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마약천국 선언?…헤로인 양성화 움직임

시드니 중심… "예방 효과 높이고 범죄 줄인다" . 헤로인(최면 진통제)이 호주에서 법적으로 허용될 날이 멀잖은 것 같다. '마약 천국' 호주가 헤로인 상습 주입에 따른 사회 문제를 최소 화하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대신 이를 합법화할 움직임이다. 유흥가나 심지어 중고등학교에서조차 헤로인 밀매 및 상습 주입이 날로 번창하자 마약과 힘겹게 전쟁을 치르느니 차라리 양성화해 효율 적으로 관리하자는 '합법화' 방안이 날로 그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 다. 현재 헤로인 합법화 옹호론자들은 국회의원, 검찰·경찰 고위 간 부 등 1백여명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올해 안에 시험기간을 거쳐 늦어도 내년 하반기쯤 헤로인 주입을 법적으로 보장할수 있도록 관계법령 개정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헤로인 사용 합법화는 주입자 에게 적용되는 현행 벌금형을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호주 캔버라 수도청은 1차로 헤로인 주입자 40여명에게 무료로 헤 로인을 공급한 뒤 '건강' '범죄 도발' '직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과 학적으로 분석할 방침이다. 캔버라의 헤로인 양성화 시험안이 성공적 으로 마무리될 경우 각 주 정부도 같은 단계를 거쳐 합법화할 것을 검 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마약과의 전쟁 아무런 실익 없다".

"마약과 전쟁을 벌여봐야 시간과 돈,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내고 또 다른 범죄를 조장할 뿐 아무런 실익이 없습니다." 합법화를 앞장서서 외치고 있는 상당수 일선 검사들 말마따나 연방 정부는 마약 범죄 소 탕을 위해 해마다 약 10억달러를 쏟아붓고 있으나 범죄는 더 늘어가고 있다. 후유증 또한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마약을 암거래하 다 보니 헤로인 값은 치솟고중독자들은 값비싼 헤로인 구입비를 대기 위해 범죄의 길로 들어선다. 연방 정부는 마약 상습 밀거래자들을 추 적하기위해 전문 수사대에 전용 비행기까지 갖추는 등 엄청난 예산을 퍼붓고 있으나 마약 범죄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마의 악순 환'이 그치지 않는 것이다. 호주 범죄 통계국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주의 경우 주택 침입 절 도 사건이 한 달에 7천여 건이나 일어나고 있는데 80% 이상을 헤로인 중독자들이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례로 지난 5월초 상습 절도혐의로 구속된 다랜 도우워는 헤로인을 사기 위해 하루 한 건꼴로 도둑질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헤로인을 주입하느라 쓰는 돈은 한주에 자그마치 4천8백달러를 넘었다. 일부 중독자들이 마약을 지나 치게 많이 주입해 숨지는 사건만도 올들어 7건 발생했다. 마약 밀거래를 단속하는 경찰관 독직 사건도 만만치 않다. 유흥가 에 배치된 경찰관 상당수가 마약 밀거래나 상습 주입 범죄를 눈감아주 는 조건으로 마약 밀거래자들로부터 정기적으로 뇌물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만도 올들어 경찰관 50여 명이 독직 사건으로 옷을 벗어야만 했다. 헤로인은 이미 호주 사회에 폭넓게 뿌리내려 보통 사람들도 상당수 정기적으로 주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호주 커틴 대학교가 헤로 인 주입자 5백명을 조사한 바로는 70%가 직장을 갖고 있는 보통 사람 들이며 24%는 1주에 한 번꼴로 '취미 삼아' 주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 타났다. 심지어 중고등학교 학생들까지 헤로인을 밀거래하거나 주입하 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고교생 10명 중 최소한 3∼4명이 헤로 인 주입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10대 디스코 파티에서는 헤로인 주입을 당연하게 여길 정도다.

● 주정부, 공개 장소에서 주입 인정.

