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말하기와 먹기 "생존"의 전초기지>

「사람은 살기 위해먹는다」느니 「먹기 위해 산다」느니 하는 한가한 사람들의 쓰잘데 없는 말씨름의 씨름판이자먹는 일의 최전선인 입.

「정의는 입에 담을 수록 부정해진다」는 잠언에서 보듯 정의와 부정을 한꺼번에 두죽박죽 섞어 버리는 말하는 입,입은 이렇게 소화기능과 말하는 일의 두가지 큰 기능을 갖고 있다.

이 일의 주역은 단연 혀이다.

길이 약 10cm, 무게 약 57g의 혀는 한마디로 근육 덩어리이다.

적어도 십여 종유의 근육이 전후좌우로 자리잡고 있으면서 혀를 자유자재로 움직이게 한다. 들어온 음식물을전후좌우, 아래위로 굴리면서 이가 음식을 골고루 부수고 침이 고루고루 섞이게 한다. 이 사이에 혀 드나들 듯 음식을굴리는 것도 그렇지만 목구멍으로 밀어넣는 동작도 절묘하다.

혀끝을 딱딱한 입천장 앞쪽에 힘껏 갖다 붙이면 뒤쪽은 납작해지면서 구멍을 넓히고 앞에서 뒤로 물결치듯 혀를놀려서 음식을 목구멍으로 밀어 넣는다.

삼킬 때마다 신경과 근육은 서로 완벽한 협동으로 이 일을 해낸다. 이것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이다. 유전성질환으로 이 운동에 장애가 있으면 영양실조에 걸려 신생아는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다.

알다시피 혀는 미각을 담당하는 곳이다. 미각을 통해서 입에 들어온 음식을 먹을 것인가. 먹지 않을 것인가, 또는먹어도 되는 것인가, 해로운 것인가를 결정한다.

혀의 표면에는 조그마한 돌기형태의 유두가 수없이 돋아나 있고 이 속에 맛을 감지하는 말초기관인 미뢰가 있다.

사람에서는 9천~1만개, 돼지에서는 약 1만5천개, 소에는 약 3만5천개의 미뢰가 있다.

맛의 기본은 신맛과 단맛, 쓴맛, 짠맛으로 나누는데 모든 부분에서 같은 맛을 느끼는 것이 아니고 단맛과 쓴맛을감지하는 미뢰가 따로 있다.

매운 맛은 맛이 아니라 아픔에 관계하는 통각이 이를 받아 들인다.

맛은 혀 앞으로부터 안쪽 가장자리로 들어가면서 단맛과 신맛, 쓴맛을 차례로 느끼게 되어 있다. 짠맛은 혀끝과 혀의가장자리에서 느낀다. 미뢰는 혀 외에 잎천장이나 목구멍 뒤쪽에도 일부 산재되어 있다. 뜨거운 음식이나 찬 음식을단숨에 삼키면 미뢰가 마비되어 맛을 알 수 없다.

단맛과 신맛, 쓴맛의 수용기는 체온정도의 온도에 가장 민감하고 짠맛 수용기는 더 낮은 온도에서 반응한다. 이 때문에식은 된장국을 먹으면 따뜻할 때보다 더 짜게 느껴진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입에 들어가서 일단 액체 상태로 녹아야 제 맛을 알 수 있다. 아이스크림도 처음 입 안에 넣는순간에는 맛을 못느끼다가 약간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제 맛을 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액체가 되어야 미뢰의 맛 세포에 붙게되고 그러면 화학작용에 의해 극히 약한 전류가 발생하여 이것이 고색신경과설후신경에 의해 혀로부터 뇌의 미각중추에 전달되어 맛을 판정하게 된다.

미각은 사람마다 타고난 배경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모든 음식이 모든 사람에게 같은 맛을 전하는 것은 아니다.시금치는 어떤 사람에게는 맛있게 느끼지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정말로 쓰게 느껴진다.

방부제로 쓰이는 화학약품(안식향산 나트륨)은 어떤 사람에게는 단맛으로, 다른 사람에겐 아무 맛도 없는 것으로느껴지기도 한다.

