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법 개정, 의료계-검찰 공방 치열

마약법 등의 개정을 둘러싸고 의료계와 검찰 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공방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14일 마약법, 향정신성 의약품 관리법, 대마법 등 3개 법률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마약중독자 등을 신고하지 않는 의사에대한 처벌규정을 모두 삭제함에 따라 비롯됐다. 의료계는 현재 의사의 신고의무 및 처벌조항의 완전삭제를 요구하는 반면 검찰 은 처벌조항을 그대로 두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현행 마약법은 환자가 마약에 중독됐다고 판단했을 때는 지체없이 중독자의 주소, 성명, 나이, 성별, 마약의 종류 등을 시.도지사를 거쳐 복지부장관에게 보고토록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수 있도록 돼 있다. 또 대마중독자를 신고하지 않으면 3년이하의 징역 또는 1백50만원 이하의 벌금형, 향정신성 의약품 중독자 미신고시에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백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수 있도록 각각 관련법에 규정돼있다. 복지부가 개정안에서 처벌규정을 삭제한 것은 지난 3월12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공문을 보내 “의료인은 환자의 비밀을 보호해야 하며, 중독자들이 신고를 두려워 해 병원에 오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며 삭제를 요구 했기 때문이다. 학회측은 의료인의 입장에서는 마약중독은 범죄이기 이전에 질환으로 인식되는데 사법당국이 처벌에만 의존하면 환자와 의사 모두 마약중독의 치료와 재활에 대한관심이 줄어든다고 비판했다. 약물중독 치료전문의인 金耕彬박사는 “외국의 사례를 볼 때 마약중독자를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사법당국이 마약공급을 차단하고, 의료계와 정부당국은 예방과 재활치료를 통해 수요를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처벌에만 관심을 가진 검찰 이 수요와 공급 측면모두를 장악하려 하기 때문에 치료 및 재활이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세계 어느 나라도 중독자를 신고하지 않는다고 의료인을 처벌하는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大檢 마약과장인 文孝男 부장검사는 “현재까지 의사들이 자기가 치료한 마약, 대마, 향정신성 의약품 등의 중독자를 신고한 일이 단 한 건도 없는데처벌조항마저 없앨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의 비밀엄수라는 의사의 윤리도 중요하지만 신고를 통한 마약중독자현황파악과 대책 마련도 중요한 과제인데도 의사들이 과연 이를 위해 얼마만큼 노력했는지 의문”이라며 의료계의 비협조를 비판했다. 그는 마약 중독자가 마약을 끊고 싶어도 판매상들이 갖은 협박과 유혹을 하기때문에 다시 손을 대는 상황이라며 의료인의 치료 뿐만아니라 중독자 신고를 통한 검찰 의 수사를 통해 마약공급원을 색출, 차단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검찰 도 중독자라고 모두 처벌하는 것은 아니며 단순 중독자의 경우 불기소처분한 뒤 전문가의 치료를 받게 하거나 치료감호 처분을 내린다고 반박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자 미신고 의료인에 대한 체형이나 벌금형은 없애되 중독자 진료 및 마약 등의 취급업무 정지와 같은 행정벌을 강화하는 절충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러나 양측이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경우 일단 처벌규정은 그대로 두고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추후 양측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 등을열어 재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