3시 BARA cafe에는 詩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시 낭송회를 갖는다. 이것이 바로 수향시 낭송회의 모임이며 이들은 첫 번째 사화집 <포장지에 서정시를>(1988), 두 번째 사화집 <鐘>(1991), 세 번째 사화집 <사라지는 것의 조각그림>(1992), 네 번째 사화집<거미의 아침>(1994) 그리고 다섯 번째 사화집 <봄을 여는 새>(1996)등을 우리들 앞에 내 놓으며 1996년 12월 21일의 만남으로 제110회를 기록하였다. 다음의 모임, 111회 낭송회는 97년 2월 15일이며 언제든지 참여를 원하시는 독자는 다음으로 원고를 보내면 된다.

원고 보낼 곳 :
바라다실 (T:52-4514)
권준호 (햇살 가득한 봉당, 51-4939, 200-070 춘천시 조양동 37-260
정정조 (200-163 춘천시 후평3동 대우 APT 3-205)
예총 FAX 54-2332



시 소개
(110회 수향시 낭송회 시첩에서 발췌)



蘭.귀소본능을 깨닫다
- 정정조

삼 년을 하루같이
정 들이기 핏줄같이

봄 가을 한 해 두 해
장승처럼 기다리니

굵은 돌 틈새 틈새로
하얀 꽃이 벌어라.

본래는 맑은 곳에
천 년을 사는 것이

말없이 다가와서
인연 위해 사노라니

꽃 피워 우려낸 귀소(歸巢)
본능처럼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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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4)
-딸에게-
-최현순

첫사랑이란 TV드라마에 딸애가 빠져있다.
어린 그애가 아빠의 첫사랑을 알고 있을까
그래 그곳은 첫사랑이 있는 아름다운 곳이지

어쩌다 가만히
"봄내"하고 불러보면
첫사랑이 생각나고

"첫사랑"하고 불러보면
눈물만이 난다야

강가를 나와 보면 소리없이
젊은 날의 내 첫사랑이 흘러간다.
그리고,
한 사나이의 빈 나룻배만
아직도 낡아가는 눈물로 매여있구나

세상에는 쓸모가 없는 몹쓸병에 걸린
그 세월을 사랑도 모르는 딸하나만 길렀구나

딸아, 이 다음에 사랑을 하려면
첫사랑이야, 그것이 또 마지막 사랑이 되려무나
보석 같은 젊은날을 무심코 잃는 것은 생명과 같은 것

지지도 않을 깜부기 같은 가슴앓이를
한 남자의 가슴에 심어주는 것은 아니란다.
사랑은 그렇게 무책임한 것이 아니란다.


겨우살이
-박기동

겨울살이는(본질적으로) 기생식물이다. 호주 서부지방의
사막에서 12월, 1월 한 여름에 드물게 눈에 띄는 노란 꽃
을 피우는 크리스마스트리라는 나무가 있다. 이 놈은 주위
의 관목들 뿌리를 찾아 100미터 가량 뻗어 나가기도 한
다. 수천 번 무차별로 뿌리가 뿌리를 찾아 달라 붙는다.
이 놈의 뿌리 한 가닥이 이웃 나무의 뿌리를 단단히 붙잡
아 작은 흰색 흡판이 발달하고, 흰색 고리로 저 나무 뿌리
를 휘감고 날카로운 목질 핀셋 한 쌍으로 저 나무 수액이
오르는 길을 독차지하여 물과 자양분을 얻는다.
대추나무에 겨우살이가 붙으면 마지막이다. 몸에 좋다는
대추도 먹지 못함은 물론이고 나무마저 말라 죽는다. 깊은
산 속에서 발견되는 겨우살이는 난치병에 좋다는 속설이
있으므로 꽤 높은 값으로 매매되기도 한다. 그럴 듯 한 것
이, 한 겨울 눈보라 속에서도 겨우살이는 초록색이다. 모
진 고초에도 죽지 않을 생명의 초록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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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로 가는
-이은무

어디서 탓는지
어디로 가는지
차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끝없이 하얗게 누워있는
광막한 벌판이다
낮도 아닌
밤도 아닌
어떤 중심으로
내가 나를 실고
열차는 달리고 있다
어딘지도 모르는
종점을 향해
내가 가고 있는 것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피를,
다 토해버리고
민족보다 우선하는
명분, 그 더러운 권력의 오물을 버리기 위해
내가 나를 데리고
시베리아로 가는
이 열차를 타고 있는 것이다


겨울산행 記
-백혜자

아무도 가지 않은
눈덮힌 산길
햇빛이 순결한 길에 닿아
새하얀 빛으로 반짝이며
산을 오르고
산정을 흘러내린
티도 없는 겨울하늘이
찰랑찰랑 숲을 채워
발목을 적신다

계곡을 넘어
마른숲 지날 때
도깨비 바늘이
겁없이 내몸에 붙어
무조건
먼 곳으로 가자고 조르는데
인동넝쿨 푸른 숨결에
쌓인 눈 녹아 창이 열리고
그리고
빼꼼이 내어다 보네

복동풍이
빛에 닿아 살며시 무너지는
설화를 지우며
봄을 꼬옥 안고있는 수목들의
맨살을 매섭게
흔들어도
산은
상기되어 펄럭이고
낙엽을 덮고 있는
알록제비꽃
초록색 잎새......
겨울숲엔
봄이 머물고 있었다


내 영혼의 뒷켠으로
-채한주

자신을 불질러 태우고
제풀에 쓰러지듯
그대로
내 영혼의 뒷켠으로 보내렵니다.

