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에이즈 공포를 벗어던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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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에이즈예방법 권고는 ‘이상 아닌 현실’
'참세상' 2007년02월28일

2월 2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보건복지부에 전달한 에이즈예방법(이하 예방법)에 대한 의견을 두고, 언론과 여론이 뜨겁다. 앞 다투어 보수언론들은 사설을 통해 국가인권위원회 발표가 오히려 에이즈 확산을 방조하고 있고 ‘국민건강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권고임을 강조하고 있다. 현실과 이상사이에 갈피를 못 잡고 있다고 평가하거나, 당장 내일이라도 전 국민이 에이즈에 감염될 것처럼 떠벌리며 공포감만 조성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 역시 에이즈 감염인들을 ‘걸어 다니는 바이러스’ 쯤으로 취급하며 입에 담긴 힘든 욕설을 쏟아내고 있고, 감염인들의 존재자체를 거부하거나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감염인들을 격리하는 것만이 당연한 조치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


공포, 죽음, 20세기 흑사병. 에이즈?


공포, 죽음, 격리, 20세기 흑사병, 문란한 성관계, 동성애자. 에이즈하면 쉽게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에이즈라는 붉은 글씨 위에 사악한 악마가 삼지창을 들고 있는 모습은 학창시절 성교육이라고 한답시고 틀어줬던 비디오 속에 나왔던 이미지다. 에이즈 환자가 붉은 반점에 뼈만 앙상하게 남은 상태로 병상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다. 에이즈 감염경로를 설명하기 위해 등장했던 벌거벗은 남자 2명의 위태로운 자세는 에이즈가 게이(남성동성애자)들만 걸리는 질병쯤으로 인식하게 하였다. 에이즈와 얽힌 사고만 짚어보아도 한국사회가 얼마나 에이즈에 대해 과민반응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감염인 살인사건이 일어난 현장에서 혈흔을 일주일 동안 치우지 못한 경찰의 모습에서, 아이를 임신한 에이즈 감염인 부부를 두고 ‘못난 엄마, 아빠’로 매도하는 모습에서 에이즈를 바라보는 그릇된 시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여기에 한국정부가 취한 감염인 통제, 격리의 정책과 동성애자, 성매매여성 등 고위험 집단만을 타게팅한 예방정책은 에이즈에 대해 막연하게 갖고 있던 이미지가 사실인양 여기게 하였다. 그러다보니 에이즈는 질병 그대로의 모습보다, 하늘이 내린 천형, 천벌쯤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나와 우리가 위험그룹(집단)이 아니라면 에이즈는 전혀 상관없는 질병으로 여겨진다.




지난 해 9월 국내 최초로 열린 'HIV/AIDS 감염인 인권증언대회'


만약 당신이 감기에 걸려있다고 생각해보자. 가족이나 함께 살고 있는 동반자가 감기에 걸릴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강제 감기검사를 받게 한다면 과연 이것은 타당한 조치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사회구성원들을 감기에 걸리게 할 수 있다며 격리조치를 하거나 이사할 때마다 ‘나는 감기걸린 환자’라고 딱지를 붙여 국가에 보고해야 한다면. 그리고 고용주로부터 퇴사권고를 받거나 타인에게 전파시켰을 때 처벌을 받게 된다면. 과연 이것이 타당한 조치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물론 감기는 병원에 가서 주사 한대 맞거나, 나에게 맞는 약을 직접 사 먹게 되면 쉽게 낫는다. 그리고 감기를 옮겼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거나, 감기에 걸렸다고 격리되거나 손가락질 받지 않는다. 단지 예방법으로 인해 에이즈 감염인들이 받는 차별을 감기환자에 비유해본 것이다. 정말 말도 안 되는 비유라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지금의 반응을 에이즈 환자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겠는가? 그러지 못한다면 그 차이는 무엇일까? 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에이즈 패러다임 전환, 예방과 인권가치 실현 위한 길


그동안 우리가 듣고 배워온 잘못된 정보는 에이즈에 대한 공포만 부풀려왔다. 국가인권위원회 권고가 국제적 기준에 준하는 수준의 기초적이고 당연한 내용임에도 사람들이 에이즈에 대해 지나치게 과민반응 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동안 감염인수가 하나 둘 증가할 때마다 한국 정부는 증가수치에만 예민했지 에이즈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조차 교육하지 않았다. 감기와 다르게 감염경로가 명확해 예방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오히려 숨겨왔다. 그리고 편견과 차별을 가중시키는 정책으로 일관했다. 비감염인과 감염인을 끊임없이 분리해냈고, 감염인들을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예비범죄자 취급을 해왔다. 이런 정책과 교육으로는 한국사회를 에이즈 공포로부터 절대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


이번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아래 예방법 조항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의미를 넘어 20여 년간 감춰져왔던 에이즈에 대한 은유들을 이제는 벗어던져야 한다는 상당히 상징적인 조치다. 효과적인 에이즈 예방을 위해서라도 실현 가능성 없고 허울만 좋았던 기존의 정책은 바뀌어야 한다. 감염인을 통제하고 격리하여 그들을 음지로 더욱 모는 것만이 나와 우리를 에이즈로부터 안전하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감염인의 인권이 보호되는 정책이 유지되고 그들이 양지로 나와 사회구성원들과 더불어 살수 있을 때 우리는 에이즈 예방과 인권가치 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모 일간지 기자는 이번 국가인권위원회의 이번 권고조치를 두고 이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사회의 감염인 인권 수준이 매우 척박하다는 것, 그리고 감염인 비감염임을 분리해내는 정책으로는 절대 에이즈 예방을 이룰 수 없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현실이고 지금의 예방법으로 에이즈라는 질병을 퇴치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이것이야말로 이상이다. 이상과 현실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쪽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아니라 바로 보건복지부와 언론이다. 보건복지부는 국가인권위원회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에이즈 예방법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 그리고 감염인들과 함께 에이즈 패러다임을 새로 재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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