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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겨 들어야 할 에이즈 감염인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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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9월 18일 경향신문 [칼럼]

우리 사회에서 오해와 편견에 의해 부당하게 차별받는 대표적 집단 가운데 하나가 에이즈(AIDS) 감염인이다. 에이즈에 대한 공포감과 사회적 편견이 워낙 뿌리깊어 누구라도 에이즈에 감염되는 순간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진다. 에이즈 감염자가 발병으로 사망하는 것보다 사회적 냉대를 못이겨 자살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은 그 때문이다.

에이즈 감염인들이 엊그제 대학로 소극장에서 자신의 체험을 직접 증언한 것은 이같은 우리 사회의 낙후된 인권 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 감염인은 치과 병원에서 에이즈 감염자라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했다고 고발했다. 다른 한 감염인은 직장 내 건강검진에서 발견된 에이즈 감염 사실이 직장 상사에게 알려져 퇴사할 수 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에이즈 감염과 치과 진료가 의학적으로 아무 연관이 없는 데도 의사들조차 에이즈를 무조건 피하려든다는 점, 감염과 같은 신상비밀은 보건당국 외에는 알 수 없도록 에이즈예방법에 규정돼 있어도 현실에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명백히 드러난 것이다.

이들의 증언이 아니어도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보여주는 사례는 그동안 종종 지적돼 왔다. 지난해 서울의 한 병원에서는 급성 맹장염으로 판정받은 환자가 에이즈 감염자라는 사실을 알고는 수술을 거부해 물의를 빚었다. 에이즈인권단체가 2004년 전국의 공중보건의 3,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조사에서는 73.6%가 에이즈가 ‘눈물과 침을 통해 감염된다’고 응답해 의사들의 인식수준을 드러낸 바 있다.

우리 사회가 이처럼 비이성적인 에이즈 공포를 갖게 된 데는 1차적으로 보건당국의 책임이 크다. 1987년 에이즈예방법을 만들면서 에이즈 감염자를 보건당국에서 ‘격리조치’할 수 있도록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 조항은 나중에 삭제됐지만, 이미 국민들에게 에이즈 감염자와는 악수만 해도 위험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뒤였다.

에이즈 예방법은 지금도 감염자의 인권보다 감염경로를 통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 인권침해적 요인이 적지 않다. 감염자 본인의 의사에 반해 당국이 치료를 지시하고 강제처분할 수 있게 돼 있는 조항 등이 그것이다. 보건복지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해 최근 에이즈예방법 개정안을 국회에 내놓았다. 그렇다면 에이즈 감염자들의 절규어린 호소를 새겨들어 기왕에 제출한 개정법안에 그 내용을 반영하도록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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