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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래 우린....
by 김영민

하나이지 못했던 몸짓이 애달파서 괜한 설움 머금던 날.
그날 본 네 얼굴은 유독이나 창백한 눈물색이었어
안녕이란 말은 왠지 다시 보리라는 희망을 앗아가는 거 같아
그냥 이대로 하늘 가득 깊은 안개 쏟아놓는 네 말이
행복이란 말은 왠지 돌아오리라는 소망을 데려가는 거 같아
그냥 이대로 세상 가득 엷은 웃음 뿌려 놓는다는 네 말이
한없이 한없이 멀어져갈 때 나도 한없이 한없이 작아져 갔어

누군가와 하나가 된다는 건 속까지 하나일 수 있다는 건
직녀를 만나러 가는 견우 마음 같은 건데
그래도 견우는 오작교를 건너 직녀를 안았고
행복하게 살았다잖아 행복하게 살았다잖아

난, 그래 난
한낮의 짙은 그림자로나 널 그리고
보이지 않는 희뿌연 연기 속에서나 널 만나지
존재한다는 건 서로의 가슴에 기대어 느끼는 건데
느낄 수 마저 없는
우리, 그래 우린....
희망을 볼 수 없이 안녕해야 하고
소망을 가질 수 없이 행복해야 하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