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최고 컴퓨터 100만대도 뇌 하나에 못 미쳐
사람의 뇌신경 세포는 미엘린이라는 옷을 입고 있는 유수 신경과 옷이 없는 무수 신경으로 나뉜다. 그런데 전열 피복이 없는 무수신경보다 전열피복을 가진 유수신경의 흥분전달 속도가 100배 이상 빠르다. 본능과 욕망의 중추인 시상하부나 감정중추인 변연계는 무수신경으로 이루어져 있고 고위 정신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대뇌피질부는 유수신경으로 이울어져 있다. 즉 무수신경이 진화되어 유수신경이 된 것이다.

유수신경세포로 구성된 대뇌피질부는 가장 바깥쪽에 위치하고 있는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부위지만 본능과 욕망의 중추나 감정중추는 오래 전에 형성된 고피질 부위다. 결국 사람의 뇌는 고피질부에서 동물적, 본능적 행동을 조절하고, 신피질부에서 인간적, 이성적 행동을 조절한다. 인간이 사는 것만을 위해서는 오래된 고피질만으로 가능하다. 이것은 태어나면서부터 정보가 뇌에 입력되어 있다. 배고프면 젖을 빨고, 아프면 울고 하는 것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안다. 이와같이 고피질이 하는 일은 이미 사람이 태어날 때 프로그램이 다 되어 있으나 인간뇌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신피질 기능은 아무 프로그램도 되어 있지 않다. 다시 말하면 신피질은 프로그램 되어 있지 않은 초대형 신경컴퓨터인 것이다. 무수신경은 주로 아날로그형 컴퓨터이고, 더욱 진화된 유수신경은 디지털형 컴퓨터와 비슷하기 때문에 뇌는 복합형 컴퓨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아기는 부모가 걷는 모습을 보고 걷는 방법을 신피질에 기억한다. 약 100여년 전 인도의 밀림지대에서 발견되 늑대소녀는 네 발로 달리고 야생고기를 먹고 살았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소녀는 인간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찍 죽고 말았다. 인간사회에서 살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입력되어 있지 않고 늑대로서 살아가는 방법만이 입력되어 있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인간생활이 이 소녀에게는 큰 스트레스가 되었던 것이다. 공부 등의 정신적인 일로 신피질에만 정보입력을 계속하면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기 때문에 적절하게 본능과 감정을 조절하는 고피질도 균형 있게 자극하여 본능적 충족감을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

사람의 뇌는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느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가장 큰 능력을 지닌 컴퓨터의 가능한 기억용량은 10 비트라고 한다. 그런데 인간의 뇌가 지니고 있는 모든 정보기억의 총량은 대략 10 - 비트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뇌와 컴퓨터의 차이는 10 - 10 , 즉 10만-100만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뇌에 해당하는 능력을 컴퓨터가 가지려면 최고의 기술로 만든 컴퓨터 10만 - 100만대가 필요한 것이다.

사람의 대뇌 신경세포 수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대략 수백억개로 추정되고 있어서 그 정보처리 능력의 뛰어남은 상상을 초월한다 하겠다. 사람은 별 생각 없이 물건을 만지거나 걷고 달리지만 이것을 컴퓨터에게 시키려면 대단한 양의 정보를 입력시켜야 하기 때무에 아주 어렵다. 사람에게 뜨거운 물을 따라 주는 일을 하려면, 컴퓨터는 물잔의 위치, 뜨거운 정도를 확인하고 물을 따르는 속도와 물의 양을 조절해야 한다. 사람은 이런 작업을 자연스럽게 하지만 현재와 같은 직렬연결의 컴퓨터로서는 할 수가 없다.

신경컴퓨터(뉴러컴퓨터)는 인간의 뇌를 형성하는 신경세포와 흡사하게 설계되어 시행착오를 통해 인간의 학습 기능을 모방할 수 있는 미래형 인공지능 컴퓨터다. 이 컴퓨터는 어느 정도 인간과 같이 학습이나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대전 엑스포에서 선보인 신경컴퓨터를 이용한 쇼가 가장 대표적인 예다. 즉 신경컴퓨터가 로봇 팔을 수직으로 세우는 방법을 몇 차례의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여 물건을 올려놓아도 쓰러지지 않는 수직상태를 유지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이처럼 움직이는 동작은 어느 정도 흉내낼수 있지만 인간의 뇌가 가지고 있는 고도의 정신활동을 컴퓨터가 하는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정신활동의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지는 것은 조만간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마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앞으로는신경세포의 기능을 닮은 신경컴퓨터와 지능을 가진 로봇의 개발이 산업사회를 주도할 것이다.















