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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 먹기 전의 회상(回想)

by 유혜영




비오는 날, 얼큰한 짬뽕이 먹고 싶다는 친구를 데리고 동네 중화요리 집을 찾아갔다 희뿌연 창문 너머로 질퍽하게 젖고 있는 동네 골목 사람도 없는데 비는 혼자 내린다 주룩 주룩 주루룩 주방장 손에 걸쳐진 무수한 면발 가닥처럼 흩어 졌다 모이고 모이는 이 빗줄기는 땅 속으로 면발은 입 속으로 들어가 끝을 맺는 치열한 우리의 삶 문득, 이 비속에서 바다가 보인다 나 태어나 처음으로 갔던 인천 바다 통통배 그 희뿌연 창문 너머로 보이던 비에 젖던 인천 바다 그 속에서 놀던 오징어, 홍합, 조개... 아 반가워라, 어느새 자라 여기 다 모였구나 내 앞에 놓인 얼큰한 짬뽕 한 그릇
인천 바다는 안녕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