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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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9월 18일, 차수정

호수는 딸 아이의 얼굴
뭉게구름 높이 떠 흐르고
아내의 웃는 얼굴이 보인다.
겸연쩍은 내 얼굴이 어린다.
밤에는 씨알 굵은 붕어들이
보름달 따러 뛰어 오른다.

웬 일로,
한 밤 추위에
꽁꽁 들어박힌 칼날
가슴을 저며
숨통을 근ㅎ어
딸아
딸아
황망히 돌아오는
메아리

살랑이는 바람에조차
미소짖던 물결
이따금 솟구쳐
가슴 설레이던 파동
모두 다 간 데 없고
그 위에
싸락눈이 내린다.
황량한 바람그물이
물고기 그림자를 쫓는다.

내 마른 몸을 태워 한숨 날리자
아내의 체액을 짜 눈물 흘리자
우리 가느다란 호흡으로
식어가는 심장의 피로
하마,
녹여지련만.
녹여지련만.

내 밤 새워 술 마셔도
여태 파리한 네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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