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과학] 부모 사랑이 `마약중독' 막는다

자기 제어력 키우는 1∼3세때 보살핌 못받으면 빠지기 쉬워 . ♧ "술꾼은 술꾼을 낳는다." 그리스의 역사가 플루타크가 남긴 이 말은 수천년이 흘러도 역시 진실인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도 술뿐 아 니라 마약류·담배에 이르기까지 중독 물질이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 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MSNBC방송은 인터넷을 통해 최근 이같은 중독(Addiction) 문 제가 과학의 주요 미스터리 중 하나라고 규정하고 '무엇이 중독을 일 으키는가'를 정리하고 있다. 중독 문제의 주요 관심사는 "왜 어떤 이들은 알코올, 마약이나 음 식등에 쉽게 빠져드는 반면 그렇지 않는 사람들도 생길까" 하는 것이 다. 아직 정확한 메커니즘은 없지만,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어떤 일반 적 경향은 있다. 예를 들어 알코올 중독자 자녀들은 서너 배 정도 알 코올이나 마약 등에 빠질 위험률이 높다. 한 가지 마약에 중독된 사람 은 또다른 마약에도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코카인 중독자 의 4분의 3은 알코올 중독자이다. 그렇다고 중독을 일으키는 특별한 유전자가 발견된 것은 아니다. 심 지어 유전적으로 중독자 집안의 후손이라도 (환경 요인을 빼놓으면) 어떤물리적·화학적 원인이 중독을 유발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중 독에 약한 성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중독환자가 생기는 것일까. 먼저 뇌 속 보상 체계에 뭔가 결핍된 것이 중독으로 이어진다는 이 론이 있다. 특히 아편 중독자들한테서 많이 나타나는데, 예를 들어 아 편을 많이 접하게 되면 혈액에 돌아다니는 아편이 줄어든다든지, 수용 기관이 적어진다든지 한다는 것. 결국 중독이 되면서 아편을 느끼는 감각기관들은 점점 둔해지고, 감각 기관들이 망가진 채 종말을 맞게 된다. 자가 치료라는 방법으로 약물에 빠져드는 경우도 있다. 환영이나 환청 등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헤로인은 평화를 찾아주는 아주 효과 적인 역할을 한다. 코카인은 우울감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하거나, 집중력을 높이도록 도와준다. 이런 사람들은 중독을 큰 고통을 덜기 위해 생기는 부작용쯤으로 생각한다. 정신분석가들은 약물 의존도는 매우 어린 시기에 결정될 수도 있다 고 말하고 있다. 하버드대학의 에드워드 칸치안 교수는, 중독자들은 대부분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이를 풀거나 누그러뜨리는 능력이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보통 안정을 찾기 위해 자기를 제어하는 힘은 1∼3세에 배우게 된다. 이때 유아들은 부모의 보살핌을 통해 이런 기능을 익히는데, 마약 사용자들의 부모들은 상대적으로 차 갑고, 아이에게 쏟는 보호와 반응이 약한 것으로 나타난다. 아이들의 성공에 관해서도 이중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성공이나 결과에는 아주 강한집착을 보이면서도 아이들을 격려하는 데는 매우 인색하다는 것이 다. 음식을 탐하는 중독증은 자기 규제가 이미 혼란스러운 상태에 이른 대표적 예이다. 부모의 무관심이나 거부에서 두려움이 생기는데, 음식 을 먹음으로써 손실에 대한 보상을 찾으려는 것이다. 중독자들은 또 자기 운명을 결정할 힘이 외부에 있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나르시스트(자기 도취자)들은 이런 자기 몰두의 전형적인 예 로, 너무 내면 세계에 몰두해 마약을 포함한 바깥 세계가 실제로 존재 하고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중독이란 현상은 사실 인간의 다양한 활동에 골고루 나타난다. 어떤 이들은 배우자에게 지나치게 집착해 소위 의처·의부증 등으로 발전한 다. 상대방의 냄새, 스케줄, 고정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을 모두 알아야 만 직성이 풀리는 경우다. 