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망  [감염인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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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HIV감염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안지도 10년이 지났다. 그 당시만 해도 감염되면 길어야 5년 이라고 했으니 6년은 덤으로 산 것일까? 사생활이 나빠 얻은 병은 아니지만 항상 난 음지에 있어야만 했다. 가족이 걱정되어 떳떳하게 내세울 수도 없는 병이고 받아들이는 인식이 아직도 날 움츠리게 한다.

병원에 입원할 처지가 될 때마다 치욕적인 서러움을 느낀다. 의학상식이 있는 병원관계자마저도 경계시 하는 것이 확연하다. 그럴 때마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항상 당당하게 나서서 해결해주는 아내가 있어 마음 한편은 든든하지만 그래도 속마음은 고통스럽기 그지없다.

그래도 요즘은 많이 홍보가 되어서 예전 같지는 않지만 그때만 해도 병원에 입원하면 일회용도시락을 사용해야하고, 복도엔 나오지도 못하게 하여 의사나 간호사들이 병실에 들어 올 때면 갑옷차림으로 완벽하게 무장한 채 들어오곤 했다. 그런 대우를 받는다는 것이 죽는 것보다 싫었다. 하지만 돌아보면 내 맘을 닫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날 담당하시는 모든 분의 도움으로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의사선생님과 자주 상담을 하고 정보를 얻는다. 선생님께서는 의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되고 있으니 희망을 잃지 말라고 말한다.

때때로 내가 정말로 HIV 감염인인가 자문해 보곤 한다. 또 때로는 우리 가정이 끝까지 지켜질까 하는 걱정도 하지만 예전과 내 생활이 똑같을 수 없다.

친구와의 만남도 없고 외출도 병원 가는 일 외에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나의 유일한 벗은 아내와 컴퓨터이다. 난 다른 사람처럼 혼자 거동하지 못한다. 내겐 보호자가 동행해야하므로 나 때문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는 아내에게 미안하다. 내가 가지고 태어난 혈우병만 아니었어도 이렇게까지 신체가 망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혈액제재를 통한 HIV 감염도 없었을 것이지만 넋두리만 하고 있으면 뭐할까. 난 마음 단단히 먹고 사는 날까지 열심히 충실하게 항상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언젠가 선입견 없이 모든 사람이 상대해 주기를 바라며,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백신이 시판되어 더 이상은 감염인이 없기를 바란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여러분들 건강을 간절히 바랍니다.

그날이…. / 박 준 하 (가명)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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