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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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산과 바다와 들을 내달려 다다른
으슥하니 어둠에 갖힌 막다른 골목
나는 장승이 되어 숨을 죽였다.

대문사이로 간신히 보이는 뜰안
봉숭화 붉게 물든 여린 손톱
아! 얼마만인가! 30년!

빌딩숲에 에워싸여
쬐꽤만 무덤같이 웅크린 옛집
그렇게 세월이 흘렀나 보다.

손때묻은 대문을 만지며
소리지른다.
"어머니! 문열어 주세요"


1996년 10월 5일, 카페 "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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