가만히 가슴을 접어 두어도
목줄타는 외로움으로 쓸어 버리고
휘말린 소용돌이 바람앞에
더 이상 분산시킬 마음이
남아 있지 않기에
칼바람으로 내 영혼도
잘라 놓을까 합니다.

그토록
애절했던 눈물도
겨울 가랑잎이
다 부서지도록 마르는 동안
내 정성의 눈물도 말랐습니다.

회색빛으로 덮히는 날
불안하게만 움켜잡고 있던
모든 것에 허상을
상념의 푸념으로
날려 보낼까 합니다.


낙산사 저녁 예불
-박태민

내설악 골짜기 태양이 숨어들면
낙산사 동종 울음보 터지고
청아한 목탁소리
파도속에 스미어라

연못살이 붕어보살 자라스님
현신(現身)한 부처 연꽃좌대 모시고
고개 치켜 들어
저녁예불 올리는데

죄 많은 중생
불전(佛典)에 합장하고
불타(佛陀)의 심정(心情)
반야심경 되뇌이며
속죄의 공양 백팔배로 올린다.


뒷풀이 연가
-김금분

국가에 대한 맹세를 한다
팡세를 가슴에 얹는다
애국가가 어느 결에 끝나고
자리에 착석하라는 암시
너무 잘 알아 엉덩이를 미리
내려놓는 내외 귀빈들이 많으시다
무릎에 놓여있는 꽃다발은 아가처럼 잠들어있다
깨우지말고 있다가 그에게 안겨줘야지
객석에 앉아서 무대를 바라본다
풀보다 강인하게 자란 그의 삶이 내려다본다
우리 사이에 조명은 꺼야 한다
누군가 작성한 공적조서는
허구헌 날 국기에 대한 맹세보다도
허망한 진술,
노래방 팡파레보다도 공허한 축하메세지,
그 스스로 박수를 보내는 삶의 광장에서
뒷풀이 하고 싶다
자, 이제부터 우리는 심산유곡 술주전자 돌리며
순도높은 공적자의 향기에 취해보자
어지러운 고백에 고개숙여 묵념올릴 것이니.


크리스마스 카드
-김란희

눈 내리는 산, 소나무숲
크리스마스 카드에
옮겨 심으면
실가지에 매달린
보석 같은 눈가루
솔잎 흔드는 바람
산은 온통
루비햇살 반짝이는

저 눈밭의 사슴 우는 고향.


수향시 회원 시집 안내 및 연락처

고경희 : 아홉의 끈을 풀고(1987) 사슬뜨기(1990) 창백한 아침(1995) 안개구간(1996)
T:51-1444
기정순 : 눈 부시게 흰 새가 되는 날(1992)
T:53-6634
김금분 : 화법전환(1992)
T:57-8663
박기동 : 어부 김판수(1985)
T:53-1918 / 50-6785(학교)
박민수 : 강변설화(1979) 생명의 능동(1981) 개꿈(1986) 당신의 천국(1989) 불꽃 춤 하얀 그림자 (1992) 낮은 곳에서(1996)
T:261-4321(학교)
박영희 : 우리 살아 있음에(1989) 누군가 떠나고 있다(1995)
T:54-8431
박유석 : 노래하는 새들(1979,공저) 꽃이 되면(1977) 바람의 합창(1979) 어머니의 강(1981) 빛들의 이야기(1987) 참외서리(1989,공저) 잠못 이루는 산(1991) 어둠 속에 흐르는 강(1994) 밤 으로 흐르는 강(1995)
T:241-2066
성덕제 : 까치소리(제1시조집) 그대 눈빛에 내 영혼 담아(제2시조집) 사랑하여 살아 왔음에(제3시 조집) 그 가을의 나무(제4시조집) 자작나무숲에 눈이 내리고(제5시집)
T:53-8470
유태수 : 창 밖의 눈과 시집(1994)
T:50-8124(학교)
이무상 : 사초하던 날(1983) 어느 하늘 별을 닦으면(1986)
T:53-5718
이영춘 : 종점에서(1978) 시지포스의 돌(1980) 귀 하나만 열어놓고(1987) 네 살던 날의 흔적(1980) 点 하나로 남기고 싶다(1990) 그대에게로 가는 편지(1994) 난 자꾸 눈물이 난다(1995)
T:54-7356(자택) / 52-5736(연구원)
이은무 : 낮은 소리로(1986) 생의 갈피에서(1987) 핏줄(1993) 밤똥(1994)
T:56-0439
이화주 : 아기새가 불던 꽈리(1987) 내게 한바람 털실이 있다면(1994)
T:54-2255
신준철 : 하늘은 참 맑던데(1995)
T:242-0376(학교) / 242-0366(자택)
심재교 : 젖은 발이 꿈꾸는 날(1993)
조규영 : 박꽃으로 핀 달빛(1994)
T:(0363)442-5396
진호섭 : 고향 가는 길(1994)
T:242-1922
채한주 : 유리빌딩을 적시는 밤비소리(1995)
T:241-3482
최돈선 : 칠년의 기다림과 일곱날의 생(1984) 허수아비 사랑(1989)
T:262-8729
최복형 : 꽃피는 아파트(1991)
T:57-1694
허문영 : 내가 안고 있는 것은 깊은 새벽에 뜬 별(1992)
T:53-5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