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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회승 논설위원 한겨레 [칼럼]  2006.09.07

 

얼마 전 백혈병 환자와 가족 십수명이 국가인권위원회로 몰려갔다. 골수이식에 필요한 혈소판을 구하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농성 중에도 공여자를 찾으려 휴대전화에 매달리는 환자들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먹먹했다. 병마의 고통과 막대한 치료비야 스스로 짊어져야 할 멍에라 치자. 하지만 혈액형이 같은 20여명 안팎의 건강한 공여자를 찾는 건 의지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 이들이 눈물 젖은 전단지를 들고 군 부대와 소방서, 학교 등지를 헤매다 결국 인권위를 찾은 까닭이다.

문제는 돈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수가가 낮은 혈소판 제재 생산을 꺼리고, 병원은 그 뒷감당을 온전히 환자들한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혈소판 공급 약속을 받고 농성은 풀었지만, “환자들이 직접 피까지 구해야 하는” 뒤틀린 현실이 말끔히 정리된 건 결코 아니다.

백혈병 환자들이 겪는 고통은 주먹구구식 혈액 정책의 난맥상이 빚어낸 한 단면일 뿐이다. 국내 헌혈자 수는 2003년 250만명을 정점으로 3년째 해마다 8% 안팎씩 줄어드는 형편이다. 혈액 비축량이 최소한 열흘치는 돼야 하는데 최근에는 하루치도 간당간당하다. 장병과 학생의 단체 헌혈 감소와 주5일제 근무 여파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는 곁가지다. 몇 해 전부터 어처구니없는 수혈 사고가 잇따르면서 혈액 안전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게 주된 이유다.

2004년에는 간염과 에이즈 감염 환자의 혈액이 유통돼 몇몇 수혈자가 감염된 사실이 드러났다. 에이즈 양성을 음성으로 잘못 판정하거나 검사 혈액이 뒤바뀐 경우도 수두룩했다. 그 이듬해엔 법정 전염병 환자 1200여명의 혈액이 돌아다니는 바람에 문제가 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사달이 났다. 헌혈 금지약물 치료 환자의 피가 채혈 과정에서 전혀 걸러지지 않은 것이다. 이런 부적격 혈액의 유통은 보건복지부 관할인 대한적십자사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관리본부가 서로 정보만 제대로 주고받았어도 예방할 수 있는 문제였다. 그런데도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계속되는 건, 혈액관리 시스템의 적폐가 얼마나 심각한 지경인지를 방증한다.

비단 혈액 안전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만성적인 혈액 부족으로 매년 270억원어치를 국외에서 들여온다. 그러나 민간 혈액원에서 채혈한 피는 유통기한을 넘기면 대부분 폐기된다. 적십자사의 공인된 혈액이 아니어서 검사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피가 모자란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다른 한편에선 상당량의 혈액이 시나브로 버려지는 수급 정책은 납득이 잘 안 된다. 검사 인증 절차를 두거나 수요자 망을 넓히는 방식으로 활용 방안을 찾는 게 우선 아닌가.

혈액 사업을 맡은 적십자사가 해마다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양질의 혈액 관리를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의사를 찾아보기 힘든 헌혈의 집에서 과연 꼼꼼한 문진과 안전한 채혈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저녁 6시면 어김없이 문을 닫는 바람에 허탕을 치는 일이 줄어들지도 의문이다. 사고대책 용역비용을 헌혈자들한테 줄 적립금에서 빼다 쓰라는 정부한테 지원을 바라는 건 무리인 것 같다. 혈액 수가가 선진국의 15~35%에 불과한 현실에서 백혈병 환자한테 안정적으로 혈소판이 공급될지도 알 수 없다.

많은 선진국들이 대형 혈액 사고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나서 정부의 종합적 관리와 책임을 강화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혈액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문제다. 계속 민간단체에 위탁할 일인지 곰곰이 따져볼 때다.

김회승 논설위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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