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 도덕적 문제점과 대책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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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란,방관할때가 아닙니다”/어른들 윤리부재가 청소년 타락 부채질 /정부가 앞장 대대적인 인성교육 펼쳐야/권관우 한국에이즈연맹 사무총장 ­“동성연애·혼외정사 10∼20대 에이즈까지 향락풍조 바로잡아야”/김 양희­중앙대가정대교수 한국가족학연회장­“산업화 급속히 진전 성교육은 답보상태 근본책임 가정에 있다”/김정진­경북대사범대교수 한국유교학회회 장­“외래문화 무분별 수용 얼치기 사고방식 만연 한국인상 정립 시급”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 성폭행 범죄,잇따른 가정파탄,죽음의 병 에이즈의 급속한 확산 등… 지금 우리사회는 퇴폐­향락풍조에 휩쓸려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세계일보는 「순결한 가정,건강한 사회」지상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오늘의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 엇이며,순결가정­건강사회로 가기 위한 대책과 처방이 무엇인지를 김정진 교수(경북대 사대) 김양희 교수(중앙대 가정대) 권관우 한국에이즈연 맹 사무총장의 좌담을 통해 들어본다.〈편집자 주〉

△권관우 사무총장 =우리 사회가 얼마나 퇴폐하고 타락해 있는가를 현장에서 보고 느낀 제 가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좌담의 순서일 것 같군요. 한마디로 우리국민 의 상당수가 도덕불감증에 빠져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이 듭니다. 제 가 일하고 있는 한국에이즈연맹의 문을 두드리는 주된 상담층이 기혼남성 입니다만 최근 들어서는 기혼여성도 많아지고 있어 더욱 걱정입니다. 대 부분 룸살롱 등에서 술을 마시고 외도를 했는데 에이즈와 똑같은 증세가 나타나고 있어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는 것입니다.

상담내용의 초점 은 외도한 것을 후회하고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하면 에이즈에 걸 리지 않고 외도를 즐길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 겁니다. 일생을 회한속에 서 지내야하고,또 가정파괴 위험까지 무릅쓰면서 외도를 하는 이유가 무 엇이냐고 물으면 상담자들은 겸연쩍은 듯이 머리를 긁적입니다. 성과 사 랑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남성들의 위선과 이율배반적 사고방식을 적라나하 게 볼수 있지요. 비단 남자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여성들의 외도도 크 게 늘고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정말 우리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찔 한 생각이 듭니다.

△김정진 교수=도덕불감증이란 표현을 하셨는데 정 확한 진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떻게 된 셈인지 우리사회가 워낙 총 체적이고도 깊게 썩어 있다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가야 할 지 교육자입장에서 부끄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요즘은 젊은이들이 엄청난 잘못을 저질러도 목소리를 높여 감히 꾸짖는 어른도 없지 않습니까? 어른들 스스로가 무책임하고 자신이 없기 때문이지요.

△김양희 교수= 비뚤어진 성문화와 퇴폐풍조는 가정에서 많은 부분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산업화로 인해 우리사회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데 비해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보조를 맞춰가야 할 성모럴과 성교육 등은 답 보상태에 있다는 점입니다. 마치 몸은 불어났는데 옷이 미쳐 준비되지 않아 옛날 옷을 그대로 입다보니 알몸이 드러나는 꼴이라고나 할까요. 과거에는 자녀 양육과 교육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절대적이었습니다. 그러 나 지금은 핵가족시대인데다 아버지가 직장에 시간을 모두 빼앗기고보니 자녀문제는 전적으로 어머니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지요. 말하자면 자 녀교육에서 아버지 어머니의 균형이 깨진 것이지요. 여기다 치열한 입시 제도와 출세주의로 품성교육은 아예 발붙일 땅을 잃어버린 거지요.

학 교교육과 가정교육이 이 지경으로 방치돼 버렸으니 나머지 사회교육만이라 도 제기능을 되찾아야 하는데 우리현실이 어디 그렇습니까. 아버지와 어 머니는 그들대로 직장과 가정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한답시고 도덕과 인륜을 팽개치는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고 자녀들은 자녀대로 부모가 집을 비운사이 음란 비디오와 잡지로 쾌락에 탐닉하게 되지요.

