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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는 한 사회를 바라보는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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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12월01일 참세상 [칼럼]

막내동생이 태어났을 때 나는 7살이었고, 둘째동생이 5살이었다. 막내동생에게 내가 뽀뽀를 하자 5살짜리 둘째동생이 내 입을 가로막으며 한 말이 있다. ‘언니가 자꾸 뽀뽀하면 막내동생이 에이즈에 걸려’라고. 7살짜리 아이에게도 에이즈는 어디선가 들어본 질병이었고, 그것은 아주 무서운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때가 82년이었다. 그리고 2006년, 25년이 지난 오늘 에이즈는 여전히도 무서운 질병이고 뽀뽀만 해도 감염되는 질병으로 남아있다.


12월 1일. 오늘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HIV/AIDS감염인과 감염인의 인권을 지지하는 활동가들은 에이즈의 날을 감염인 인권의 날로 만들자는 기조를 가지고 11월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HIV/AIDS감염인 인권주간 Positive Rights' 행사를 진행했다. 오늘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편견과 차별을 넘어’라는 제목의 기념행사를 했다.


우리는 기념행사에서 감염인의 목소리가 전혀 없는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HIV/AIDS 감염인 인권증진과 사회적 차별해소방안’에 대한 감염인의 발언기회를 요구하였다. 정부의 답변은 오늘 아침 공문으로 전달되었다. "행사의 모든 것이 마무리되어 행사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행사계획 시에 감염인의 발언을 미리 마련하지 못한 점을 양해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오늘 에이즈확산을 막고 감염인의 인권을 증진시키기 위해 유시민 복지부장관이 해야 할 일을 요구하기위해 기념행사에 참여하려고 하였다. 유시민 장관은 에이즈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인 인권을 증진시키고, 한미FTA협상을 중단해야하며,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유시민 장관이 바로 에이즈확산의 주범이 될 것임을 경고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1부 식순이 거의 끝나갈 무렵까지 행사장 진입을 차단당했고, 보건복지부 차관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는 순간에도 대한에이즈예방협회 관계자는 항의서한을 빼앗았다.


에이즈 확산 주범 ‘부시’, 이를 칭찬하는 한국정부


오늘 정부는 ‘편견과 차별을 넘어’라는 제목의 에이즈의 날 기념행사에서 감염인의 목소리를 배제한 반면 버시바우 미국대사를 고이 모셨다. 버시바우 미국대사는 부시대통령이 2003년 에이즈구제를 위한 대통령긴급계획을 마련했고, 긴급계획을 통해 아프리카의 감염인을 위해 지원을 하고 있고, 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국제기금에도 제일 많은 돈을 냈다며 에이즈확산을 막는데 미국이 최전선에 서 있음을 자랑했다. 그리고 한국정부가 올 초에 에이즈.결핵.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국제기금에 1000만 달러를 낸 것에 대해 칭찬했다.


부시대통령이 에이즈구제를 위한 대통령긴급계획을 통해 돈을 뿌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2003년 부시대통령은 에이즈구제를 위한 대통령 긴급계획(PEPFAR, 이하 긴급계획)을 발표하고, 150억 달러(약 15조)를 들여 5년에 걸쳐 계획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시는 긴급계획을 관장하는 미국 국제 에이즈 책임자로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CEO였던 토바이어스(Tobias)를 임명했고, 그는 2004년 4월에 긴급계획에서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의약품에 괜한 안전성과 유효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복제의약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ACT UP, 2004). 복제의약품의 품질을 문제 삼는 이유는 거대제약사의 비싼 오리지널 의약품을 사용하게 만들기 위해서이다. 2004년 당시 67개국의 360여개 NGO들은 부시의 복제의약품 사용 차단에 대한 비판성명을 발표했다. 부시가 정치자금을 대는 거대제약사들에게 보상해주기 위해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HIV 예방을 연구하는 공중보건학자들이 금욕이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바이어스는 일부일처제를 옹호하고 10대들의 성 행위를 늦추는 것이 콘돔사용보다 더욱 생산적이라며 예방을 위한 기금 중 2/3이상을 ‘결혼 전까지 오로지 금욕 프로그램(abstinence-only until marriage)’에 써야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부시의 긴급계획은 복제의약품 사용금지, 금욕 등을 옹호하는 국가에 직접 지원하는 형태를 고수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보수적인 사회를 만들고, 초국적제약자본에게 이윤을 몰아주기 위해 에이즈를 이용하고 있다. 오늘 한국정부는 감염인을 에이즈를 퍼트리는 주범으로 내몰고 에이즈를 자신을 위해 악용한 부시를 칭찬하면서 에이즈의 날 기념행사를 마쳤다. 바로 에이즈 확산의 주범인 부시를 칭찬하면서 말이다.


감염인에 대한 차별, 과연 인간 본성의 문제인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에이즈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기 보다는 공포를 조장함으로써 에이즈에 대한 왜곡된 정보와 오해를 확산시켜왔으며, 에이즈확산의 사회구조적인 원인을 은폐한 채 그 책임을 감염인에게 묻고 시한폭탄과도 같은 관리대상으로 간주하여 감염인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를 확산하는 정책으로 일관해왔다.


11월 27일 현애자 의원과 HIV/AIDS감염인 인권증진을 위한 에이즈예방법 대응 공동행동에서 주최한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개정방향 모색 토론회’에서 보건복지부는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과 차별은 법이나 제도, 정부정책에 기인된 것이라기보다 인간 모두가 가지고 있는 자신은 다르다는 차별의식 때문”이라고 했다.


