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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게 재 일 : 1998년 05월 20일 27 面(10 版)
▶ 글 쓴 이 : 홍혜걸
[마약 유혹]어떻게 벗어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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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그러나 분명히 길은 있다.

자신의 의지와 전문의료진의 팀웍, 그리고 육체적 구속이 아닌 치료의 길로 인도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우선돼야 한다. 마약중독자에 대한 약물치료의 원칙은 '적을 이용해 적을 제압한다' (以夷制夷) 는 것. 마약을 갑자기 끊었을 때 나타나는 금단 (禁斷)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같은 마약인 메사돈을 이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메사돈은 체내에서 대사되는 반감기가 몰핀이나 헤로인보다 3~4배 가량 길어 약물농도를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급성중독시 나타나는 혼수상태나 환각증세의 치료엔 날록손을 이용한다. 날록손은 마약과 유사한 화학구조를 지녀 중추신경계의 마약수용체에 마약 대신 달라붙어 마약의 작용을 차단한다.

문제는 금단증상과 중독증상을 해결한 뒤 나타나는 갈구현상 (치료후 다시 마약에 탐닉하려는 강렬한 욕망) .마약재활치료의 최대 관건도 퇴원후 중독자가 어떻게 다시 마약에 손을 대지 않도록 유도하느냐에 달려 있다. 치료는 약물보다 상담과 교육을 통한 재활치료로 이뤄진다.

김경빈신경정신과 김경빈 (金耕彬) 원장은 "머리가 아닌 가슴을 통해 환자 스스로 결단을 내리게 하는 것이 마약재활치료의 요체" 라고 설명했다.시청각교육과 토론, 전문의와의 상담이 주된 치료내용이다.

치료성적은 생각처럼 비관적이지 않다. 金원장은 "국립서울정신병원등 국내 주요 마약재활전문병원의 치료성공율이 40~50%에 이른다" 고 설명했다.

문제는 마약관련 국내법규가 지나치게 처벌위주로 되어있어 '선처벌 후치료' 로 본말이 전도된 양상을 보인다는 것. 본격적인 치료에 앞서 환자들이 손쉽게 접촉할 수 있는 상담기능부터 활성화되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를 위해선결되어야할 문제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상담요원의 부족현상이다.

미8군 산하 약물알콜통제센터 김숙희 (金淑姬) 상담실장은 "마약이 사회문제화된 미국에선 뉴저지주 럿거스대학 등 대학에서 마약재활치료 전문상담가 자격코스를 따로 두고 있으며 주마다 마약전문치료센터와 상담소가 있어 쉽게 이용이 가능하다" 고 설명했다. 현재 마약중독자나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등 상담교육기관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는 것. 치료가 필요한 경우 각 시.도 보건과에 치료보호심사를 요청한 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마약전문치료기관을 찾게 되면 무료진료가 가능하다 .

홍혜걸전문기자.의사 〈esther@joongang.co.kr〉


마음과 뇌의 신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