합법화 옹호론자들은 만일 헤로인을 합법화하면 마약 전쟁 비용 연 10억달러를 훨씬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상습 주입자를 효 율적으로 관리·치료하는 등 예방 조치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대 적으로 헤로인 공급 가격을 낮춰 헤로인 구입에 따른 범죄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합법화 옹호론자의 한 사람인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청 피터 라이 언 청장은 말한다. "헤로인 판매·주입 합법화가 오히려 범죄를 줄 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금처럼 마약 판매·주입이 거미줄처럼 퍼져있는 상황에서 법으로 이를 다스린다는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물 론 이를 양성화하기 앞서 상습 주입자들을 상대로 이를 시험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약 관련 독직 경찰관 50여명을 해임한 라이언 청장은 캔버라 수 도청뿐 아니라 호주 모든 주에서 이를 시도해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스위스 정부가 헤로인 중독자 7백여 명을 효율적으로 처방 관리 한 결과 10대 청소년 가출이 15%에서 3%로 줄고 상습 주입자 취업률이 18%에서 46%로 늘었을 뿐더러 상습 주입자들의 주거 침입 절도 사건이 53%에서 13%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헤로인 판매·주입 양성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시 드니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다소 께름칙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부 작용이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마저 이미 마약전쟁이 별 효 과가 없음을 인정하고 있어 '양성화' 이외의 묘안은 쉽사리 찾기 어려 울 듯하다. 뉴사우스웨일스주 정부는 상습 주입자들이 밀집한 곳에서 헤로인을 공개적으로 주입할 수 있는 장소를 개설할 예정인데 이는 헤로인 양성 화 첫 단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호주 보건협회 또한 "헤로인 양성화 가 마약 범죄를 줄일 수 있을 뿐더러 음성적 주입에 다른 에이즈 등 후유증도 방지할 수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드니 환락가 뒷골목엔 주사바늘 널려

호주에서 헤로인을 구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시드니 환락가 킹스 크로스나 베트남인이 밀집한 시드니 서부 외곽 카브라마타에 가면 길거 리에서 쉽게 살 수 있다. '마약 도시'라고도 하는 카브라마타에서는 10 대청소년이 행인들을 상대로 헤로인을 팔거나 골목길 모퉁이에서 주사 바늘로 이를 주입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킹스크로스의 유흥 업 소나 사창가는 헤로인 상습 주입자들을 위해 시간당 20∼30달러에 '독 방'을 빌려주고 있으며 주말이면 방이 없어 손님을 못받을 정도로 성업 을 이룬다. 원주민들이 밀집한 도시 한복판 래드펀의 골목길엔 이들이 주입하고 버린주사 바늘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같은 바늘을 여러 사람이 사용, 에이즈 등 질병이 확산되자 보건소가 새벽마다 새 바늘을 주택가 일정 한 장소에 무료로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헤로인 주입이 성행하고 있는 킹스크로스, 카브라타마, 래드펀은 살 인 강도 절도 폭력 사건 등으로 얼룩져 시민들 발길도 뜸하다. 경찰은 단속반을 편성, 기동 순찰에 나서고 있으나 헤로인 중독자들이 설쳐 단 속은 헛돌고 있다. 이들은 경찰이 지켜보는 가운데 헤로인을 주입하고 행인들 가방을 날치기하는 등 환각 상태에서 서슴없이 범죄를 저지른다. 중고생의 헤로인 상습 주입도 큰 사회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올들 어 고교생 두 명이 헤로인을 과다 주입하는 바람에 숨졌으며 학교 운동 장에서 헤로인을 주입하는 고교생들 모습도 쉽게 눈에 띈다. 이들은 헤 로인 주입 후 동료 학생이나 교사를 구타, 정학 처분을 받기도 하지만 마약의 유혹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상당수 중고교 교사도 현행법으로는 10대 마약 병을 물리칠 수 없다고 진단, 헤로인 합법화 운동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