아이들은 부모와의 대화를 원합니다. 부모의 관심속에서 정신적인 행복감을 느끼는 아이들은 성장해서도 성격이 원만합니다. 온 가족이 의사소통이 잘 되 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가치관과 놀이문화가 있다면 건강한 가정,즉 순결한 가정은 어렵지않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김정진 교수 =두분 말씀에 공감합니다. 퇴폐문화와 관련,저는 우선 가치관의 정립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과거 우리는 참으로 훌륭한 국민적 가치관을 가지 고 있었습니다. 외국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일컬을 때는 반드시 동방예의지 국 혹은 인자지국이라고 했지요. 그러나 요즘은 어디 그런 말을 들어볼 수나 있습니까. 일제에 의해 비뚤어진 민족관 주입을 강요받아왔고 그 후엔 어지러운 외래문화가 우리문화를 점거해 사고방식의 혼란을 겪게 된 것이지요. 최소한 광복이후에는 우리식 문화를 살리고 우리식 교육을 시작했어야 했는데,그동안 한국사람이면서도 우리가 필요로하는 인성교육을 받지 못하고 우리몸에도 맞지 않는 서구식 교육을 무분별하게 수용하다 보니 한국인도 아니고 서양인도 아닌 얼치기 사고방식을 갖게되고 일상 생활도 문란해 질 수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과거 우리는 예의염치( 예절과 의리와 청렴및 부끄러움을 아는 태도)를 무척 소중히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떻습니까. 오늘의 세태가 어느정도인지 저도 실례를 하나 들지요. 애완용 개를 키우는 가정이 최근들어 부쩍 많아졌는데 동 물도 생명체니까 귀하게 여기는 것을 나무랄 일은 못되지만 개는 이불속 에서 꼭 껴안고 자면서 사람을 바깥에 자게하는 일이 허다합니다. 늙어 서 귀찮다고 자식이 부모를 집밖으로 내쫓는 거지요. 언론에 심심치않게 보도되고 있는 일 아닙니까. 이같은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비일비재한 데 그런 가정들에서 어떻게 순결을 기대할 것이며 화목하기를 바라겠습니 까.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교과목을 입시­취직 중심에서 과감히 벗어나 참다운 가치와 생명 존중을 가르치는 인성교육 교과목으로 서둘러 바꿔야 합니다.

△권관우 사무총장=좋은 말씀이십니다. 그러나 제가 에이즈 관련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오늘의 현실을 너무 어두운 쪽으로 과장 시켜서 보는 것이 아니냐하는 지적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는 않습 니다. 올바른 가치관과 인성교육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시간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우리의 사랑하는 청소년들과 형제들이 내일을 생각지 않고 퇴폐의 수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후회할 시점에는 이미 병마로 인한 죽음이 코앞에 와 있습니다.

최근 언론에 대서특필됐습니다만 구김살없이 몸과 마음이 한 창 쑥쑥 자라야할 청소년 중에서도 4명의 에이즈감염자가 발견돼 부모들 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동성연애자들이 상대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알려진 서울 종로의 한 극장은 대낮부터 10대에서 50대까지 초만원입니다. 상영되고 있는 영화내용이 포르노 에 가까움은 말할 것도 없고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어둠속에서 영화화면 보다 새로운 사람이 극장안으로 들어올때마다 동성연애 상대를 물색하려고 시선을 일제히 집중합니다. 또 대학에서도 동성연애그룹이 잇따라 생겨 나고 심지어는 최근 모 대학학보에 동성연애자 모집광고까지 나 사회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젠 퇴폐의 주인공들이 특정 연령계층일 수 없으며 ,이에 대한 책임은 바로 사회지도층이라는 사람들과 정부가 져야 합니다 . 그동안 선거를 숱하게 치렀으면서도 어느 후보 한사람 「퇴폐문화 추 방,순결가정,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자」고 외친 사람이 있습니까. 왜 목 소리를 내지 못하는가하면 그들 자신이 순결하지 않고 지금까지 떳떳한 행동을 하지 못해왔기 때문입니다.

△김양희 교수=학교교육에서 올바른 성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퇴폐­향락풍조로 치닫게하는 한 원인이라고 봅니다. 우리사회는 성문제에 대해 너무 폐쇄적입니다. 성교 육이 남녀간의 성관계나 성기 구조같은 것을 알려주는 것이 전부일 수는 없습니다. 이미 우리자녀들은 환경이나 주변여건에 힘입어 성문제에 대 해 어른 뺨칠 정도로 잘 알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성에 대한 바른 의미와 가치,사랑의 참의미를 알려주는 체계적인 교육이 뒷받침돼야 합 니다. 성에 대한 교육을 개방화시키는 것이 성문란을 막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봐요.

학교교육과 함께 사회단체도 큰 몫을 져야 합니다 . 장기적으로는 제도교육이 많은 것을 담당해야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사회 단체가 앞장서 어른,아이,정부 모두를 상대로 타락된 윤리가 야기시키는 심각성을 끊임없이 깨우쳐줘야 합니다.

