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감염인 결혼 금지법과 <너는 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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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감염인은 격리수용해야 하는 존재인가. 에이즈 감염인은 결혼해서는 안 되는 것일까. 국가는 에이즈 감염인 결혼 금지법을 만들어야 할까. 국가는 에이즈 감염인이 결혼하기 전에 반드시 사전신고를 하도록 해야 할까. 국가는 에이즈 감염인과 비감염인이 결혼하는 것을 방치했을 경우 비감염인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할까.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열에 아홉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그렇다고 대답했을 사람이 꽤 됐을 것이다. 10여 년 전 우리 사회에서 지식인층이라고 할 수 있는 언론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신문 내용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것이었다. 다음은 1991년 3월5일 한 국내 중앙 일간지가 ‘에이즈 숨겨 결혼, 출산-환자 관리 허점...외항선원 부인 국가에 손배’라는 제목을 달아 보도한 내용이다.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자들에 대한 격리수용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당국에서 확인된 감염자들이 정상적인 건강인들처럼 취업과 결혼, 출산까지 하고 있다.
더욱이 당국은 에이즈 감염자들의 인격권보호를 이유로 신원을 숨겨줌으로써 감염사실을 모른 채 결혼하는 배우자와 자녀, 그리고 주변 관계자들까지 감염시키는 등 큰 문제를 빚고 있다.
문제의 피해자인 주부 이모씨(29, 부산시 남구)는 지난 89년 5월 결혼한 남편 문모씨(32, 외항선원)가 결혼 전인 89년 3월에 보사부로부터 에이즈 감염자로 확인됐으나 당국의 감염자 관리의 허술로 이씨의 감염사실을 모른 채 결혼했었다.(중략)
이씨는 정신적 충격으로 몸져누운 채 변호사를 선임, 이혼소송을 준비해놓고 오는 10일로 예정된 남편의 귀국을 기다리고 있다. 이씨와 이씨의 친정가족들은 에이즈 감염자를 허술하게 관리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아울러 낼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의 첫머리는 충격적이다. 이 신문은 정부 당국이 에이즈 감염인들은 모두 격리수용해야 하는데 수용하지 않았다고 질책하고 있다. 또 에이즈 감염인들이 취업과 결혼, 출산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기사를 쓴 기자뿐만 아니라 이 기사를 다듬은 차장, 부장, 편집기자, 교열기자 등 많은 사람들도 이런 주장에 동조를 했기 때문에 이 기사가 실렸을 것이다. 이런 충격적인 주장(에이즈 감염인은 모두 격리수용해야 함)을 용감하게 하는 언론사가 그 뒤 아무런 비판을 받지 않고 또 스스로도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는 사실 또한 부끄러운 한국 언론의 현주소다.
이 기사의 두 번째 문장을 보면 당국이 에이즈 감염인의 신원을 숨겨준 것을 문제삼고 있다. 에이즈 감염인이 다른 사람과 사귀거나 결혼하려는 사실을 정부 당국이 24시간 감시를 해서라도 파악해 상대방에게 감염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에이즈 예방법에는 환자/감염인에 대한 신원 누설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만약 기자와 이 신문이 기사의 내용이 올바른 것임을 굳게 믿는다면 법 개정부터 요구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지금까지 에이즈 예방법에 명시된 이 조항을 문제삼은 언론인이나 언론사는 없었다.

필자는 에이즈 감염인이나 환자가 자신의 감염 사실을 숨긴 채 다른 사람과 결혼하거나 성 관계를 갖는 것, 특히 안전장치를 하지 않은 채 성관계를 갖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다. 외항선원은 결혼을 포기하거나 자신의 감염 사실을 털어놓아야 했다. 진정한 사랑으로 맺어진 결혼이었다면 그렇게까지 진행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혼을 막지 못한 것은 결코 정부의 책임이 아니다.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일도 아니다. 이미 외항선원 가운데 에이즈 감염인이 여럿 나왔다고 신문과 방송에 많이 보도되었기에 혹시나 하고 의심이 갔다면 결혼 전에 에이즈 검사를 포함한 건강검진 결과를 요구했어야 했다.

이 기사를 쓴 기자와 당시 데스크들이 지난해 애인이 에이즈 감염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끝까지 그녀를 사랑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뤄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황정민, 전도연 주연의 한국영화 <너는 내 운명>을 보았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출처: '함께사는세상' 2006년 2월호 - 요지경 성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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