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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전부


















모든 가족들이 곤히 잠들어 있는 꼭둑새벽 네 시면, 어머니는 반사적으로 일어나 시계를 본다. 벌써 4년째나 익숙해진 버릇이지만 그래도 눈을 뜨면 불안하다. 혹시나 늦지나 않았는지 시간을 확인하는 강박적인 습관이 몸에 배어버린 것이다.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들 도시락을 챙긴다. 무척이나 조용한 시각이기에 딸가닥거리는 소리도 내지 않으려고 몹시 조심한다. 가족들 중에서 서열 제 3위로 밀려난 남편의 아침잠을 깨우지 않도록 해야겠고, 또 고3짜리가 한숨이라도 더 자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확히 약속된 시각에 녀석을 깨워야 하기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이랴. 두 끼니의 도시락 반찬을 어떤 메뉴로 할 것인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으니 큰 일이다. 육 년 동안 매일 해오던 일인데 아침마다 잠깐씩 고민하는 것도 습관이 되어 버렸다. 영양관리에다 질리지 않도록 마음을 써줘야 한다. 큰 녀석의 메뉴가 결정되면 둘째인 딸아이의 것은 저절로 마련된다.

이렇게 해서 남편까지 출근하고 나면 나른한 피곤함과 못다 잔 아침잠이 온 몸 구석구석까지 파고 든다. 텔레비젼의 주부시간을 켜 놓으면 구수한 아나운서의 목소리하 자장가처럼 몸과 마음에 퍼진다. 잠깐 잤을까? 시어머니한테 들킨 낮잠처럼 후다닥 일어난다. 아침 설거지를 끝내고 빨래를 한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사이에 조간신문을 펼쳐든다. 혹시나 입시에 관한 정보라도 있을까하여 사회면으로부터 문화면까지, 심지어 새로운 참고서가 나왔나 해서 책 광고까지 훑어 보고나야 마음이 놓인다.

혼자 먹는 점심이야 라면으로 적당히 때워 버린다. 그러고 나면 정보수집이다. 녀석의 국민학교나 중학교 동창생 엄마들의 정보는 이미 믿지 않기로 해 둔지 오래 되었다. 간혹 그들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라고 해 봤자 서로 꼬불치고 감추다가 때 지난 뉴스거리나, 아니면 이미 잘 알려진 그런 신통찮은 이야기 이외에는 얻어내거나 전해 줄 수도 없는 것이다. 가까운 친척이나 그 중에서도 벌써 입시전쟁을 치뤄낸 애들 이모한테 전화를 건다. 집안에 앉아서 이 어머니가 해 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방안이다. 이미 입시전략은 수없이 반복해서 듣고 또 들어 잘 알고 있으면서도 '처음 들려줘서 고맙다느니 나 혼자만 모르고 있었다느니'하고 한참을 연막을 치고 호들갑을 떨고 나면 조금은 안심도 되고 마음도 후련해지는 것 같다.

아침에 아이들이 쪽지에 써두고 간 물건들을 챙기고 저녁반찬거리라든가 도시락에 넣어줄 부식과 밤참이나 간식을 구하려고 시장엘 간다. 다녀오고 나면 또다시 분주해진다. 딸아이 얘기를 듣고는 몇마디 건성으로 대꾸해주면서도 어머니의 관심은 온통 딸의 성적에 있다. 아니, 좀더 정확히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딸의 학급석차에 있다. 은근히 그얘기가 나왔으면 하고 고대할 뿐 차마 먼저 말을 꺼낼 수가 없어 눈치만 살피게 된다. 서로의 기분을 다치지 않게 위해서이다. 요즘 딸아이의 성적이 조금 떨어진 듯한 낌새를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큰 녀석이 고3이 되고부터는 딸에 대해 관심이 전보다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고3 아들이 밤 11시가 조금 지나면 초인종을 누른다. 깜짝 놀라며 큰 소리로 대꾸를 하고 뛰어 나간다. 조금이라도 지체했다간 그 다음에 되돌아올 아들의 반응이 더욱 무섭기 때문에 미리 놀란 가슴이 된다. 야식이나 간식을 챙겨 주면서 아들의 기분을 측정해 본다. 아들이 공부방으로 곱게 들어가줘야 이 어머니의 일과가 끝이 날텐데. 남편은 벌써 잠들어 있다. 부부는 이미 동거인일 뿐이다. 몸과 마음이 둘 모두 지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애정 따위는 둘째 아이가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볼류해두기로 잠정 합의한 셈이다.

이처럼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부모가, 특히 어머니가 집집마다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대에 어긋난 아이를 둔 어머니는 허전하고 허탈감에 빠지고 사는 의욕이 없어져 버린다. 물론 잠이 잘 올 리가 없고 그러다 보니 입맛도 잃고 아무런 의욕이 없는 "우울증"에 빠져 버리고 만다. 어머니는 인생의 의미를 상실한 셈이다. 허무한 인생이다. 어머니 자신의 삶의 기대를 아이에게 걸었던 그 만큼 우울해진다. 이러한 우울증이 있기 전에 이미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게 마련이다. 대개는 아들에게 화가 날 것이고 그러한 분노가 극에 달하면 미운 아들이 차라리 죽었으면 하고 바랄 수도 있다. 앞에 든 예에서와 같이 재수생의 어머니는 아들만 봐도 가슴이 뛰고 자기 아들을 죽일까봐 불안해지기조차 한다. 이런 상태에 있는 어머니는 남편과의 사이도 좋을 리가 없다. 남편의 무관심에 책임을 돌린다. 그러다가 어머니 자신의 '전생의 죄'라든가 '팔자탓'으로 미룬다. 이젠 온몸이 아파온다. 미뤄 두었던 고통이 한꺼번에 찾아온다. 두통으로부터 시작해서 요통, 관절통, 사지통, 복통까지 어디든 아파 온다. 그러면서 점차 우울증으로 이행해 간다.

만일 이런 어머니의 무한할 것 같은 헌신과 희생이 아들의 합격으로 충분히 보상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간혹은 그 보상이 충분치 못하여 아들을 일등 신랑감으로 만들어 보려는 지나친 욕심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어째서일까? 어째서 어머니는 자신의 인생을 자녀의 대학입학에 몽땅 걸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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