어떤 이들은 일에, 햄 라디오에, 잠자리에 서 책읽기에, 초콜릿에, 섹스에 특별하게 집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비록 중독이란 말을 쓰지 않아도 이미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현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사소한 중독에서부터 약물 중독에 이르기까지 모든 중독증은 뇌 속에서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일어난다. '도파민 뉴론'이라고 하는 신경세포조직이 바로 그곳. 도파민 뉴론의 중심 신경망은 '세대 전승'이라는 동물의 본능적 목 적과 관계가 있다. 예를 들어 짝을 짓고, 음식을 모으고, 적들을 제압 하고 하는 일들을 부추기고 강화시키는 게 도파민 뉴론의 역할이다.당 신이 멋진 머리카락을 날리며 우물 근처를 배회하고 있을 때, 멋진 여 성을 봤다고 하자. 신경세포는 약간의 도파민을 분비하고, 당신이 달 려들어 뭔가 일을 꾸미도록 충돌질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관계가 끝난 후에는 한 차례 더 신경 물질을 내놓는다. 이 물질로 기쁨이나 즐거움 등 감정이 생기는데, 더 나아가 기억을 만들고 학습 동기가 생기도록 해 일종의 보상을 해주는 역할도 맡게 된다. 그런데 오늘날 이 신경망은 마약 같은 중독 물질에도 반응하도록 바 뀌었다. 중독 전문가들은 대부분 도파민 뉴론에 마약이 어떻게 그렇게 강하게 작용할 수 있는지를 의아해하고 있다. 도파민 뉴론은 진화상 뇌의 오래된 부분에 속한다. 이 뇌는 일반적으로 섹스, 음식 먹기 같 은 기초적 욕구를 지배하는 영역과 맞닿아 있을 뿐 아니라, 감정을 조 절하는 영역과도 통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도파민 뉴론의 작용은 어떤 특정한 정서나 감정과 연결 돼 있다. 예를 들어 좋은 식사를 한 후에 담배를 피고 싶어하거나, 우 울하거나 풀이 죽었을 때 술을 찾는 이유는 단순히 사회적 관습만은 아니다. 뇌의 복잡한 작용과도 연관이 있는 것. 보통 마약을 계속 사용하는 이유는 쾌락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긍정적 보상이 중독으로 이어진다는 것. 하지만, 정말 중독자가 되면 부정적 보상 혹은 부정적 강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약을 찾게 된다. 골초나 아편 중독자들은 모두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불안정 감을 없애고 금단 증상을 줄이기 위해 다시 손을 댄다는 것이다. 마약 사용은 종종 자아를 잊고 벗어나는 돌파구로 간주되기도 한다. 도박꾼들이 베팅을 하면서 개인적인 문제들을 모두 잊는 것처럼, 중독 자들도 마약을 찾으려는 욕구가 편집증처럼 되어버려서, 겪고 있는 정 신적고통, 현실 문제를 모두 잊게 된다. 스크립 연구소의 조지 쿱 박사는 코카인이 행복을 느끼게 해줄 뿐 아니라, 고통이나 스트레스에 관계된 뇌 화학 물질도 동시에 분비하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런데 이 나쁜 감정을 일으키는 물질 들은 대개 황홀감이 사라진 후에도 상당 기간 지속되기 때문에, 이 나 쁜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다시 마약을 찾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뿐만 아니라, 마약과 관련된 행복과 불행의 감정들은 매우 오래 지 속돼, 아주 사소한 일로도 다시 마약에 빠져들 수 있다. 콜라 중독증 을 물리친 많은 이가 벌거벗은 여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다시 콜라를 마시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일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약물 중독에서 벗어난 여자들도 꼭 섹스 후에 다시 마약 생각이 간절했다고 한다. 영화나 비슷한 장면을 보기만 해도 충동을 억제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 연구자들은 아직 어떤 이들에게는 이같은 뇌 변화가 강하게 일어나 고 어떤 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은가 하는 원초적 질문을 계속하고 있다. 아직 중독을 현상적으로 뛰어넘어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많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궁극적으로 진실을 알게 될 것이고, 그 경우에는 이같은 집착·중독을 막을수 있는 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