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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도움

아내는 침묵 속에서 식사를 마친 후, 식탁 건너편에 앉아 있는 남편을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요즈음에 부부가 생각하고 있는 공통 화제에 대해 먼저 말을 꺼냈다. “이제는 당신에게 음주문제가 없는데도 앞으로 우리 결혼생활이 유지될 수 있을까요? 우리 사이에는 아주 오랫동안 당신 음주문제 말고는 다른 화제가 거의 없었잖아요.” 화학물질 중독은 치료가 시작되기 전에도 어떤 일정기간동안 이미 제기되었던 만성적인 진행성 질환이다. 중독 질환이 일단 치료되어서 화학물질을 더 이상 복용하지 않게 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부부사이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정도의 심각한 문제들이 남아있다.

회복중인 알코올 중독자는 상담사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전 3개원동안 술을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어요. 그런데 갑자기 남편과의 실질적인 결혼생활이 이미 오래 전에 끝나 버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 동안 내가 갖고 있던 음주분제에만 모든 관심을 쏟아 왔는데, 지금에 와서는 내가 아직도 남편을 좋아하는지조차 의심할 정도로 그도 많은 문제들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이런 걱정은 치료를 시작할 때 두 사람이 걸려 있었던 덫과는 정말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어떤 부부는 그들의 관계가 제대로 되기만 하면 “술문제”같은 것은 없어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부부 상담 전문가를 찾아 왔다. 그 부부는 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해서 개방적이 되려고 서로 노력했지만 원래 질환 자체가 갖는 성격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알코올 중독상태도 점차 심해져 갔다.

또 다른 부부는 처음 치료를 받으로 왔을 때에는 서로를 심하게 비난하고 있었다. “만약 당신이 등뒤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지만 않는다면 술쯤은 내가 알아서 조절할 수 있다구.”“당신 음주문제 말고는 우리집에 문제란 하나도 없어요. 당신이 술을 끊기만 하면 아무 문제도 없을 거란 말이에요.”

이런 부부들은 몇 개월 동안 중독 질환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고나면 자신들이 파괴적이 음주문제를 제일 큰 문제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그 동안 부부간에 있었던 다른 문제들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렇게 일단 알코올 중독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 사람들은 부부간의 관계를 총체적으로 살려볼 수 있게 되어서 중독으로 인해 생긴 손상들을 복구하기 위해 전문가와 상담할 준비를 갖추게 된다.


결혼한 부부들은 자신들이 알코올 중독에 애해 그 동안 어떤 식으로 반응해 왔으며, 어떤 대가를 치러 왔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또 부부 각자에게는 독립된 생활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서 서로 개별성을 가지려고 노력하기 시작한다. 이미 손상을 입은 결혼생활을 독립적이고 평등한 두 자아가 서로의 관계를 치유하기 위해 의견을 나누고 노력할 때만 회복될 수 있는 것이다.

알코올 중독과 접하게 되면, 중독자의 배우자는 자기 자신이 고유한 가치를 지닌 한 명의 독립된 자아라는 사실을 망각해 버린다. 모든 진행성 만성질환에 대한 가족들의 전형적인 반응처럼, 배우자는 것의 전적으로 상대 배우자의 질환에 매달리게 된다. 사랑을 상실한데 대한 배우자의 질환에 매달리게 된다. 사랑을 상실한데 대한 슬픔과 자기 비난 속에서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는 헛된 희망이 자기 생의 전부인양 되어 버리는 것이다. 여기에서 치료는 이미 중독질환에 적응되어 버린 두 사람의 관계를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해 이 질환이 초래하는 희생들을 함께 탐구함으로써 시작된다.

중독 질환에 길들여지는 것이야말로 결혼생활을 점차적으로 힘들어지게 하는 원천이 된다. 두 사람 모두가 이 질환에 익숙해져 버린 탓에, 그리고 결혼생활을 이토록 힘들게 만든 것이 결코 음주문제 때문만은 아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우선 결혼생활이 위태롭게 된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부부가 손상된 결혼생활을 치유하기 위해 함께 애쓰다 보면 흔히 몇 가지 주제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다음은 이런 과정을 겪는 거의 모든 부부들이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들이다.




