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뇌의 죽음이 인간의 죽음이다
우리 신체의 어느 기관이 죽었을 때 인간은 실제로 죽는 것일까. 최근 뇌사자의 장기 이식문제 때문에 죽음의 정의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어느 시점을 사람의 죽음으로 볼 것인가 하는 점이다. 뇌사는 일반적으로 뇌의 모든 기능이 불가역적 상실상태에 빠진 경우다. 1968년 제 22회 세계의학협회 총회에서 채택된 <시드니선언>이 뇌사를 사망으로 인정한 이후 거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의학적으로 뇌사를 사망으로 인정하고 있다.

기존의 법관행과 사회통념은 심장이 멎는 순간을 죽음으로 인정해왔다. 그러나 교통사고나 여러 가지 뇌질환 등으로 뇌의 모든 기능,특히 생명중추가 있는 뇌의 밑뿌리에 해당하는 뇌간 부위까지 파괴되어 호흡, 혈압, 맥박, 체온 등 네 가지 생명기능을 유지시킬 수 있다. 그러나이런 모든 의학적 노력을 다한다 하더라도 며칠 후에는 결국 심장사에 이르러 죽게 된다. 이런 상태를 뇌사라고 한다. 사람을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하는 것이고, 그 사고에 의하여 행동하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고와 행동을 관장하고 통제하는 기관인 뇌가 죽는다면 곧 개체가 죽는 것이라는 논리는 아주 합리적이다. 뇌사가 곧 심장사인 것이다. 이에 비해 식물인간의 경우는 생명중추가 있는 뇌간은 망가지지 않고 그대로 있고 고위 정신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대뇌부가 주로 파괴되었기 때문에 생명유지에는 지장이 없다. 그러나 인간만이 지니고 있는 고도의 사고, 학습,기억기능 등이 상실되어 식물과 같은 상태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식물인간이라 부르고 있다.

심장사를 죽음으로 인정할 때는 각막이식밖에 할 수 없지만 뇌사를 죽음으로 인정할 때는 심장, 간, 신장, 폐 등의 이식수술이 가능하게 된다. 어차피 죽을 사람이라면 뇌사를 죽음으로 인정해 뇌사에 빠진 사람에게서 장기를 떼어내 죽어가는 사람에게 이식해서 생명을 구하는 것이 더욱 인도주의적을 것이다.그런데 뇌사 및 장기이식과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는 주요문제는 심장사는 쉽게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뇌사는 의학적 판정에 의해서 어렵게 이루어지며 이 판정에 의해 한 인간 생명의 종말이 결정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뇌가 죽었다는 판정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의 하나 실수로 뇌사라고 잘못 판단하게 되면 귀중한 목숨이 끊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각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중요한 판정기준을 보면 깊은 혼수, 자발호흡 소실, 양안 동공 확대, 광반사 소실, 뇌간 반사 소실, 무호흡, 뇌파검사상 평탄뇌파 증명 등으로 2,3명 이상의 의사가 뇌사판정에 참여해야 한다. 대개 뇌사판정 시간은 6-12시간 정도다. 여기서 또 한 가지 간과해서 안 될 것은 장기이식이 생명존중의 취지로 시행되어야지 자칫 상업적 매매수단으로 시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지난 1967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외과의사 버너드박사가 세계 최초로뇌사자의 심장을 떼어내 심장질환자에게 이식한 이래 현재 16개국가와 미국 45개 주에서 뇌사를 법으로 인정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도 대만이 1987년 인체 장기이식 조례를 제정한 이후 필리핀, 싱가포르 등도 잇달아 뇌사를 인정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1990년 임시뇌사 및 장기이식 조사위원회를 설치하여 수많은 조사와 공청회 등을 거쳐 1992년 1월 뇌사를 인정해야 한다는 최종 결론을 내리고 이를 총리에게 건의하였다.

이제는 많은 나라에서 '뇌의 죽음이 인간의 죽음이다.'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나는 곧 뇌다'라는 생물학적 명제가 이제는 철학적 명제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이 뇌사설이 타당하다 하더라도 죽음의 정의로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일반국민의 관념과 감정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인내를 가지고 중지를 모아야 하며 생명의 존엄성이 널리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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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뇌를 눈으로 직접 보는 영상기법