청각이나 시각에 비해 미각은 비교적 오래 제 기능을 유지한다. 열살 때 느끼던 맛이나 90세가 되어서 느끼는 맛이나 별차이가 없다. 그래서 '고향의 맛'이라는 게 마냥 허튼 향수만은 아니다.










BRAIN FACTS

몸에서 아연이 결핍되면 미각장애가 나타나서 설탕이 짜게 느껴지기도 하고 고등어가 단맛을 띠기도 한다. 어떤질병(인플루엔자)을 앓을 때 아연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이런 미각장애가 오기도 한다.

입안에서 음식을 소화하는데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이빨이다. 이가 음식을 부수지 못하면 아무리 영양가 높은음식이라도 소화불량에 걸리기 쉽다. 이의 겉 표면을 덮고 있는 에나멜질이라는 성분은 우리 몸에서 가장 단단한부분인데 건강한 치아를 가진 사람이 음식을 깨물어 부술 때에는 순간적으로 어금니 하나에 50~90Kg중의 힘이가해진다.

아래 위 32개의 영구치는 하는 일이 나뉘어져 있다. 앞니는 음식을 자르는 가위 역할을 하고 송곳니는 음식을 찢는 칼과같은 역할을 한다. 작은 어금니는 절구와 공이처럼 음식을 부수거나 찧는 일을 하고 큰 어금니는 음식을 더 질게 부수는맷돌같은 일을 한다.

그래서 초식동물에서는 어금니가 발달하고 육식동물은 송곳니, 앞니가 발달돼 있다. 사람은 역시 잡식동물이라서골고루 갖추고 있는 샘이다.

입 안에는 또 소화를 돕기위해 침을 분비하는 침샘이 세 군데 있다. 양쪽 귀밑에는 제일 큰 이하선이 있고 턱 양쪽에는턱밑샘이, 혀 밑에는 제일 작은 샘이 있다.

침은 Ph 6.5~6.9 정도의 중성에 가깝고 성인의 경우 하루평균 1~1.5l정도 분비된다.

침 속에는 프티알린이라는 효소가 있어 복잡한 구조의 다당류를 잘라서 간단한 이당류로 분해, 소화를 돕는다. 침속에는 또 무친이라는 단백질이 있어서 윤활유 역할을 하며 음식이 부드럽게 식도로 넘어가도록 한다. 그외에도침에는 세균을 죽이는 항균기능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에게 침을 함부로 뱉을 일이 아니란 사실이 새삼스럽다.

사람은 혀를 자유자재로 굴리며 입술과 협동하여 140가지의 소리를 낸다. 인류사회에 현존하는 3000여종의 언어는이런 현란한 혀 놀림과 더불어 다양하게 발달해 왔다.

그래서 외국어를 그 나라 사람과 꼭 같이 발음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듣던중 반가은 소리가 아닐 수없다.

혀를 위로 젖히고 혀 밑을 보면 혀를 입바닥에 고정시키는 설소대라는 가느다란 점액성 줄기가 가운데 있다.

이것이 너무 길게 혀에 붙어 있으면 혀가 충분히 뻗치지 못해 혀 짧은 소리를 하게 된다. 말을 충분히 배우기 전 어릴 때잘라 주는 것이 좋다.

사람의 입술은 영장류중에서도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 다른 유인원은 입술이 거의 없이 얼굴에서 바로 입안으로연결되는데 사람의 입술은 도톰하게 튀어나와 있다.

네발로 기어다닐 때 뒤에서 보이던 성기가 사람이 직립하여 서로마주보게되자 감춰지고 이성을 유혹할 성적 상징물이 앞에 있어야 할 필요에 의해 입술이 붉은 색을 띠며(성기를상징하면서) 앞으로 나오도록 진화했다고 한다. 색깔이 분명하지 못한 흑인의 입술은 윤곽이 더 뚜렷하고 두텁다고한다.

'털없는 원숭이'의 저자 영국인 데즈먼드 모리스의 주장이다.

여자들이 입술을 붉게 칠하는 내력도 그래서 알만하다 할 것인데 요즘 루즈 색깔이 갈색으로 또는 보라색등으로 변하는 것은 성적 상징물에서 벗어나고자 함에서인지 아니면 개성을더 발휘하여 더욱 성적이고자 함에서인지 새삼 궁금증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