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질주 청소년 동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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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16

게이놀이 할 사람. 男자끼리 전화하면서 할 분(캠필). 男♥男(만나서 할 분)…’.

동성애자 전용 게시판이 아니다.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한 메신저의 채팅방 제목이다.

청소년 동성애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들이 즐겨쓰는 메신저가 동성애의 온상이 되고 있다. 이들 채팅방이 출몰하는 시간은 보통 오후 5시. 중고생들의 하교시간에 맞춰 눈에 띄게 늘어나는 채팅방은 심야까지 성시를 이룬다. 호기심으로 혹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시험해보기 위해 채팅방을 노크하는 청소년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번개에 응한 남학생들을 직접 만나봤다.

◇고3 이모군-부담없고 더 안전해서…

지난 12일 밤 지하철 7호선 군자역 근처 분식집에 고등학교 3학년 이모군(18)이 나타났다. 약 10분여의 채팅을 통해 선뜻 만남에 응해왔던 이군은 캐주얼 차림의 평범한 고교생. 채팅과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인근 여관에 가기로 약속한 상황이었다. 이군은 신분을 밝히고 인터뷰를 요청하자 당황하는 기색이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자연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군이 남성을 만나러 나온 것은 이번이 두번째로 막 자율학습을 마치고 나오는 길이었다.

이군은 “사실 동성애자는 아니다. 우연한 기회에 채팅방에 접속했다가 동성 간 성교를 하자는 쪽지를 받게 되면서 동성간의 번개문화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약 두달여간은 인터넷 상에서만 대화를 나누다 동갑인 친구를 알게됐고. 집이 빈 날 구강성교를 해본 것이 첫 경험이었다. 이군은 이같은 경험에 대해 “약간의 불안함은 있지만 큰 두려움은 없다. 남자와 하는 것이 더 쉽고 부담없어 안전하기까지 하다”면서 “주변에도 나같은 사람이 많다. 원하면 언제든지 이런 만남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1 한모씨-쉽게 접할 수 있어서…

같은 날 수원역. 검은색 사파리에 자주색 터틀넥을 입은 대학생 한모씨(20)를 만날 수 있었다. 채팅방에서 약속한 대로 인근 DVD방으로 이동한 뒤 인터뷰를 시도했다. 자신을 ‘이반(동성애자)’이라고 소개한 한씨는 중학교 2학년때 학교 성교육 시간에 동성 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에 인터넷을 통해 처음 동성애를 접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을 꺼려했지만 중3때 첫 만남을 가졌고. 이후 동성애자 커뮤니티와 채팅사이트 등을 통해 만남을 갖고있었다. 이반들 간에 돈독한 유대감을 갖고 있어 여느 친구 모임처럼 함께 밥도 먹고 놀러 다닌다고 했다. 한씨는 번개에 나온 이유에 대해 “솔직히 하고 싶어서 만났고. 대게 이런 만남은 일회성으로 끝난다”고 말했다. 한씨가 지금까지 번개를 통해 만난 남자는 약 10여명. 19살이 가장 어렸고 최대 30살을 넘지 않았다. 한씨는 “고2때는 여자친구를 사귀기도 했다. 나의 성정체성에 대해 하나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정상적으로 결혼해 한 아이의 아빠가 되고싶은데 나중을 생각하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한씨는 동성애가 왜곡되게 비춰지는 것을 걱정했다.

◇열린 일탈. 족쇄는 없다

문제는 적지않은 청소년이 무분별한 만남과 성관계를 하고 있지만. 이를 제지하는 사회적 장치가 거의 전무하다는 점이다. 대화방의 절반 이상이 음란채팅방으로 도배된 문제의 메신저의 경우. 그 흔한 경고문구 조차 없이 탈선의 온상이 되고 있었다.

극소수이긴 하지만 호기심으로 동성애를 경험하는 청소년들도 있었다. 채팅방에서 만난 이성애자 청소년의 경우 “실제로 이성을 만날 기회는 적고. 성매매업소를 출입할 수도 없는 나이다. 그런 면에서 남성이 오히려 쉽고 편하다”라는 천연덕스런 대답을 내놓았다. 이런 경우 대부분 동성과의 만남이 주는 색다르고 자극적인 느낌에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동성간의 성관계에서 주로 이뤄지는 항문성교는 에이즈 등 심각한 질병까지 일으킬 수 있다. 한국성교육센터의 이병열 교육부장은 “여러 파트너와 성관계를 갖는다는 것은 그만큼 임질. 매독. 에이즈 등 각종 바이러스 성병의 접촉기회를 늘리는 것과 같다”면서 “청소년들에게 건강한 성의식과 함께 안전한 성관계에 대한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효실기자 / 이태윤(숭실대)명예기자 gag11@
◇'동성애 소설' 비정상적인 인기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수면에 드러나는 것과 함께 동성애를 다룬 소설도 청소년들 사이에서 비정상적인 인기를 끌고있다.

항간에서는 최근 청소년 동성애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있는 하나의 이유로 이같은 동성애 소설의 범람을 꼽기도 한다. 특히 ‘야오이소설(남성간 성애를 다룬 소설)’의 한 갈래인 BL(Boys love의 약칭)물은 여중고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있다. BL은 남성들간의 사랑을 다룬 소설로 약 10년전부터 일본에서 수입되기 시작해. 최근에는 하나의 장르화하고 있는 추세다.

홍대의 대형만화서점인 한양툰크문고 김기성 사장(47)은 “BL물이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 구매자는 여중고생과 20~30대 여성독자들”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의 발달로 출판업계가 극도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상황에서도 BL물은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일 정도다.

하지만 ‘동성애 소설이 동성애를 부추긴다’는 시선에 대해서는 청소년들의 반론도 만만찮다. 평소 코노하라 나리세의 작품을 비롯한 BL소설을 즐겨읽는다는 여고생 최모양(18)은 “같은 반 40명 중 90%는 BL물을 안다. 하지만 여기에 휩쓸려서 동성애를 모방하는 친구는 보기 드물다”면서 “주인공 커플이 동성이란 차이만 있을 뿐 내용은 일반 로맨스 소설과 다를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동성애가 마치 하나의 붐으로 소비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직장인 정윤경씨(27)는 “아무리 BL물의 작품성이 좋더라도 동성애는 동성애”라면서 “혹시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단 한 명의 청소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포그니(성신여대)명예기자


◇ 동성애자 인권단체 '우려'의 목소리

청소년들이 위험한 동성간 만남을 이어가는 것에 관해서는 동성애자인권단체 역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구 한국남성동성애자인권단체) ‘친구사이’의 이종헌 대표(29)는 “이성애자이든 동성애자이든 청소년기는 성에 관해 관심이 많고. 자신의 성정체성을 고민하는 시기”라면서 “특히 청소년 동성애자의 경우 이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음성적인 통로를 이용하게 되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을 받아들일 사회적 안전망이 없다는 점이다. 채팅을 통해 만나는 사람으로 인해 자칫 청소년들이 입을 수 있는 정신적·육체적 피해는 삶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찾아가는 아이들을 사회의 안전망 속에서 보듬어주고.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열린 공간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호기심으로 동성을 만나는 청소년이 동성애자가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만약 호기심으로 그런 만남을 가졌다면.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동성애는 이성애처럼 확고한 성정체성이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문화적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커밍아웃을 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때문에 청소년 동성애자에 대해 가족과 학교가 기울여야 할 관심과 역할도 커지고 있다. 그는 “2005년 11월 ‘청소년 동성애자 인권을 위한 교사지침’을 펴내 각급 학교에 1000부 정도를 보냈다”면서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모두에 대한 바람직한 성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효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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