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놈의 술이 문제라니까요!



40대 회사원 P씨는 병원을 찾아와 “술을 많이 마신 탓에 성기능이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최근 발기력이 떨어지고, 회음부가 뻐근하며 사정할 때 쾌감이 줄었다는 것이다. 필자도 처음엔 남성호르몬이 줄어들거나 술이나 담배가 원인이 돼 P씨가 발기부전이 된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검사를 해보니 P씨의 호르몬 상태나 발기와 관련된 혈관 기능은 모두 멀쩡했다. P씨가 면담 중 털어놓은 그의 화려한 밤 문화 생활이 원인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필자가 성병 검사를 제안하자 P씨는 펄쩍 뛰었다. “아니, 성병 검사를 왜 합니까? 전 항상 콘돔을 사용했고 성병 증상은 하나도 없다고요!” 쓸데없는 검사를 한다며 노발대발하는 P씨를 겨우 설득해 검사를 했다. 병에 걸린 게 드러나자 P씨는 그제야 술기운을 탓하며 고개를 떨어뜨린다. 항생제를 처방해 성병을 치유하자 P씨의 성기능도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섰다. 많은 경우 성병에 걸려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그저 나이가 들어 성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 사이에 성병 균은 전립선ㆍ고환 등을 파괴해 성기능 저하와 남성 불임 등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성병에 걸린 채 성 접촉을 하면 성병 균이 고스란히 상대 여성에게옮는다. 그러면 질염, 골반 내 감염, 불임 등의 합병증을 겪을 수 있고, 임신했을 경우 태아에게까지 악영향을 준다. 본인이 성병에 걸릴 만한 위험이 있는 행동을 전혀 하지 않은 여성은 성병 검사를 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성행위 때 분비물이 줄었다고 병원을 찾았다가 그제서야 성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 놀라는 여성도 있었다. P씨의 경우는 다행히 성병에 걸린 뒤 아내와 잠자리를 한 일이 없어 성병 균을 옮기지는 않았다. 일단 성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면 성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 병원을 찾아 검사하고 병을 확인해 완치되기 전까지는 절대 금물이다. 그렇지 않고 한쪽만 치료받으면 핑퐁 게임 하듯 성병 균을 주고받으며 부부 사이에 성병을 달고 살게 된다.
술자리에서 혼자만 거절하면 ‘왕따’가 될 것 같아 무분별한 밤 문화를 즐기는 한국 남성 사회 특유의 분위기가 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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