1. 첫 번째 주제는 퇴행(regression)이다. 퇴행이란 말은 말 그대로 거꾸로 가는 것을 뜻한다. 사람에게 있어서는 발달의 퇴보로 어리석고, 의존적이고, 유치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때로는 놀이나 게임을 할 때에 재미로 퇴행하는 즐거움을 찾기도 하지만 이때 퇴행하는 것 자체가 즐거움을 주는 이유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고 원하면 언제든지 다지 어른으로 되돌아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독자와 배우자의 경우에 퇴행이란 말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무서운 곳으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정상적인 어른이 지니는 사회적 기능들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고, 벌받고 방에 갇힌 이리처럼 죄의 식속에 고립되게 된다. 퇴행은 일상생활로부터 철회(withdrawal)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학물질 중독자가 다음과 같이 행동하면 퇴행을 의심 해 볼 수 있다.

 ·가정에 대한 책임을 점점 회피한다.

 ·외부와 관계되는 일은 배우자에게 맡겨 버린다. 예를 들면, 전화 걸기, 약속하기, 직장      에 결근한데 대해 전화로 사과하기 등.

 ·배우자로 하여금 재정을 관리하도록 떠넘긴다.

 ·부모로서의 일관성이 결여되고, 배우자에게 아이들의 교육을 완전히 일임시킨다.

   

 만일 중독자의 배우자가 다음과 같은 행동을 하면 퇴행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중독된 배우자를 돌보기 위해 사교 모임등에서 빠지기 시작한다.

 ·설사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일어난 일일지라도 모든 일을 자기 책임이라고 느낀다.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없을 만큼 정신이 산만해져 있다.

 ·신체의 이곳 저곳이 아프기 시작한다.

Online Medical Dictionary[삶의 지혜][걱정][주말여행][음식]


 퇴행의 대표적 특징은 의존이다. 발전이 퇴보한다는 말은 의존상태로 되돌아간다는 뜻이다. 만약 맹장염으로 오늘 오후부터 3일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한다면, 당신은 고통을 덜어주고, 약을 먹여주고, 음식을 먹여주는 사람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어 퇴행할 것이다. 그러나 일단 최악의 상태에서 벗어나게 되면 그 사람에게 더 이상 의존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 그 사람이 계속해서 당신에게 약이나 밥을 먹여 주려고 하면 화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들은 중독자와 배우자 사이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들이다. 중독질환이 계속 진행되면, 중독환자는 퇴행하게 되고… 점점 더 의존적이 되며… 배우자는 유모와 같이 행동하게 되고… 두 사람 모두 의존관계를 한탄하다가…서로에게 화를 낸다.

어쨌든 간에,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상대방에게 화난 느낌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것은 서로를 비생산적으로 비난하게 되기 때문이다. 자신들보다 인생 경험이 많고 현명한 제3자와 함께 이야기할 때 비로소 여태까지 서로의 책임이나 역할 변화에 대해서 모두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배우자는 화가 나서 “그이가 수표책을 돌려 달래요. 내일이면 술 마시는데 몽땅 써버릴 것이 뻔한데 제가 어떻게 수표책을 돌려 줄 수 있겠어요.”라고 말한다. 중독자도 똑같이 화가 나서 “항상 이 모양이에요… 아내가 수표책을 돌려주다니 어림도 없어요!”라고 말한다.

이 두 사람이 가족 내에서 서로의 역할이나 다른 문제점들을 깨닫고 서로 공유하기 시작하면 쉽게 도움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상담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할 것이다. “당신들은 이 점에 대해 서로에게 무척 화가 나 있는 것 같군요. 존, 어떻게 하다가 자기 수표책도 사용할 수 없는 이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는지를 생각하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궁금하군요.”
















Brain Facts


그래서 알코올 중독자인 존은 그런 느낌들을 기억해 내게 되었고 중독된 부인에게 더 이상 남성적인 매력을 주지 못해서 느꼈던 슬픔과 절망감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또한 부인은 자신이 항상 강해야만 된다는데 두려움을 느낀다고 이야기하였다. 이 부부는 몇 년 동안 해묵은 감정들을 교환하며 서로 이야기함으로써 지금 당면해 있는 문제를 똑바로 보고 서로의 역할과 권위를 분담하기 위한 타협의 발판을 만들 수 있었다. 단주하는 것과 대화를 시작하는 것, 그리고 책임을 질 일과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될 일에 대해 서로에게 말해 두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이미 말한 예에서처럼 부부가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되찾으려 할 때 꼭 필요한 것은 서로간에 접촉을 되찾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비난이나 화난 감정뿐만 아니라 더 넓은 범위의 감정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단주가 중요한 첫 단계임을 환기하기 바람). 더 나아가서 부부가 후회나 죄책감, 좌절감, 슬픔, 그리고 무너져버린 희망까지도 공유할 수 있을 때 서로간에 굳건하고 활기 있는 관계를 만들거나 재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2. 우리의 관심을 끄는 또 다른 문제는 침체(stagnation)이다 어떤 사람들은 “고착(fixation)”이라고도 한다. 다른 사람들은 침체로 인해 생기는 “학습 결손”에 대해 설명하기도 한다. 어떻게 말하든지 중독된 부부들은 “따라잡아야(catch-up)”할 필요가 있는 많은 것들을 경험한다.



