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너무나 아픈 우리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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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 장순복)

우뢰와 같은 격려와 감탄의 박수가 터져나오고 있었다. 이는 10년 전에 미국 볼티모어의 죤스 홉킨스 대학에서 주관하는 에이즈 감염자와 주민간 친교 모임에서의 장면이었다. 그 대학의 강당 단상에는 두 아이의 애기 엄마인 36세의 여성, 33세의 잘 생긴 흑인 청년, 그리고 두 남매와 아내를 둔 35세의 가장이 앞에 앉아 있었다.
 곧 이어 초등학교 아이들은 감염자에게 “내가 아저씨를 껴안아 보아도 될까요?”하면서 뛰어 나와 35세의 애기 아빠를 두팔 벌려 껴안아 주었다. 젊은이들은 아기엄마를 껴안아 주었고 할머니들은 33세의 잘 생긴 흑인 청년과 악수하며 포옹해 주었다. 이러한 풍경은 하루종일 동안의 나눔의 시간이 진행된 이후에 자연스럽게 벌어진 장면이었다. 이는 지난 19993년 에이즈예방을 연구하러 미국 죤스홉킨스 대학에서 하루종일간의 일정으로 세 명의 에이즈 감염자들과 60여명의 지역사회 주민들간의 만남의 시간을 마련한 장소에서 있었던 풍경이었다. 장면이 벌어지기 전에 젊은이들은 감염자에게 “감염이후에 친구들은 당신을 어떻게 대우 했나요?” 라든가 감염자에게 “직장을 얻기 위해 어떻게 노력 했나요?” 젊은이들은 “우리가 어떻게 지역사회에서 도와주길 원하나요?” 초등학교 아이들은 감염자에게 “가족은 누구와 연락하며 살고 있나요?” “최근에도 성관계를 하나요?” 할머니들은 “감염이후에 어머니는 당신을 어떻게 대우 했나요?” “어머니와 접촉하고 가까워지려고 노력해 보았나요?” 하는 등의 질문을 참여자 각각의 경험과 배경과 생각에 따라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을 하는 과정을 거친 후에 나타난 반응이었다.

 35세의 백인 남성은 직장을 세 번이나 옮겨야 했었고, 36세의 애기 엄마는 직업이 없이 남편도 없이 살고 있었고, 33세의 흑인청년은 집을 나온 상태에서 직업생활을 하고 있으나 부모 형제들은 연락이 없고 오직 가끔 여동생이 필요할 때마다 도와주고 있으므로 행복해 보였다. 그러나 그는 어머니가 자신을 버린 것에 대하여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끼며 어머니와 화해되지 않으면 아무 것에도 의미를 둘 수 없으며 실제로 어떠한 일도 성공적으로 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며 통곡하였다. 주위의 사람들은 그래도 여동생이 뒤를 보아주는 것은 크나 큰 행운이라고 하였으나 본인은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사실에 대하여 처음에는 자신이 어머니를 버린 것으로 이해하고 굳세게 살았으나 점차 어머니와 관계없이 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분개하다가 이제는 무기력하여 아무 일에도 집중할 수가 없으므로 어머니와 화해하지 않으면 앞으로 해야할 에이즈 예방사업도 할 수 없고 살아있으나 산소가 부족하여 숨을 쉬기 어려운 것처럼 살아있으나 돌아다니지 못하는 식물처럼, 아니 식물이라기 보다도 대지에서 올라오는 물이 없어 시들어가는 나무처럼,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하여 푸르고, 싱싱하고, 탐스러운, 짙푸른 초록색을 띄우지 못하는 나뭇잎처럼 느끼는 상태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는 없노라고 절규하고 있었다.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어떠한 기회에든지 어머니가 자기를 이전의 아들처럼 받아들이도록 어떻게 어머니와 화해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몰라서 고통스럽다고 하였다. 미국은 헌법에 어떠한 사람도 차별 받을 수 없다고 명시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사회 문화적으로나 표면적으로는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차별받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어떻게 취급받았는지를 설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가장 돌아서지 않을 것 같은 배척자는 어머니임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나는 그날 집에 돌아온 이후에 마치 에이즈에 걸린 사람같이 전신이 쑤시고 힘이 없으며 열이나고 아파서 누워서 일어날 수 없는 상태로 쉬게되면서 문득 흑인 청년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어머니의 마음이 통채로 나에게 전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어떻게든지 그 청년을 수소문하여 내가 대신 느꼈던 그 어머니의 심정을 전해주고 싶었다. 그때에 내 맘속에 영상처럼, 음성처럼 떠올랐던 흑인청년 어머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 스며나오는 어머니 마음의 편린들은 애통함, 분노, 좌절, 우울, 그리고 불쌍함과 측은함 등 모든 감정이 뒤엉킨 실타래가 되어 가슴속에 꽉차서 풀어지지 않고 가득하여 숨을 쉴수도 말을 할 수도, 웃을 수도, 먹을 수도 없는 것을 느꼈다. 한편 어머니는 이웃에 부끄럽고 형제간에 내어놓기 싫어서 어머니 자신이 공중으로 분해되거나 땅속으로 꺼지길 바라곤 하였을 것이다. 어머니는 자신이 어머니였다는 사실에 심한 분노와 후회를 느낀다. 어머니는 자신이 어미로서 자식을 충분히, 적절히 돌보지 못하여 자식이 고통중에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그 어머니가 흑인청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자식에 대한 사랑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이는 어미된 자의 내면을 너무나 모르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 어머니는 깊은 실패감으로 인하여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을 용서할 수 있다면 자식을 받아들이고 함께 “불쌍한 우리”가 되어 함께 살아갈 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펄벅여사는 중국의 광대한 땅을 ‘대지’라는 소설에서 어머니로 비유하고 있다. 땅은 모든 생명체에 물, 공기, 영양분을 주며 모든 배설물을 받아서 정화시키어 다시 유용한 물질로 공급한다. 대지는 광활하여 그 땅위에 사는 사람 개인에게 할당된 한사람의 몫만큼만 주려하지 않으며 개인이 필요한 만큼 얼마든지 가져다가 쓰도록 허용한다. 우리 육신의 어머니가 나를 버린 것일까? 내가 어머니를 버린 것일까? 내가 어머니를 떠나 올때에도 나는 실패감으로 떠난 것이 아닐까? 나의 어머니도 실패감으로 나를, 그 흑인청년을 버린 것이다. 내가 나의 실패를 인정하면 그 실패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어머니가 어머니의 실패를 인정하면 그 고통의 실패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도 흑인 청년을, 나의 어머니도 나를 배척하고 하루도 편안히 잠들 수 없다. 우리 어머니도 살아있으나 살아있는 기쁨은 꿈에도 느낄수 없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며 실패한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그러나 그것을 인정하고 회개하면 우리 어머니와 우리는 죄책감에서 벗어나 실패했다고 느끼는 우리에게 회복할 수 있는 여지가 얼마나 많은지를 알게 될 것이다.

 어머니를 못만나서 아픈 우리 감염자들이여!

우리 모두 “어머니 당신은 실패자가 아니요 이미 승리자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아픈 너무나 아픈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크나큰 사랑이었는지 압니다. 누가 나 때문에 이 세상에서 아파하겠습니까?”라고 말하며, 전화하며, 편지쓰면서, 돌아가신 어머니와는 그 무덤에 가서 크게 외치면서 어머니와의 관계를 회복합시다. 이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어머니외에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승리하는 가장 우선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어머니의 가슴은 무한한 힘을 주는 대지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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