Brain Fa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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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인조인간 제조의 꿈


로봇이라는 말은 1921년 체코의 카렐 차페크가(로섬의 만능로봇)이라는 희곡에서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옛날부터 인간은 자동으로 움직이는 자동로봇이나 인조인간 제조의 꿈을 키워왔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도 천재 조각가인 피그말리온이 상아로 아름다운 여자를 만들고 그 여자를 사랑하기에 이르렀는데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그의 간절한 소망을 듣고 그 여신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진짜 인간으로 만들어주어 결혼하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유태인의 탈무드에도 율법박사들이 먼지를 반죽하여 만든 인조인간인 골렘 이야기가 나온다.

18세기 이후에는 생명체의 행동을 흉내내는 자동기계가 많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의 보캉송이 만든 기계오리와 스위스의 드로즈가 만든 자동인형, 그리고 빈의 파베르교수가 만든 유포니아 인조인간이 가장 성능이 우수한 자동기계였다. 기계오리는 실제 오리처럼 물을 마시고 소리내어 울며 물 위를 헤엄쳐 돌아 다녔으며, 자동인형은 펜으로 잉크를 찍어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렸으며, 인조인간은 사람과 비슷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거나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동기계들은 정밀한 시계처럼 기계적으로 수많은 부속품들을 끼어 맞추어 만들었지 현재와 같은 컴퓨터나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만든 것은 아니었다. 1950년대 이후부터 로봇연구가 본격화되어 사람 대신 자동차 부품을 용접, 도장, 조립 할 수 있게 됨으로써 공장자동화에 큰 공헌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물건을 옮기는 단순기능밖에 못하는 제1세대 로봇에서 출발하여 좀더 정교한 운동을 할 수 있으나 외부환경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제2세대 로봇을 거쳐 1980년대부터는 스스로 환경변화에 적응하여 의사결정을 어느 정도할 수 있는 제3세대 로봇시대가 출현했다. 그러나 제3세대 로봇은 여전히 사람처럼 복잡한 환경에 적응하여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능력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은 많은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움직일 때마다 위치와 장애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기술로 로봇을 개발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 인간의 뇌를 닮은 신경컴퓨터가 개발된다면 이러한 문제는 많이 해결될 것이며 제2의 산업혁명이 도래하게 될것이다.

인공 생명이란 인간이 설계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든 인공생명체로 스스로 성장, 번식, 진화한다는 점에서는 자연적 생명을 지닌 유기체와 다를 바 없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수 있는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해 식물이 싹을 틔우고 꽃봉오리를 맺는다. 컴퓨터에서 자라는 인공식물은 영양분 대신에 정보를 먹이로 번식, 진화한다. 생명체는 동화작용, 생식작용 및 갖가지 반응을 하는 각종 단백질과 같은 수많은 분자들의 집합체다. 인공생명 연구자들은 이 생명체들의 성장, 번식, 진화과정을 분석해 보면 컴퓨터 내부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과정과 매우 닮은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인공생명을 이용하면 컴퓨터 계산법을 생물학에 적용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인 아이디어를 컴퓨터 계산에 활용할 수도 있다.

걸어다니는 로봇을 만들때 인공지능을 이용할 경우 수시로 직면하는모든 상황을 수천개의 명령으로 입력해야 할 지 모른다. 그러나 인공생명 프로그램을 가진 로봇은 돌발적인 상황에도 적절히 대처한다. 건물 내부를 돌아다닐 수 있는 로봇을 인공지능 기술로 개발하고자 할 때는 먼저 로봇의 머릿속에 건물의 자세한 지도를 입력해야 하며, 장애물이 있을 때는이를 인식하여 피할수 있는 방법까지 세세하게 입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더욱 복잡한 거물일 경우에는 그만큼 더 방대한 자료를 주어야 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기법으로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머릿속에 방대한 지도를 기억시킬 필요가 없는 인공생명 기법 혹은 곤충로봇 기법이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것은 곤충이 복잡한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단순행동을 나타내며 그러한 행동의 결과가 다음의 행동을 순차적으로 유발시킨다는 동물생리학을 로봇공학에 적용한 것이다. 낮은 수준의 행동에서 출발하여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더 높은 수준의 행동으로 옮겨갈 때 한 가지 행동의 결과가 다른 행동을 유발하도록 설계한다. 예를 들어 인공생명체는 장애물이 없으면 전진하고 장애물이 나타나면 반사적으로 멈추게 된다. 즉 그런 행동의 결과를 포섭하여 다음 수준의 로봇 행동이 제어되도록 한 것이다. 이런 원리로 설계한 대표적인 곤충로봇이 징기스와 아틸라다. 유럽을 침공한 몽고의 칭기즈칸과 융노족의 아틸라 이름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이들은 곤충처럼 여섯개의 다리와 눈을 가진 걸어다니는 로봇이다. 인공지능 기술로 개발되어 있는 로봇보다 이들은 훨씬 작고 효용성이 높다. 미국 MIT대학의 징기스는 장애물을 피해가는 방법을 스스로 알아서 기어오르거나 발을 들고 건너가는 지혜를 발휘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공생명을 만들수 있는 컴퓨터의 개발은 인간의 뇌를 가장 가깝게 모방할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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