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에 대한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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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에이즈와의 인연은 아프리카에서 시작되었다. 1996년 국제협력의사를 지원하여 동부 아프리카에 위치한 탄자니아에 가서 2년 반 동안 의료봉사를 한 적이 있다. 내가 근무한 병원은 킬리만자로산 옆에 위치한 킬리만자로 기독의료센터(Kilimanjaro Christian Medical Center; KCMC)였는데 내과 입원환자 중 많은 사람이 에이즈 때문에 내원하였다. 대개의 에이즈환자는 말기에 가까운 경우여서 매우 마른 체격에 허약한 모습으로 기회감염이 된 상태로 왔다. 에이즈치료제가 병원에 없는 상황에서 기회감염에 대한 치료만 어느 정도 한 후에 안정이 되면 퇴원하거나 심한 경우 병원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에이즈의 비참함을 직접 목격했던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아프리카와 에이즈에 대해 생각할 때, 이 두 가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편견’에 빠져있는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아프리카’하면 떠올리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가난하고 굶어 죽어 가는 사람들이 널려 있는 비참한 곳’, ‘너무 더워서 살기 힘든 곳’ 등이 대표적인 것이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이 말들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 특히 내전이 있는 지역의 상황은 그야말로 비참하다. 그러나 그 이외의 지역은 비록 가난할지라도 비참하지는 않다. 과거에 우리나라 시골을 가면 느껴졌던 소박함과 다정다감함을 경험할 수 있다. ‘아프리카’는 ‘비참한 곳’이라는 등식은 맞지 않다. 또한 아프리카는 적도 가까이 있어서 매우 더운 곳이라는 말도 맞는 말이지만 모든 곳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근무했던 병원 KCMC가 있었던 모쉬라는 도시는 해발 약 600미터쯤에 위치해 있어서 우기철을 제외하고는 거의 일년 내내 초가을 날씨가 계속되었다. 얇은 긴소매 옷을 입으면 일 년을 지낼 수 있었다. 새벽에는 오히려 추워서 두꺼운 외투가 필요한 형편이었다.

에이즈에 대한 편견은 이보다 훨씬 지독하다. 에이즈하면 일반 사람들이 떠올리는 단어는 ‘죽음’, ‘공포’ 등이다. 걸리면 죽는 병이라고 알고 있고, 만약 주위에 에이즈 감염자가 있다면 즉시 그곳을 떠나야 하고 혹시라도 옮길까봐 감염자를 절대 가까이에 두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에이즈바이러스에 감염된다고 곧 죽는 것도 아니고, 가까이에서 일상생활을 한다고 해도 전염되지 않으므로 사실과는 너무나 다른 ‘미신’이 널리 퍼져 있는 셈이다. 아마도 이러한 비과학적 미신이 우리나라에 널리 퍼지게 된 것은 에이즈가 처음 소개될 때 에이즈를 ‘죽음’과 ‘공포’와 연관짓도록 만드는 방송 및 언론매체의 영향이 지대했을 것이다.

에이즈에 대한 이러한 잘못된 이해는 많은 해로운 결과들을 낳는다. 그 중에 하나가 ‘에이즈’는 ‘나’와 상관이 없는 병이라는 생각이다. 에이즈라는 병은 너무나 무서운 병이어서 생각만 해도 두렵기 때문에, 에이즈는 더러운 사람들이 걸리는 병이기 때문에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생각 때문에 에이즈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에이즈 감염 사례들을 살펴보면 곧 그들이 우리와 전혀 다른 외계에서 온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한 젊은이는 군대 가기 전에 친구들이 총각딱지를 떼어준다고 술을 잔뜩 먹인 후에 제정신이 아닌 채 여관에 붙들려 들어갔다가 일을 치른 후 나중에 감염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 한 경우는 가정주부에서 확인된 감염사례인데, 우리는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얼마나 부도덕한 짓을 했길래’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사정을 더 들어보면 남편을 통해 감염되었기 때문에 그 주부의 잘못은 없다. 그렇다고 그의 남편이 더러운(?) 사람이었던 것은 아니고 평범한 회사원이었는데, 사업상 접대를 하던 중 2차, 3차를 전전하다 결국 감염되었던 경우이다.

우리 사회에 에이즈가 전파될 수 있는 위험행동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지내고 있다. ‘설마 내가......’, ‘나는 그런 부도덕한 사람이 아니야’, ‘에이즈는 나와 상관없는 병이야’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을 보는 한국인의 시선에는 비난과 분노가 함께 있기 때문에 에이즈 감염자들은 점점 더 음지로 숨어들고 있다. 지금 현재에도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2002년 12월 말 현재 우리나라에 에이즈 감염자로 확인, 보고된 사람은 2,008명이었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채 감염된 상태로 지금 지내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는 아무도 모른다. 에이즈가 음성적으로 급속하게 퍼질 수 있는 토양을 가진 우리의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부분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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