 결혼한지 3년째 되는 젊은 여성은 결혼하기 4년 전부터 알코올 중독이었다. 이 부인은 치료를 시작한 몇 일 후에 갑자기 결혼하고 나서 처음으로 맑은 정신으로 잠에서 깼다. 그리고는 예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어떤 것을 마음속에서 느끼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상담자와 그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때부터 부부가 서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모든 부부가 결혼 초기에 자연스럽게 겪어 나가야 할 일들을 자신들은 여러 면에서 배우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들이 학습 결손이었다는 사실은 다음과 같은 질문엣 분명하게 나타난다.


“이제는 당신의 문제가 해결되었으니 앞으로는 어떤 대화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의견이 틀릴 때 어떻게 하면 얼굴을 찌푸린 채 침묵 속으로 빠져들어 가거나 폭력을 행사    하지 않고도 부부간에 정당하게 싸울 수 있는 그런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요?”

“내가 3년 동안이나 함께 살고 있는 이 사람이 진짜로 좋아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좋지 않은 기분이나 불안으로부터 빠져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 하    면 배울 수 있죠?”



 그들은 결혼한 날부터 제자리걸음으로 전제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 가족 내에서 고착을 보이는 다른 임상 예를 살펴보자 중독자의 배우자를 위한 모임에서 어떤 부인은 이렇게 말했다. “그래요. 남편은 2개월 동안이나 술을 마시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이는 저를 미치게 만들어요… 그이는 자식들을 마치 얘기처럼 취급하고 있어요. 아이들은 이미 다 커서 벌써 청소년들이 되었는데 말이에요!”

그 사람의 과거사를 잘 알게 되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재빨리 알 수 있게 된다. 이 부인의 남편은 결혼해서 10년동안은 아이들을 잘 보살피는 좋은 아버지였지만 그 후 6년째 알코올중독으로 고생하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 역할에 대한 학습 결손이 점차 심해졌다. 그가 알코올 중독 상태에 있는 동안 초등 학생이었던 아이들은 자라서 고등학생이 되었다. 따라서 아버지의 역할도 이에 맞추어서 점차 변했어야 했는데 중독 때문에 이런 변화를 차분하게 익힐 기회를 갖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부는 이제 알코올 중독에 관한 다양한 관점들을 배우게 되었고 아이들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이 생겼으며 참다운 부모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우선 부부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학습 결손이 의미하는 것은 알코올 중독이 발병하고 나서부터 치료를 시작하기 전까지의 특정 기간동안에 그 사람은 성숙되도록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즐거움과 긴장 사이의 균형을 적당하게 유지할 수 없었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일상적인 예들은 학습 결손이 중독된 생활의 결과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또 그렇기 때문에 이제까지 미루어 왔던 일들을 찾아내서 실행에 옮기는 일이 바로 부부 관계를 회복시켜 주는 중요한 요인임을 보여준다.

일단 단주를 하고 난 후, 치료가 되면 그 동안 중독질환으로 인하여 고통을 받아왔던 부부들은 즉시 “미뤄왔던 일들을 찾아서 실행에 옮길 것”이라는 과제를 수행하면서 놀라움을 경험하게 된다. 사람들은 보통 최악의 상태에서 일단 벗어나게 되면 “평화와 안정감”을 갈구하게 된다. 하지만 단주만 하고 악화된 부부관계에는 초점을 맞추지 않았던 어떤 부부는 “삶에는 단주 이상으로 중요한 어떤 것이 반드시 있어야 해요.”라고 말했다. 정말로 그렇다.

삶에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투쟁 이상의 것이 있는데 이것은 자신이 지정으로 마음속으로부터 깊이 원하는 것을 하겠다는 맹세이다. 또 삶에는 자신의 생활을 통제할 힘을 다시 찾으려는 끊임없는 노력 이상의 것이 있는데 그것은 떠나 보내는데 대한 홀가분함과 즐거움이다. 삶에는 단주를 하는 것 (내 사전에 나열되어 있는 이 단어의 마지막 의미는‘냉정함, 진지함’이다.) 이상의 것이 있는데 그것은 기쁨이다.

또 삶에는 최악의 상태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느끼는 자기 충족감 이상의 것이 있는데 그것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절친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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