또 어른들의 재교육도 중요합 니다.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데 어른들은 과거의식에 매여있다보면 자녀양육에 혼란을 겪게 마련입니다. 자녀들의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가정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자기주장은 강하지만 책임감이 약합니다. 바로 이같은 문 제들에 대해 재교육을 통해 올바른 방향제시를 할 수 있도록 해주고,아 이들의 성에 대한 궁금증도 적극적으로 답변해줄 수 있도록 부모들이 생 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권관우 사무총장=맞는 말씀입니다. 사회교육 의 중요성에 대해 실례를 들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요즘 상당수의 대 학생들은 사랑하는 사이라면 결혼에 관계없이 성관계를 맺을 수 있다,사 랑하지 않더라도 서로가 원하면 성관계를 맺을 의향이 있다는 등 어른들 이 들으면 기절초풍할 말을 스스럼없이 합니다.

우리 연맹은 매달 정 기적으로 젊은이들에게 성에 대한 바람직한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청량리 ­천호동주변 홍등가에서 현장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매춘여성들과 대 화를 나누고 에이즈확산의 심각성을 캠페인하는 내용이지요. 캠페인중 업 계종사자들로부터 수모를 당하기도 하지만 행사를 갖는 동안만은 홍등가도 한적해지고 참여하는 남녀 젊은이들도 이구동성으로 순결이 중요하다고 대답합니다. 이같은 캠페인은 범위를 좀더 넓혀 사회지도층과 각 단체들 을 참가시키고,당국자들이 홍등가 유흥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탈법행위들을 지속적으로 단속하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정진 교수=오늘 좌담회의 주제인 「순결한 가정,건강한 사회」가 이루어 지려면 각 가정에서 주부들의 문지기 역할이 커야 한다고 보는데 가사활 동을 생산성있는 일로 받아들이는 사회의 인식변화가 필요합니다. 『여자 가 집에서 하는 일이 뭐 있어』하는 식으로 가사활동을 하찮은 일로 간 주하면 주부들은 가정에서 해야할 일을 소홀리할 수밖에 없지요. 품성교 육이 부족한 오늘의 현실에서 주부가 가정에서 맡고 있는 일이 좀 중요 합니까. 그러니 주부가 가사활동에 만족감과 자신감을 얻지 못하면 자연 히 자녀교육도 소홀해지고 부부간의 신뢰감도 엷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양희 교수=주부들의 가정내 역할 뿐만 아니라 사회활동도 최근에 는 부쩍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여성들의 사회활동 욕구도 만만치 않지요 . 일주일에 단 몇시간만이라도 사회활동을 통해 욕구를 만족시키고 가사 활동과 병행하면 생활에 의욕이 생기고 보람도 느끼게 되지요. 그러기 위해선 정책적이고도 제도적인 주부 재교육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주부들 의 역량과 욕구를 사회에서 수용해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권관우 사무총장=현재 전세계의 에이즈감염자가 2천만명은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 학자들은 2010년에는 에이즈감염자가 10억에 이를 것이며,그때 전세계인구를 70억으로 계산한다면 7명중 한명은 에이즈감염자라는 결론 이 얻어집니다. 또 지금은 미국이 에이즈로 가장 심한 병을 앓고 있는 것 같지만 2000년대에는 아시아가 주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 다. 감염자가 현재 85만여명에 이르는 태국의 경우 84년에 최초로 에이즈환자가 발생된 이래 89년부터는 무더기로 발병하고 있습니다. 태 국정부에서 관광수입만 염두에 두다보니 에이즈의 심각성을 아직도 외면하 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도 태국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성관계는 문란해지고 있는데도 그 심각성을 모른체하고 있습니다. 학교나 사회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 하나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데 무슨 재간으로 이 재 앙을 피해갈 수 있겠습니까.

에이즈문제는 이제 정부가 나설때 입니다 . 인기있는 정책메뉴가 아니라고 모른체하거나 에이즈를 거론한다는 것이 점잖치 못한 일이라해서 덮어두려고만 해서는 안됩니다. 문제의 심각성 을 범정부차원에서 공론화시켜야 무분별한 성행위를 막고 에이즈확산을 방 지할 수 있을뿐 아니라 가정도 사회도 모두 지킬 수 있습니다.

△김 정진 교수=결국 성문제대책도 인간의 존엄성과 만나게 됩니다. 인간이 짐승과 다른 점은 잠자리를 가린다는 것입니다. 세계일보에서 「순결한 가정,건강한 사회」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 주기를 기대합니다.〈정리= 문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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