1970년경만 해도 뇌의 연구는 의학에서는 전위적인 영역이었다. 그러나 이제 컴퓨터와 생화학 분야의 눈부신 발전으로 등장한 정교한 장비들은 뇌의 연구에 새로운 문을 열고 있다. 의사들은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하여 정신분열증 환자와 자폐증 어린이 그리고 조울병 환자의 뇌에서 비정상적인 구조를 가려 내고 있다. 또 자기뢴트촬영법(MEG)은 뇌가 오감을 감지하는 비밀을 밝혀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신경과학의 첨단장비 중 가장 강력한 영상장비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PET)이다. 의사들은 우선 방사성 동위원소를 환자의 혈관 속에 주입하는데, 이것은 뇌의 연료인 포도당분자에 첨가된다. 피가 순환할 때 뉴런은 포도당과 동위원소는 더욱 많이 집중되며 광석검파기가 이 방사선을 기록한다. 방사능은 곧 사라지지만 저장된 데이터는 컬러로 된 뇌활동의 단면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예컨대 음악을 들을 경우 훈련된 음악인이 분석적으로 들을 때는 PET 스캔은 왼쪽 뇌반구의 한 점이 밝아지는 그림을 보여 주고,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이 감상적으로 들을 때는 오른쪽 뇌반구의 한 점이 밝아진다. 그런데 사람은 대개 왼쪽 반구에는 분석적인 이성기능이 자리하고 오른쪽 반구에서는 감정을 다룬다. PET스캔은 머릿속에서 생각이 발생할 때 곧 추적할 수 있다. 그래서 현재 말의 테스트법을 개발하여 실독증이나 뇌졸증에서 흔히 생기는 언어장애를 치료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PET를 이영하여 코카인의 효과를 연구하기도 한다. 코카인은 뇌의 기본적은 화학물인 도파민의 수준을 높여 도취감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PET영상은 코카인을 복용하면 며칠 뒤 환자의 도파민 관련활동이 뚜렷하게 줄어든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여러 병원의 신경정신과 의사들은 PET를 정신병의 병리현상을 연구하는 데 이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환자치료에도 응용하기 시작했다. 정신분열병 환자의 뇌를 PET로 찍어보면 도파민 수용체의 기능이 높아져 있음을 실제로 볼 수 있다. 시험관 내에서 정신병 환자 뇌의 도파민 수용체 기능이 올라가 있다는 것은 간접적은 방법으로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PET가 나온 뒤에야 비로소 실제 도파민 기능이 높아져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앞으로는 특정 뇌부위의 기능이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영상을 통하여 알아낼 수 있을 것이고, 이상기능의 교정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Brain Fa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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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인간 게놈과 유전자 치료법


20세기 중반까지는 뇌의 연구가 주로 형태 및 해부학적 관점에서 거시적으로 연구되었으나, 1960년대에는 뇌의 기능적인 측면이 강조되어 생리학, 생화학 및 약리학에서 뇌기능 연구가 이루어져 인간의 모든 정신작용과 갖가지 활동은 신경전달물질을 포함한 조그마한 호학물질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에는 분자 차원에서 미시적으로 뇌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는 분자생물학이 발전하여 고차적 정신기능의 해명에 큰 공헌을 하고 있으며 화학과 물리학의 발전에 힘입어서 뇌의 형태나 기능까지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이 개발되어 뇌의 고차적 기능 일부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영상시대가 돌하고 있다.

1970년 초반부터 발달하고 있는 분자생물학 분야 중에서 생명현산 연구에 가장 혁신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기법이 잘 알려진 유전자기법이다. 이 기법에 의해 지금까지 구조와 기능이 두터운 신비의 베일에 가려져 있던 수많은 생체 활성물질들의 유전자 구조가 밝혀졌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미지로 남아 있던 많은 질병의 발병원인이 유전자 차원에서 이해가 가능하게 되었다.현재까지의 연구결과 맣은 신경정신계 질환이 암과 같이 유전자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유전자, 우울병은 11번 염색체, 노인성치매는 21번 염색체, 헌팅턴 무도병은 4번 염색체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현재 그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찾으려고 많은 과학자들이 노력하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질병 관련 유전자가 밝혀지게 되면 유전자 차원에서 확실한 치료법이 나올 것이다. 최근 과학자들은 앞으로 최소 15년의 세월과 30억달러 이상이 소요되는 인간 유전자 지도 작성계획(인간 게놈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수많은 인간 유전자가 염색체 위에서 해독이 되어 그 정확한 위치가 지도로 작성된다면, 복잡한 뇌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유전자들을 알 수가 있으며 신경정신 질한을 일으키는 데 관여하고 있는 병든 유전자를 찾아내어 이를 제거하여 교정해주는 유전자 치료법이 미래 의학에서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또한 신경과학자들은 언젠가는 유전자를 직접 특정 뇌신경세포 속으로 넣어서 우수한 뇌기능을 창출해내는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을 실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1992년에 병든 효소유전자 때문에 림프구의 기능이 약화되어 선천적으로 면역시능이 떨어져 있는 선천성면역결핍증 환자의 림프구에 정상 효소유전자를 넣어주는 시술을 사상 최초로 시행하여 정상 효소유전자를 넣어주는 시술을 사상 최초로 시행하야 큰 효과를 보았으며,도파민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도파민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생긴 파킨슨병에서 도파민 합성효소 유전자를 말초세포에 삽입시켜 도파민 유리세포를 시럼관에서 만든 후 이세포를 노에 이식하였을 때 파킨슨병 증세가 호전된다는 사실이 보고되었다. 최근의 이러한 고무적인 진전은 파킨슨병뿐만 아니라 노인성치매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은 과학시대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간 게놈사업처럼 뇌를 포괄적으로 이해하려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뇌 속의 수 많은 구성요소들의 위치와 기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뇌의 지도작성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현재 미국립정신건강연구소, 미국립과학재단, 미국립의약품남용연구소 등이 이 뇌지도 작성을 계획하고 있으며 앞으로 20여년간에 걸쳐서 복잡한 뇌의 기본구조와 각종 신경전달물질들, 그들의 수용체 위치, 뇌 속에 약물이 결합하는 부위, 특정 기능을 하는 뇌 부위의 정확한 위치 작성은 물론 정신질환때문에 이상이 나타난 뇌부위를 지도로 작성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현재 인간 유전자 지도 작성사업의 데이터베이스 작업 책임을 맡고 있는 피어슨박사는 인간 게놈사업의 정보과학은 뇌지도 작성사업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 이 뇌지도 작성계획에는 각종 영상기술을 망라한 정교한 첨단 전자공학기술이 모두 동원되어야 가능하다. 언젠가는 고차원적인 정신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유전자와 뇌부위가 밝혀질 것이며, 우수한 뇌기능을 가진 터미네이터와 같은 인조인간의 창조가 영화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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