차별과 편견이 생긴 것이 인간 모두가 차별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보건복지부의 입장은 에이즈 뿐 아니라 질병의 사회적 원인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감염인이 에이즈에 걸린 것도 감염인의 잘못이고,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감염인에 대한 차별도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7살인 아이가 에이즈환자를 본적도 없는데 어떻게 에이즈를 알고 에이즈를 두려워했다는 말인가?


HIV/AIDS감염인에 대한 태도, 운동진영도 다르지 않아


이러한 태도는 운동진영이든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인이든 크게 다르지 않다. 한미 FTA 3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던 9월 9일, 탑골공원 앞에서 의료인, 보건의료노동자, 환자들은 ‘건강은 상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한미 FTA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HIV/AIDS 감염인 인권증진을 위한 에이즈예방법 대응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에서 참가자들에게 ‘No FTA’라고 적힌 스티커를 나눠주었는데, 실수로 한 노동자에게 에이즈예방법을 비판하는 스티커를 나눠줬다. 스티커 디자인이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No FTA’스티커로 바꿔드렸더니, 무심결에 그 노동자는 “나는 더러운 사람이 아닌데 왜 이걸 주나 의아했다”는 말을 했다. “더러운 사람들이 에이즈에 걸리나요”라고 반문하자 노동자는 바로 “아 미안합니다”라고 했다. ‘누구나 건강할 권리’를 외치는 이들이 ‘누구나’에서 에이즈 환자를 배제하는 모습은 한미 FTA를 추진하고 있는 초국적제약자본과 닮아있다는 것을 그 노동자는 알게 되었을까?


11월 22일 민중총궐기가 있던 날 촛불집회에서 한 연사는 한미FTA의 폐해를 비유한다며 “에이즈보다 더 무서운 한미FTA가 몰려 온다”라고 말했다. HIV/AIDS감염인 인권증진을 위한 에이즈예방법 대응 공동행동에서도 감염인을 비롯한 활동가들이 이 자리에 있었고, 우리는 위 발언에 대해 정정요청을 했다. 그 이유는 에이즈는 공포스러운 질병이 아니며, 제약자본과 지배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에이즈를 공포스럽게 포장을 하고, 그 공포스러운 질병을 퍼트리는 이들이 HIV/AIDS감염인이라고 몰아붙이며 비난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별, 빈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에이즈의 주범이다


최초로 에이즈가 미국에서 발견되었을 때 레이건 정부는 순결과 가족주의를 옹호하기위해 동성애자와 HIV/AIDS감염인을 공격했으며, ‘성적으로 문란하여’ 결국에는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에이즈 발병원인을 규정했다. 이러한 미국의 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전 세계의 HIV/AIDS감염인은 예외 없이 사회적 낙인과 차별을 당하고 건강권을 비롯한 인권을 박탈당하고 있다.


에이즈를 게이돌림병 혹은 부도덕한 이들에 대한 천형으로 여기는 인식은 에이즈문제를 에이즈에 걸린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묻지 않고, ‘에이즈환자에 대한 응징을 해야 하고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주범을 통제해야 한다’는 식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나는 에이즈와 무관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고, 에이즈에 걸린 사람들을 비난하는 데 동참하게 만들었다. 흑인이, 동성애자가, 인도와 아프리카의 가난하고 덜 문명한 이들이 그리고 성 노동자들이 부도덕하고, 무식하고, 분별력이 없고, 덜 합법적이고, 비정상적이라고. 에이즈에 걸릴만한 짓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에이즈는 의학적으로 수혈과 성 행위를 통해서, 그리고 에이즈에 걸린 산모에서 태아에게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감염되어 면역력이 약해지는 질병이고, 사회적으로는 성차별, 인종차별, 성소수자 차별, 빈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의해 확산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질병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적 조건들에 의한 피해가 가장 심각한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에이즈 발병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인권과 예방이 반비례한다는 입장은 에이즈를 더욱 확산시킨다


한국에서 HIV/AIDS감염인은 소수가 맞다. 현재 4천 명이 안 된다. 그러나 이들이 짊어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는 이들 소수의 문제가 아니다. 에이즈 감염율이 높다는 것은 ‘부도덕하고 더러운 이들’이 많다는 것이 아니라 가난하고, 성 차별이 심하고 성소수 자차별이 심하고, 인종 차별이 심하고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한 폐해가 그만큼 심하다는 것이다. 에이즈는 단지 질병으로서만 이 사회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가 얼마나 비민주적인지, 빈곤과 차별,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한 폐해가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HIV/AIDS감염인은 소수일지라도 에이즈 운동은 이 사회를 바꿔나가는데 있어서 우리 모두의 운동과제여야 한다. 아프리카에서 여성운동주체들이 에이즈운동을 하고, 에이즈운동이 여성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또한 에이즈환자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에 반대하며, 부채탕감과 WTO 반대, 현재의 FTA 반대운동을 하고 있는 것은 필연적이다.


전 세계의 에이즈환자들은 에이즈 위기를 감염인의 관점으로 감염인의 방식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감염인 인권과 에이즈예방이 반비례한다는 입장은 에이즈를 더욱 확산시킬 뿐이다. 이제는 ‘에이즈가 아니라 제약자본의 탐욕이 우리를 죽인다’고 외치는 감염인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전 세계 에이즈환자들이 왜 부시의 해로운 무역협상에 대해 No라고 말하는지(Say no to Bush's toxic trade deals), ‘에이즈가 아닌 차별이 우리를 죽인다’고 외치는지 들어야 한다. 한국에서의 에이즈운동은 한국의 노동운동, 사회운동, 인권운동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에이즈보다 더 무서운 한미FTA’라는 발언이 자연스러운 우리의 운동과 누구나 건강할 권리에서 에이즈환자를 배제하는 우리의 모습은 수치다. 에이즈확산의 주범을 칭찬하는 한국의 에이즈의 날 기념행사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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