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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병



산업화 시대를 살아가는 데에는 여러 가지 자격증이 필요하다. 몇 십개의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해서 떠들썩했던 일이 있었다. 너무 많은 재주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도 복된 일이겠지만 평범한 시민으로서야 그럴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몇 개는 분명히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옛날에 우리 조상들은 대체로 기술자를 천대하였다. 요즘의 의사 선생님을 옛날엔 醫員 또는 醫生이라해서 중인(中人)으로 취급하였다.

의학박사가 되려면 물론 석사과정을 거쳐야 하고 대학원 입학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또 3년간의 공부를 마치기 전에 졸업시험 비슷한 종합시험을 치뤄야 한다. 여기에 합격해야 논문을 제출할 수 있는데 이 시험이 상당히 까다롭다. 스승께서 이 까다로운 시험을 통과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 주시면서 또 하나 통과해야 하는 시험이 남아 있다고 하셨다. 그게 뭘까 하고 의아심이 들었다. 그런 내 표정을 읽으셨는지 스승께서 웃으며 그게 바로 "운전 면허"시험이라고 말씀하셔서 스승을 따라 한바탕 웃은 적이 있다. 그 뒤로 나는 전문의 자격시험에다가 또 정말 운전면허 시험을 치뤄야 했다. 의사면허증, 전문의 자격증, 운전면허증, 주민등록증은 항상 나를 꾸며 주고 내가 나라는 증거를 제공해 주며 이제는 오히려 그 자격증을 잘 챙겨야 하는 강박적인 내가 되고 말았다.

황양은 여상 2학년이다. 머리가 아프고 자꾸 토해서 내과에 왔다가 정신과로 의뢰되었다. 황양은 시끄러운 소리에 특히 민감해서 그런 소리가 나면 머리가 깨져나갈 듯이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이런 고통은 열흘 전부터 갑자기 시작되었는데 처음엔 교실 책상에서 일어나질 못하고 쓰러져 버렸다. 그 다음날에도 의식을 잃고 기절했다. 그리고는 심한 두통과 헛구역질과 구토가 잇달아 생겼다.

이런 증상이 생기기 전에 학교 선생께서 타자시험 본다고 '들들 볶았다'고 한다. 요즘은 공부를 하려고 해도 공부가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다른 친구들은 한 번에 척척 붙는데 황양은 하느라고 해도 되는 일이 없다. 그래서 아직 급수증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속상하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황양은 울었다. 벌써 자기반 아이들 반쯤은 주산, 부기, 타자 급수증을 땄는데. 사실 황양은 중학교 때 성적이 안좋아 실업계로 갔었다. 그 일도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머리사진과 뇌파검사에서 이상이 없었다. 검사결과를 자세히 설명해주고 황양에게도 뭔가 열심히 할 수 있는 그런 긍정적인 면이 있음을 알려 주었다. 노력해봐도 소용없더라고 생각하고서 포기하는 것은 진짜로 패배하는 것이지만 시도해 보고 또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는 원하는 것을 꼭 이룰 수 있는 거라고 일러 주었다. 황양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그렇게 노력하려면 아프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약의 도움이 필요할 거라고 했더니 처방을 원했다.

황양은 그 뒤로 더 이상 병원에 올 필요가 없었다. 전화로 두 번 알려왔다. 이젠 아프지도 않고 공부도 잘 된다고. 만일 시험에 떨어진다 해도 될 때까지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급수병(級數病)에 걸린 황양의 경우는 어찌보면 그 만한 나이에서 보일 수 있는 애교섞인 사례에 불과하다. 일시적으로 손상된 자존심이 회복되기만 하면 잘 살아갈 수 있는 정신적인 자산(資産)이 풍부한 아이다. 증상이란 도와달라는 신호이다. 오히려 증상도 보이지 않으면서 마구 병적으로 달려가는 심한 환자들이 더 큰 문제이고 더욱 위험하다. 마치 대학입학을 지위향상 자격증 쯤으로 생각하는 수험생과 그 부모들이 '안보이는 환자'이다. 환자는 환자인데 치료받을 필요성조차 모르고 있는, 따라서 병원에 찾아올 줄도 모르는, 그런 환자이다. 대학졸업을 일등 신랑신부감의 필수요건인 양 무조건 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믿는 졸업장 망상, 또는 신랑신부 자격증 망상을 앓고 있다. 아직 오해의 수준이길 바라는데 왜냐하면 망상은 치료가 어렵기 때문이다.

아주 드물지만 이중정신병이란 병이 있다. 외따로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부부라든가 모녀, 형제나 자매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신병이다. 평소 지배적이고 강한 쪽에서 먼저 망상이 생기면 약한 쪽에겐 따라서 망상이 생겨 둘다 똑같은 망상을 앓게 된다. 물론 망상이 먼저 생긴 쪽이 치유되면 다른 쪽은 저절로 좋아지게 된다. 간혹은 약한 쪽을 따로 떼어 놓기만 해도 회복되는 수가 있다. 입시병도 부모자식간에, 그러니까 모자간이나 모녀간, 또는 부자간에 이러한 망상들이 생겨 이중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물론 그 치료대상은 부모를 우선적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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