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S·성전환자·장애인, 편견 속에 갇힌 소수자의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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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3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AIDS 환자들은 본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검진에 불응할 때 형사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배우자나 동거가족에 대한 역학조사에 불응하면 벌을 받는다. 성전환 수술시 상당한 휴우증에도 보험적용은 고사하고 의료사고 제기도 어렵다.


그뿐 아니라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정작 장애인 활동이 배제됐다. 또, 장애인이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은 1.7%(2006년 현재)에 불과하다.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나라의 이야기다. 이처럼 건강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여전하지만 관련 법안이 다른 법안 제정에 밀리거나 여론에 밀려 개선될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 AIDS 보균자는 범법자? =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후천성 면역결핍증 예방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통해 에이즈 보균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 이에 대해 수정 및 삭제를 권고했다.


인권위 자료에 따르면 에이즈는 의학적으로 발병까지 오래 걸리고, 전염력도 약해 간헐적으로 유행 가능한 3군 바이러스로 분류된다. 게다가 성행위나 수혈, 임신·출산, 수유, 주사바늘 사용 등이 있으나 악수·포옹 등을 통해서는 감염이 이뤄지지 않는다.


치료 방법도 많이 개선됐다. 초기에는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였으나 1990년 중반 이후 항-HIV 병합요법이 개발·보급된 이후 유지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인식된다. 최근에는 20년 이상 생존하거나 자연사할 때까지 발병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 초기에는 실명검사, 강제검사 등으로 통제 중심의 공중보건 정책으로 일관됐으나 감염인의 사생활 침해 조장, 감염인이 검진이나 상담을 거부하는 결과를 부르자 최근에는 감염인의 자발성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따라서 익명 검진이 활성화돼야 하고 만일 익명 검진이 아닐 경우에는 피검진자의 명시적인 동의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인권위의 의견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법안은 개인정보 침해 등의 소지가 부단하다는 것이 인권위의 판단이다.


권고안에 따르면 다방의 여종업원, 유흥접객원, 안마시술소의 여종업원, 등 특수 업태에 대한 강제적 검진은 특수 업종에 있다는 이유로 질병의 매개체로 인식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또, 일상생활을 통한 전파 가능성이 희박함에도 동거가족을 감염되기 쉬운 환경에 있는 것으로 인식시키는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감독이 불가능한 성행위시 콘돔 미사용시 3년 이하의 징역 규정은 감염인을 예비범죄자로 분류하고, 위반시 처벌 조항이 없고 구체적인 금지조항이 없는 고용상 차별 금지 규정도 지적 됐다.


그러나 국내에는 아직 에이즈 보균자에 대한 차별 의식은 심각하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서울특별시지회 삼육대학교 에이즈예방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의 에이즈에 대한 지식 정도는 높지 않으며 사소한 접촉만으로 에이즈에 감염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위험에 방어없이 노출된 성전환자들 = 동성애는 더 이상 질병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의 문제로 인식돼는 추세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구제법의 하나인 성전환 수술은 의료보험의 대상도 아니며 의료사고 시에도 보호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최현숙 위원장은 “근본적으로 한 인간이 실존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확인하려는 수술이라는 점에서 절박한 수술이고 의료보험에 들어갈 만한 근거가 있다”고 말한다.


최 위원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성전환자임을 확인하는 정신과 진료까지는 보험이 되지만 호르몬 투여부터는 보험에 해당돼지 않는다. 몸에 무리가 많이 가는 가슴이나 성기, 혹은 자궁 제거 수술 등이 전혀 보험처리가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수술비가 병원마다 큰 차이가 있으며 의료사고나 재수술도 상당히 많은 편이라 경제적인 부담이 상당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사보험에서조차 보험 가입이 되지 않다고 한다.


결국 이같은 부담들이 성전환 수술을 받으려는 이들을 유흥업으로 몰아넣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성전환 수술에 대한 의료보험 포함 안건은 지난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권고를 통해 지적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도 논의조차 돼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 장애인 없는 장애인차별금지법 =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은 관련법안이 제정되면서 해결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법안의 제정에도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이하 ‘장차법추진연대’)의 문제 제기가 이러지는 등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장차법추진연대의 주장에 따르면 첫째, 권리구제기구에 장애인을 포함, 장애인차별시정소위원회를 인권위의 소위원회가 아닌 독립성 보장이 필요, 현실적인 인원 배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장애인의 의료보장도 그다지 밝지 못하다. 스마일재단이 2006년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이 치과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의원은 전체 1만 2000여개 중 1.7%에 불과하다. 그 외에도 장애인의 특성상 마취치료 등의 필요 등의 추가 부담으로 인해 여타 질병도 치료받기 쉽지 않다.


행동조절이 곤란한 일부 장애인들은 치료 과정에서 상처를 입기도 하고, 심할 경우 의료분쟁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장애인 치과진료 경험이 없는 의사들이 치료를 기피하는 경향 탓이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해결하는 발걸음은 너무나 더디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심정토로다.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은 지난 11일, 보건의료단체연합, 에이즈예방법대응공동행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백혈병환우회와 함께 소수인권관련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현애자 의원은 다시 한번 민중의 기본적 인권에 대한 존엄을 되새기며,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혈액관리법개정안, 후천성면역결핍증전부개정안 등을 17대 국회에에 처리될 것을 촉구했다.


현 의원은 소수자를 위한 여러 인권 법안이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가 후천성면역결핍증에 대한 결정문을 국회에 전달하였음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명백히 보건복지위의 인권 불감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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