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학과 숟가락

의예과 977105

권희정

'신경과학과 숟가락'. 이 둘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 언뜻 보기에는 이 둘의 관련성을 찾기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 둘은 서로 많이 연관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숟가락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음식이다. 음식 생각을 하면 입안에 침이 고이고 배가 고픔을 느끼며 맛있는 것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이런 반응이 숟가락을 보고 나오게 되는 것일까? 일단 눈이 숟가락을 본다. 숟가락에서 나오는 빛이 시신경을 자극하여 극소 전류를 발생시킨다. 이 전류가 뉴런을 타고 초속 60-120m의 속도로 이동해 대뇌에 숟가락이 눈앞에 있다고 알린다. 대뇌는 숟가락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연상작용을 해 음식을 떠올린다. 이 연상작용에는 대뇌 피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음식에 대한 생각은 침샘을 자극하고 위를 자극해 침이 고이고 배가 고픔을 느끼게 한다. 단순하고 당연한 반응인데도 실제로 그 모든 과정을 다 고려한다면 굉장히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식을 먹을 때 동양인과 서양인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숟가락이다. 포크와 젓가락은 완전히 다른 모양인데 숟가락은 동일한 모양이다. 숟가락을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슷한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이다. 뜨끈한 국물, 정성스럽게 차려진 식탁, 음식을 만드는 어머니, 가족. 숟가락은 결코 우리에게 차가운 느낌을 주지 않는다. 숟가락은 왠지 정감이 있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음식을 먹는 도구로 숟가락을 사용하면서 우리는 숟가락을 무의식적으로 친근한 것, 좋은 것으로 분류했다. 우리도 모르는 새에 우리가 어떤 사물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경험과 대뇌와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꽃을 생각해 보자. 보통 사람들은 꽃을 아름답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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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꽃이 어떤 사람에게는 공포의 대상일 수도 있다.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꽃은 매우 위험한 것이며 너에게 해를 주는 것이라고 강하게 위협하며 계속적으로 인지시켰다고 하자. 그 아이는 어른이 되서도 자연스럽게 꽃을 보면 공포를 느낄 것이다. 이는 어릴 적의 경험이 대뇌에 남아 꽃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나쁜 감정을 가지게 된 것이다. 숟가락은 배고픔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이로운 물건이다. 어려서부터 숟가락이 도움을 줬기 때문에 대뇌는 그걸 기억하고 숟가락에 대한 우리의 느낌을 좋은 쪽으로 가게 한다. 이 과정을 좀 자세히 보자. 대뇌에는 변연계가 있다. 변연계는 대뇌 중에서 가장 먼저 진화하여 안쪽에 자리잡고있는 기관으로 인간의 본능적인 감정이 이곳에서 생겨난다. 숟가락이 우리의 욕구를 해결해 주니까 변연계에서는 만족스런 감정을 본능적으로 느꼈을 것이다. 대뇌 피질의 두정엽과 측두엽이 이러한 숟가락에 대한 기억을 보관하고 숟가락을 볼 때마다 우리에게 그런 사실을 되뇌어 준다. 그러면 대뇌피질의 전두엽은 이를 고등감정으로 표현한다. 푸근함, 정겨움, 즐거움 등의 감정으로. 이렇게 숟가락을 보면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 역시 복잡한 과정을 통한 것이다.

음식을 먹을 때 우리는 손으로 숟가락을 잡고 먹는다. 숟가락을 잡고 그것을 사용하는 것은 신경이 근육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대뇌피질의 두정엽에는 운동 중추가 있는데 이곳에서 인체의 각 부위에 운동명령을 내리게 된다. 운동신경은 근육을 움직이는 체성 운동 신경계를 자극해 우리가 숟가락을 들 수 있도록 한다.

이처럼 신경과학과 숟가락은 생각보다 많이 관련돼 있다. 이 과제를 통해 선입관을 벗어나 조금만 생각하면 독창적인 생각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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